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없어요~” 시청률이 입증한 ‘로코퀸 전도연’

2023.03.08 08:00 입력 2023.03.08 14:08 수정

드라마 ‘일타스캔들’ 주연 전도연

‘칸의 여왕’ 로맨틱 코미디 복귀작

“로코는 2030만 하는 장르 아니다”

‘일타스캔들’로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전도연. 매니지먼트 숲 제공

‘일타스캔들’로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전도연. 매니지먼트 숲 제공

배우 전도연은 원래 ‘로코퀸(로맨틱 코미디 여왕)’이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 영화 <내 마음의 풍금>(1999)은 전도연의 ‘햇살 같은 웃음’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전도연은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을 맡았다. 세월호 참사 소재 영화 <생일>(2019)에서는 아들을 잃은 엄마로, 드라마 <인간실격>(2021)에서는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중년 여성을 연기했다.

전도연에게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은 오랜만에 ‘로코퀸’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사교육 1번지 동네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 남행선(전도연)과 수학학원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로맨스를 담은 <일타스캔들>은 시청률 17.0%를 기록하며 지난 5일 종영했다. 전도연을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제 막 ‘남행선’에서 빠져나온 전도연은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가족과 헤어진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남행선이라는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남행선 연기가 처음부터 쉬운 건 아니었다. 한동안 연기해온 진중한 캐릭터와 달랐기 때문이다. 대본을 건네는 제작진이나 받아들이는 배우 모두 조심스러워했다. 조문주 CP는 대본을 건네면서 “저 혼내시지 않을 거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도연도 “밝은 대본을 너무 오랜만에 받았다.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서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떠올렸다. 양희승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은 ‘판타지이기도 한 남행선 캐릭터를 현실성 있게 만들어줄 인물은 전도연뿐’이라며 설득했다.

남행선은 핸드볼 선수였지만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뒤 집을 나간 언니가 맡겨놓은 조카와 아픈 남동생을 건사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지랖 넓고 밝고 통통 튀고 코믹하다. 트레이드마크는 꽃무늬 스웨터, 구불구불 앞머리, 그리고 청바지. 남행선의 청바지핏은 화제가 됐다.

전도연은 “발랄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웨이브 앞머리를 했다. 사석에서 운동선수를 만나면 여성스러운 면이 있어서 행선이도 그렇게 했다”며 “행선이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포인트를 두고 사람들의 동의와 응원을 받게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한 장면. tvN 제공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한 장면. tvN 제공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한 장면. tvN 제공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한 장면. tvN 제공

남행선과 최치열은 다섯 살 차이인 연상연하 커플. 실제 두 배우는 열 살 차이다. 둘은 나이가 무색하게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따스한 연애 전선을 선보였다. 전도연은 “그렇게 나이 차이가 나는지 몰랐고, 극중에서도 나이를 염두에 두고 연기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20~30대만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더 나이들어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10년 후에도 할 수 있는 ‘로코’가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도연의 중학생 딸은 드라마를 보고 ‘심장이 오그라들고 너무 달달해서 이빨이 썩을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전도연은 실제 모녀 사이도 드라마에 나온 남행선과 남해이처럼 친구 같다고 한다. 그는 “엄마로서 최대한 솔직하고, 잘못한 건 사과하고, 그 친구(딸)가 잘못한 건 사과받는다”며 “이 친구가 공부 외에 잘하는 것들이 있으면 그걸 자기 일로 선택했으면 좋겠다. 저는 ‘수아임당’(극중 김선영이 연기한 열정 가득한 엄마)처럼 열혈 엄마는 못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차기작은 이달 말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이다. 킬러이자 엄마로 나오는 그의 첫번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연작이다.

전도연은 “극장 개봉을 신경 쓰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OTT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이번에 베를린영화제에서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수많은 여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이미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 <일타스캔들>도 ‘기승전도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도연은 그저 자신의 선택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중한테 증명하기 위해서 뭔가를 하지 않아요. 제 선택에 충실한 편이에요. 후회도 없어요. <일타스캔들>이 모험이었다고 하는데 그저 제가 보고 싶었던 저의 모습을 발견한 작품이에요. 앞으로도 들어오는 작품에 충실할 거예요.”

‘일타스캔들’로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전도연. 매니지먼트 숲 제공

‘일타스캔들’로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전도연. 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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