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21)부종·임신중 소변장애 효과 ‘저령’
입력 : 2008-06-18 00:00
수정 : 2008-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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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령’의 지상부는 전형적인 버섯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서 땅속에 덩어리(균핵)가 들어있다. 덩어리의 색과 생김새가 멧돼지 똥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 저령(猪笭) 또는 야저분이다. 울퉁불퉁하며 마디가 있어 생강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저령덩어리의 겉은 검은 밤색이고 속은 생고구마를 말린 것같은 흰색이다. 중국에서는 풍수(미국풍나무)에 기생하므로 풍수령이라고도 한다.

활엽수, 특히 오리나무·참나무과 식물(참나무·물참나무·상수리나무 등)의 뿌리에 기생하는데 여름에서 가을에 캐어 흙을 털고 말린다.

‘땅속의 왕자’로 불리는 저령은 이뇨작용이 복령보다 강해 부종과 임신 중 소변장애에 효과적인 약재로 쓰인다. 습성으로 오는 설사와 비위가 찬 데에도 효력이 있다. 특히 저령의 다당체는 폐암에 현저한 항암 작용이 있고 간암과 감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고와 저령을 비롯한 약용버섯에 관한 고대의 기록을 보면 고려의 무신 최우가 말하기를 ‘버섯류를 먹으면 체내의 독과 열을 제거하고 생기가 돌게 한다. 겨울에 자라서 희고 부드러운 것이 독이 없고, 오래 먹으면 위와 장을 튼튼히 한다’라고 했다. 버섯을 균이라고도 한 〈본초강목〉에서는 단단한 곳에서 자라는 것을 ‘균’, 부드러운 곳에서 자라는 것을 ‘지’라고 구분했다. 이밖에도 버섯을 이르는 글자로 심·이·유를 썼고, 특히 저령처럼 땅속에서 자라는 덩어리버섯에는 령이라는 글자가 들어갔다.

저령은 인공재배가 어려워 자연산에만 의존하고 있으므로 비교적 가격이 비싼 편이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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