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붉은 달 푸른 해’ 김선아 “연기 못한다는 말, 오랫동안 마음에 박혔다”

2019.01.22 15:37 입력 2019.01.22 15:50 수정

배우 김선아가 출연한 MBC 드라마 <붉은달 푸른해>의 한 장면. MBC 제공

배우 김선아가 출연한 MBC 드라마 <붉은달 푸른해>의 한 장면. MBC 제공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기념 인터뷰가 진행된 한 시간 내내 배우 김선아(46)의 눈은 촉촉히 젖어있었다. 울다가 웃다가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울다가. 김선아의 얼굴은 하얀 도화지였다. 다양한 표정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지난 16일 종영한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웰메이드’ 드라마란 호평을 받았다. 차우경 역을 맡은 김선아는 미스터리 사건들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아동상담사로, 파트너 이이경(강지현)과 함께 살인자 ‘붉은 울음’을 추적하는 열연을 펼쳤다. 섬세한 감정 연기로 차우경을 차분히 그려간 김선아는 이 작품으로 ‘2018 MBC 연기대상’에서 수목미니시리즈 여자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선아는 아직 차우경 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였다. “(작품이) 끝나지 않길 바랐다”며 숨을 고른 그는 “마지막까지 대본을 보며 감동했던 작품이었고, 연기 인생에서 가장 슬픈 작품이었다. 촬영 마지막까지 너무 아픈 씬을 찍었고, 한동안 많이 많이 좀 아팠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행동하고 이럴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선아와 MBC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선아는 아직 차우경 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였다. 굳피플 제공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선아와 MBC <붉은 달 푸른 해>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선아는 아직 차우경 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였다. 굳피플 제공

김선아는 쉴 틈 없이 일하는 배우다. 2017년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박복자 역을, 지난해 방영된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는 안순진 역을 맡아 매 작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키스 먼저 할까요>로 지난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건 나문희 선생님의 영향이 크다”며 “선생님은 만날 때마다 ‘선아야. 쉬지마라. 기회 될 때 작품 계속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큰 자극이 됐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그냥 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고 말했다.

연기 경력 23년차에 두 번의 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 하지만 김선아의 입에선 놀랍게도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 김선아는 “되게 잘 하고 싶어서”라고 말한 뒤 한참을 침묵했다. 이어 “처음에 못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연기 왜 저래. 이런 말들이 오랫동안 (마음에) 박혀 있었다”고 했다.

김선아는 “연기는 어릴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며 “스무살 때 느낀 삼순이와 서른 살의 삼순이, 그리고 마흔이 돼서 바라보는 삼순이가 다 다르다. 지금 생각하면 ‘삼식이’ 현진헌(현빈)이 참 이기적이었는데. 그땐 삼순이 입장만 생각하느라 그걸 보지 못했다. 맡은 역할의 나이가 늘어갈수록 내가 이해해야 할 인물의 삶의 깊이도 늘고 있다. 그만큼 더 어렵다는 거다. 단순하면 좋은데 어른은 참 단순하지 않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선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 말한다. “연기라는 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거잖아요. 대본을 보면서 답답해서 진짜 머리를 미친 듯이 때릴 때도 있고요. 늘 느끼죠. 정말 미친 듯이 해야 되는구나. 그만큼 재밌기도 해요. 새로운 인생을 살아본다는 건 짜릿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이 사람의 인생을 재밌게 포장할까. 제 몫이라 생각합니다. 아,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좋은 작품을 시즌제로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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