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박정훈, 채 상병 사건 정직하게 수사”

2023.11.28 21:08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군 검찰 진술

“명령 어겼지만 다른 사정들 혼재”

수사결과 경찰 이첩 보류지시 등

‘항명’에 영향 줬다고 판단한 듯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보직해임 심의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보직해임 심의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국방부 검찰단(군 검찰)에서 채모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에 대해 “자신의 명령을 어긴 것을 단순한 사실로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정들이 혼재해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령이 이첩 보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 지휘관 8명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기재한 조사결과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한 것을 단순히 항명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지난 8월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을 수사하는 군 검찰에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이 자신의 명령을 어겼다고 했다. 다만 박 대령의 조사 결과 자체를 놓고는 “(조사 결과를) 유가족들에게 2번을 설명했는데 (중략) 유가족들이 설명을 듣고 오해가 많이 풀렸고 조사에 대해 큰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저도 피의자(박 대령)가 성역없이 정직하게 수사했다 생각했고 상급지휘관인 참모총장님과 장관님께 보고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조사한 내용이 언론브리핑 되고 국회에 설명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그 계획이 변경되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계획이 변경됐다는 것은 채 상병 조사기록에 대한 경찰 이첩 보류지시 등을, ‘이런 일’이란 박 대령의 조사기록 이첩 결정과 보직해임 처분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사령관의 군 검찰 진술은 이첩 보류 당시 박 대령은 물론 상급자인 김 사령관도 수사 결과가 수긍할 만하다고 판단한 정황으로 보인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박모 중수대장과 김 사령관이 지난 8월2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당시 김 사령관은 “어차피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군검찰에서 한 진술에 대해 김 사령관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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