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훌쩍 큰 열살 레이" 지금과 다른 컨셉트카 그리고 '친환경'

내수전용 '박스형 경차' 단종 위기…'전기차 중심 선제적 전환' 목표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0.02.11 08:55:06

'2010 시카고 국제 오토쇼'에 등장한 '레이(Ray)'는 현재와 같은 '박스형 경차'가 아닌, PHEV '4인승 준중형 스포티 세단'이었다. Ⓒ 기아자동차


[프라임경제] 최근 대형 SUV와 전기차가 견인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트렌드는 10년 전에는 소형SUV와 디젤엔진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죠. 불과 10년 만에 세그먼트나 연료별 등 시대 상황에 맞춰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은 셈이죠. 이번 '10년전 오늘'에서는 기아차가 2010 시카고 국제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선보인 컨셉트카 '레이(Ray)'가 오늘날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봤습니다. 

기아자동차가 2010년 2월10일(현지시간)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2010 시카고 국제 오토쇼(2010 Chicago Auto Show)'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 컨셉트카 '레이(Ray)'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브랜드 친환경 비전이 반영된 컨셉트카 '레이(Ray)'는 미래지향적 스타일과 환경친화적 신기술이 결합된 기아차 첫 하이브리드 전용차로, 뛰어난 동력 성능과 경제성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차 미국디자인센터에서 제작된 컨셉트카 '레이'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물론, 강하면서도 가볍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적용해 기존 친환경차 개념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외부 전원에서 충전할 수 있는 장치를 탑재해 배터리 충전시 모터 단독 구동으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소모되면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한다.

또 1.6 GDI 하이브리드 엔진(최대출력 153마력)과 78kw 모터,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무단변속기가 장착됐다. 이에 따라 1회 충전시 모터만으로 80㎞m 이상 주행 가능하며,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하면 최장 1200㎞를 달릴 수 있다. 

컨셉트카 레이는 '4인승 준중형 스포티 세단'으로, 외관은 고급스러움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한 한편, 실내는 세련되고 쾌적하며 하이테크 이미지를 구현했다. 즉 친환경 신기술과 진보적 스타일은 물론 운전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우수한 성능을 지닌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래와 환경을 생각하는 관점에서 디자인도 발전해야 한다"라며 "환경을 생각하는 오늘날 소비자들에게 레이(Ray)는 현대적인 스타일과 친환경 신기술을 모두 만족시키는 새로운 친환경차로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 오늘' 보도된 기아차 컨셉트카 '레이'에 대한 설명을 듣자하니,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이는 현재 기아차 레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죠. 

◆PHEV 스포티 세단 아닌 '박스형 경차'로 등장

사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아차 레이는 4년간 개발기간 약 1500억원이 투입, 2011년 11월 출시된 '전륜구동 박스형 경차'입니다. 즉, 이름만 동일할 뿐 시카고 모터쇼에서 모습을 보인 PHEV 4인승 준중형 스포티 세단이 아닌 것이죠. 

차체 크기도 국내 경차 규격 범위를 만족하는 △전폭 1595㎜ △전장 3595㎜ △전고 1700㎜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2520㎜에 달하는 축거로 인한 넓은 실내공간과 함께 비대칭형형 도어를 꼽을 수 있죠. 운전석 측이 일반 도어인 반면, 조수석 측이 B 필러 없이 활짝 열리는 '슬라이딩 도어'인 것이죠.

지난 2011년 11월 출시된 '전륜구동 박스형 경차' 레이는 여전히 매월 2~3000대가 판매되고 있지만, 수출 판로를 뚫지 못하면서 결국 후속모델 없이 단종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기아자동차


모닝 베이스로 개발된 탓인지 파워트레인이 모닝 998cc 카파 가솔린/바이퓨얼(LPI &가솔린 겸용)과 4단 자동변속기/무단변속기(CVT)가 적용됐죠. 

물론 레이 바탕의 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차 '레이 EV'가 2011년 12월 출시됐으나, 비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전기차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인 만큼 100㎞를 조금 넘기는 주행거리는 운행에 상당한 제약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충전방식도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런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레이 EV는 2017년 단종되고야 말았죠. 

문제는 레이 가솔린 모델 역시 위기라는 점입니다. 

현재 매월 2000~3000대를 판매할 정도로 스테디 셀링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 판로를 뚫지 못하고 있어 내수 판매에만 의존하는 실정이죠. 이 탓에 '출시 10년'을 앞두고 있는 레이가 결국 후속모델 없이 단종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2025년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 '모빌리티 솔루션 중심 전환'

그렇다면 기아차는 PHEV를 포함한 친환경 기술력은 과연 어느 수준까지 올라섰을까요. 

비록 10년 전 오늘, 야심차게 선보인 PHEV 컨셉트카 '레이'는 예상과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친환경 기술'을 향한 기아차의 열정은 더욱 거세진 듯한 모습입니다. 

실제 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을 출시하는 동시에 사업 구조도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지난달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KIA' 문자가 박혔던 기존 엠블럼도 바꿀 예정입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지난달 진행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하고, 영업이익률 6%, 자기자본이익률 (ROE) 10.6%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기아자동차


우선 기아차는 2대 미래 사업을 '전기차 중심으로 선제적 전환'과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으로 결정, 오는 2025년까지 사업구조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29조원을 투자해 '2025년 영업이익률 6%·자기자본이익률 10.6%'를 이루겠다는 목표입니다. 

전기차 라인업은 충전시스템을 400V와 800V로 이원화하고, 고성능 '전용 전기차'와 보급형 '파생 전기차'를 동시에 운영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환경 규제 △보조금 규모 △인프라 등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죠. 

국내를 비롯한 북미 및 유럽 등 선진시장은 연비 규제 대응 및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등 전기차 주력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입니다. 물론 신흥시장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 판매 확대에 중점을 두고, 전기차는 선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죠. 

글로벌 대도시에서는 지역 사업자 등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전기차 충전소 △차량 정비 센터 △각종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모빌리티 허브(Hub)'를 구축하기로 결정했죠. 

'모빌리티 허브'는 환경 규제로 도시 진입이 불가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환승 거점으로 활용됩니다. 특히 모빌리티 허브로 확보한 도시 거점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나 수요응답형(on-demand) 로보셔틀 등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기아차는 이런 변화를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브랜드 정체성(BI)을 비롯해 △기업 이미지(CI) △디자인 방향성(DI) △사용자 경험(UX) 등 전 부문에 걸쳐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체계는 전기차 시대 선도자,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도전과 혁신의 상징 등 명확한 지향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죠. 

그는 이어 "올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브랜드 혁신 전략이 공개될 것"이라며 "바뀐 엠블럼도 함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죠. 

'10년 전 오늘' PHEV 컨셉트카 레이에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기아차만의 '친환경 전략'이 과연 2025년 그에 걸맞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는 대목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