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버섯 모양의 화산재 구름이 분화구 수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았다.” “화산재가 비처럼 쏟아져내리면서 낮은 밤처럼 변했다.” 23일 분화가 임박한 필리핀 마욘 화산의 상황을 현지 매체 마닐라타임스가 이렇게 전했다.
필리핀 국가화산학회는 이날 “2주 전부터 활동을 시작한 마욘 화산이 이르면 24시간 안에 분화할 것”이라며 “분화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 역시 “분화가 매우 위험할 것”이라며 “위험 지역을 반경 6㎞에서 8㎞로 확대할 것”을 당국에 요구했다.
마욘 화산은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340㎞ 떨어진 알바이주 레가스피 지역 인근에 있는 활화산으로, 필리핀의 22개 활화산 중 가장 변덕스러운 화산이다. 지금까지 51차례 분화했으며, 가장 최근 분화는 2014년이었다. 1814년에는 카그사와 마을을 통째로 매몰시켜 10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마닐라 민방위청은 이미 지난 주 인근 지역 주민 4만명 이상을 대피시켰다, 레가스피 지역엔 20만명 가량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화산재 기둥이 수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았고, 재와 모래가 비처럼 쏟아져 내리면서 낮을 밤처럼 바꿔놓았다”며 인근 마을 표정을 전했다. “차량들은 전조등을 켜고 와이퍼를 작동시켰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주민 역시 헬멧 바이저가 재로 뒤덮혀 멈춰서야 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항공 당국은 레가스피 지역 공항을 폐쇄했다. 또 화산재가 엔진에 들어갈 경우 터빈이 파손돼 추락할 수 있다며 화산 주변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극도의 주의를 요구했다.
태평양의 ‘불의 고리’에 위치한 필리핀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졌다. 필리핀에서 최근 가장 강력했던 화산 폭발은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이었다. 당시 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