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프리카 ‘4차 산업혁명’ 함께 이끈다 …2년간 5조원 협력

2018.05.22 18:08 입력 2018.05.22 19:16 수정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맨 앞줄 왼쪽에서 두번재가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 2018.5.22/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맨 앞줄 왼쪽에서 두번재가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 2018.5.22/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을 발판 삼아 한국과 아프리카의 경제협력이 강화된다.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산업화를 위해 2년 간 5조원 상당의 금융협력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54개국 재무장관들은 ‘4·27 판문점 선언’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22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에서 (KOAFEC) 라운드테이블(장관급회의)에서 아프리카 참가국과 한국은 이런 내용이 담긴 경제협력 실행계획과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KOAFFEC 회의는 ‘아프리카의 산업화 촉진’을 주제로 한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 총회의 한 프로그램으로서 진행됐다.

■2년 간 50억원…아프리카 산업화·전력 지원한다

한국은 아프리카의 KOAFEC 회원국들과 기반시설 개발, 정보통신기술, 인적자원 개발, 농촌 개발, 기후변화, 개발경험 공유 등 6대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인프라(하드웨어)와 역량개발(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협력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19∼2020년 2년에 걸쳐 50억 달러(약 5조4270억원) 규모의 금융협력 패키지를 아프리카 측에 제공할 예정이다. 직접적 금융지원 뿐 아니라 수출지원, 인프라 구축, 기후변화 대응 등의 다양한 협력을 포함한 액수이다.

직접적 금융지원으로는 KOAFEC 2019∼2020년 신탁기금에 1800만 달러를 추가 출연하기로 협약했다.

한국 정부는 또 대외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추진하는 아프리카 전력 지원 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과 송전망 사업 등이 추진되도록 10억 달러를 지원한다. 인프라인 전력망 등은 EDCF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으로, 향후 수익투자로 연결되는 발전소의 경우는 수출금융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인적 교류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킨우미 아데시나 AfDB 총재는 이날 한국과 아프리카의 인적·기술 교류 확대를 골자로 하는 한국청년기술봉사단 협력 MOU를 체결했다.

■ 4차산업혁명 … 기회의 대륙에 ‘날개’로

아프리카는 현재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대륙이다. 2018년 세계은행의 성장률 전망에서 1위와 2위를 각각 가나(8.3%)와 에티오피아(8.2%) 차지하는 등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구매력 높은 아프리카의 신흥 중산층을 뜻하는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그러나 농업과 원자재 수출에 의존한 경제구조와 식량난, 전력부족, 낙후된 금융과 자본시장, 부패 등은 성장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요인들로 거론된다. AfDB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농업증진, 전력강화, 산업화, 지역통합, 삶의 질 개선 5가지를 중점 과제로 채택하고 있다.

이번 총회 의장국인 한국은 아프리카 각국의 산업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 꼽혔다. 과거 산업화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뿌 아니라, 현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이 아프리카 각국의 성장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이 아프리카의 혁신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모바일 보급률이 75%를 넘어섰고, 사하라이남 지역(Sub-Saharan Africa)에서는 경제활동 인구의 절반이 모바일 머니를 사용한다. 기존의 금융이 낙후됐기 때문에 모바일 신기술과 결합한 금융을 더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막, 정글 등 자동차가 다니기 불편한 지형조건 때문에 드론(무인기)을 활용한 수송 등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르완다에서는 2016년 세게 최초로 드론 의료 수송을 위한 포트를 짓고 있다.

김 부총리는 AfD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이 같은 현상을 언급한 뒤 “모바일, 드론 등 4차 산업 인프라가 선진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구축되는 모습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며 “아프리카는 스마트 인프라의 산실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가나의 캔 오포리-아타 재무부 장관, 콰쿠 오포리 아시아마 교통부 장관과 별도의 면담도 가졌다.

■ 미국 “한국의 원조는 다르다” …중국 견제구

미국의 대외원조를 통괄하는 마크 그린 USAID 처장은 “한국은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시작해서 민주주의도 이뤄냈고 매우 능력 있는 지도자들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진정하고 강력한 선진국으로 거듭났다”며 “오늘 이 자리에 온 아프리카 모든 나라도 한국처럼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처장은 아프리카에 공격적으로 투자와 원조를 늘리는 중국을 겨냥해 “아마 좀 쉬운 돈을 먼저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부채가 될 수 있으며 의무만 남고 자립은 이루지 못하는 결과로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협력 속에 지원 정책을 펼치는 한국을 더 나은 파트너로 언급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심리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KOAFEC 회원국들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지속적 협력을 위해서라도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다며 ‘4·27 판문점 선언’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AfDB 연차총회는 25일까지 열린다. 산업화와 인적자원 개발, 아프리카 디지털 시장 활성화, 기후변화 등을 논의하는 자리와 부산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을 위한 한-아프리카 문화 교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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