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중국 CATL과의 합작공장 일시 중단”...한국에도 불똥 튈까

2023.09.26 16:02 입력 2023.09.26 17:01 수정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빌 포드 회장이 지난 2월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로물루스의 포드아이언파크에서 3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에 중국 CATL의 기술을 활용한 LFP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포드 제공.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빌 포드 회장이 지난 2월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로물루스의 포드아이언파크에서 3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에 중국 CATL의 기술을 활용한 LFP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포드 제공.

포드가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함께 미국 미시간주에 설립키로 했던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중국 기업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해 미국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는 것에 대한 미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사업 중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기업들과 합작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배터리 업계도 IRA 관련해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포드는 CATL과의 합작공장에 대해 “공장을 경쟁력 있게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작업을 중단하고 건설 지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최종 결정은 아니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포드는 CATL과 손잡고 35억 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해 미시간주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마셜 공장을 통해 2026년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자사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직접 장착하는 대신, 중국 자본과 기술이 들어간 미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우회 방식으로 IRA가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누리겠다는 전략이었다.

다만 이는 배터리와 배터리 핵심광물·소재 등을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과 관련된 ‘해외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규정한 IRA를 비켜가는 방식이다. 이에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원 세입위원회와 미·중전략경쟁특위는 현재 포드와 CATL의 합작공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불똥은 테슬라에도 튀었다. 제이슨 스미스 세입위원장(공화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서한을 보내 테슬라와 CATL이 체결한 계약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IRA 보조금이 포드나 테슬라를 거쳐 CATL로 유입되는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자동차 기업들의 IRA 우회 전략과 미 의회의 반발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할 FEOC 세부지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기업과 합작해 국내에 전구체·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고 이를 미국에 수출하려던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IRA는 전구체·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하는 경우 해당 배터리를 장착한 미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도록 규정한다. 이에 화유코발트·거린메이 등 중국 업체들이 LG화학·포스코퓨처엠·SK온·에코프로 등과 국내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미국 수출용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이 FEOC 세부지침에서 이 같은 사업방식을 금지하는 경우, 국내 기업들은 합작 공장의 중국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등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와 한국 업체 모두 ‘윈윈’인 전략이지만 미 정부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FEOC 세부지침에 대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중국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안전판을 마련해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드의 마셜 공장 사업 중단 결정은 파업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협상용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UAW는 이날 성명을 내고 “포드가 문도 열지 않은 공장을 폐쇄하면서 (일자리를 삭감하겠다며) 우리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FEOC 등) 규제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포드가 마셜 공장 사업을 중단키로 한 요인인 것 같다”면서도 “포드가 노조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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