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독버섯' 경계령···5년 새 7명 사망

2018.07.10 10:49 입력 2018.07.10 10:56 수정

지난 5월 이란 서부지역에서 독버섯을 먹은 주민 8명이 숨지고 680여명이 치료를 받았다. 현지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케르만샤 주를 비롯해 코르데스탄, 로레스탄, 잔잔, 서아제르바이잔, 가즈빈 등 이란 서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산과 들에서 자란 야생 버섯을 먹고 집단으로 중독됐다.

이란 당국은 이들 지역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버섯이 많이 자란 상황에서 주민들이 식용 버섯과 매우 비슷한 모양의 야생 독버섯을 먹는 바람에 큰 피해가 났다고 설명했다.

독버섯인 노란다발(왼쪽)과 식용버섯인 개암버섯.  맹독성인 노란다발을 먹으면 메스꺼움, 구토, 설사, 단백뇨, 신경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마비나 시력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농촌진흥청

독버섯인 노란다발(왼쪽)과 식용버섯인 개암버섯. 맹독성인 노란다발을 먹으면 메스꺼움, 구토, 설사, 단백뇨, 신경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마비나 시력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농촌진흥청

야생 독버섯을 잘못 먹어서 사람이 숨지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1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2~2016년) 사이 발생한 독버섯 중독 환자는 75명에 이르며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국내의 야생 독버섯 중독사고는 장마가 본격화되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농진청은 야생버섯 발생이 많은 장마철에 버섯을 무분별하게 채집해 먹다가는 중독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다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버섯은 1900여 종에 이른다. 이 중 먹을 수 있는 버섯은 400여 종(약 2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독버섯이거나 식용 가치가 없는 것이라는 얘기다.

농진청 관계자는 “야생버섯이 자라기 좋은 환경 조건을 갖춘 장마철의 경우 비슷한 모양의 식용버섯과 독버섯이 동시에 발생하기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계대상 1호 독버섯이 바로 노란다발이다. 노란다발은 참나무 등의 활엽수 그루터기에서 무리로 자라는 맹독성 버섯이다. 식용버섯인 개암버섯과 형태적으로 유사해 독버섯 중독 사고를 자주 일으킨다.

노란다발의 갓은 등황색 내지 녹황색을 나타내고 주름살은 황색 내지 녹황색을 띠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개암버섯의 갓은 황갈색 내지 적갈색이며 오돌토돌한 비늘 모양의 얇은 조각이 존재하는 점이 다르다. 주름살의 경우도 황갈색 내지 자갈색을 띠는 등의 미세한 차이가 있다.

맹독성인 노란다발을 먹을 경우 메스꺼움, 구토, 설사, 단백뇨, 신경쇠약 등의 증상이 5∼10시간 동안 지속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비나 시력 손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붉은사슴뿔버섯은 트라이코세신이라는 치사율 높은 맹독을 지니고 있다. 활엽수 밑동이나 토양에서 붉은색의 원통형 또는 뿔 모양으로 성장한다. 외형상 어린 영지와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어린 영지는 윗부분이 둥글고 흰색 또는 밝은 노란색을 띠는 반면, 붉은사슴뿔버섯은 다소 뾰족하고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보인다. 건조 가공된 상태에서는 겉으로만 봐서는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왼쪽)과 식용버섯인 어린영지. 두 버섯은 외형상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붉은사슴뿔버섯은 치사율이 높은 맹독을 지니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왼쪽)과 식용버섯인 어린영지. 두 버섯은 외형상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붉은사슴뿔버섯은 치사율이 높은 맹독을 지니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진청은 독버섯과 식용·약용버섯을 생김새나 민간 속설에 의존해 구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색이 화려하지 않은 버섯, 곤충이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 은수저를 변색시키지 않는 버섯,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 등은 먹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었다가는 독버섯 중독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독버섯 중독사고를 예방하려면 야생버섯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가장 안전한 것은 느타리·팽이·양송이 등 농가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버섯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버섯을 섭취한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먹은 버섯을 가지고 바로 병원으로 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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