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에 싹 텄다가 시베리아 추위에 냉해···표고버섯 농가 ‘시름’

2024.01.09 13:45 입력 2024.01.09 16:31 수정

전남 장흥군 유치면의 한 노지 표고버섯 재배 농장의 참나무 기둥에 말라죽인 표고버섯이 붙어있다. 박형대 전남도의원 제공.

전남 장흥군 유치면의 한 노지 표고버섯 재배 농장의 참나무 기둥에 말라죽인 표고버섯이 붙어있다. 박형대 전남도의원 제공.

전남 장흥의 숲에서 노지 재배하는 표고버섯이 겨울철 갑자기 자라났다가 한파에 말라 죽는 피해가 발생했다. 장흥은 지난달 봄 같은 날씨가 한동안 이어지다 한파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갔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이상기후에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남도와 장흥군은 9일 “유치면의 숲에서 노지 재배하는 표고버섯들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흥은 전국 표고버섯 생산량의 13%를 책임지는 주요 산지다.

특히 유치면은 참나무 기둥에 버섯 종균을 주입시켜 자연 상태와 비슷한 방식으로 재배하는 ‘원목 표고버섯’의 주산지로 높은 품질의 표고버섯이 생산된다. 하지만 올 겨울 유치면 숲속 참나무 기둥에는 말라 죽은 표고버섯들만 즐비하다고 한다.

노지 표고버섯은 날씨가 따듯해지는 봄에 자라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지난 12월 초 많은 버섯이 한꺼번에 싹을 틔웠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진 한파로 버섯들이 죽으면서 참나무 기둥마다 검은색으로 말라 비틀어진 표고버섯이 매달려 있다.

장흥군 등은 6개 농가에서 재배하는 19만 개의 참나무 기둥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배 농민들은 “말라버린 버섯은 육수용이나 가루로도 가공할 수 없어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표고버섯 피해는 이상기후 영향이 크다. 지난달 장흥지역은 봄 날씨와 한겨울 날씨가 번갈아 이어졌다. 12월 8일부터 15일까지 일 평균기온은 영상 10도 안팎을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평균기온은 14.1도나 됐다. 특히 지난달 9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영상 20.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한파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22일 장흥지역 평균기온은 영하 5.4도에 불과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9.8도에 달했다. 12월의 일 평균기온이 19.5도나 차이가 난 것은 197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박형대 전남도의원(장흥 1)은 “표고버섯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품목으로 갈수록 재배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피해 임업인을 지원하고 농작물 재해보험에 표고버섯이 포함되도록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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