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도 이제 인공재배…산불 난 산에서도 재배 성공

2023.11.10 11:14

산불 피해지, 인공재배 16년 만에 송이버섯 나와

강원 홍천 산림과학원 시험지에 인공재배로 생겨난 송이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강원 홍천 산림과학원 시험지에 인공재배로 생겨난 송이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고급 식자재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보존상태가 ‘취약한 종’으로 지정한 송이버섯이 인공재배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특히 산불 피해지인 강원 고성에선 인공재배 시도 16년 만에 처음으로 송이가 자랐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송이감염묘’를 이용한 송이 인공재배법을 개발, 최근 잇따라 재배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송이버섯이 나던 곳에 어린 소나무를 심어 뿌리에 송이버섯 균을 감염시킨 뒤 큰 소나무가 있는 산에 다시 옮겨 심어 송이버섯을 재배하는 방법이다.

이 재배법을 통해 처음으로 송이버섯이 생산된 것은 2010년이다. 2004년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시험지에 송이버섯 감염묘를 옮겨심은 지 6년 만에 1개의 송이버섯이 생겨났다. 또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 연속으로 송이버섯이 자라났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2017년에 5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개, 2020년에 21개, 2021년에 2개, 2022년에 11개의 송이버섯이 각각 자라났으며 2023년에도 10개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산림과학원은 강원도 고성 산불피해지에서 16년 만에 송이버섯을 인공재배하는 데도 최근 성공했다.산림과학원은 고성 산불 발생 1년 후인 1997년 이곳에 ‘산림생태계 변화 연구 모니터링 시험지’ 70㏊를 조성했다. 2007년 이곳에 송이를 생산하기 위한 소나무숲을 조성해 홍천에서 육성한 송이감염묘를 옮겨 심었다.

강원 고성 산불피해지에서 시도한 인공재배로 생겨난 송이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강원 고성 산불피해지에서 시도한 인공재배로 생겨난 송이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곳에 감염묘를 이식한 지 16년이 지난 올해 송이가 처음으로 발생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 결과 고성에서 발생한 송이균과 홍천 감염묘의 송이균은 유전적으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감염묘를 이식하지 않은 주변 지역에서는 송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송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소나무, 송이균, 토양 등의 입지환경이 맞아야 하는데 이번 사례를 통해 산불로 척박해진 환경에서 감염묘를 이용한 송이의 인공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산불피해지에서 송이를 인공 재배한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불피해지에서 소나무숲이 조성되고 난 뒤 송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이는 산촌 지역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기 때문에 산불피해지 복원 시 소나무를 심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가강현 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연구과 연구관은 “앞으로 송이 생산지를 확대해 임업인의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송이 인공재배법과 관련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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