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사망 50주기 ‘추억에 젖는 미국’

2012.08.03 21:40 입력 2012.08.03 22:49 수정

1962년 8월5일 오전 4시25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서에 한 여성의 변사 사건이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브렌트우드의 저택 침대에는 당대 최고의 스타 마릴린 먼로가 숨져있었다. 한 손에 전화기를 든 채 그는 나신으로 누워있었다. 침대 옆 탁자에는 약병이 널려있었다. 검시관은 수면제 과다 복용에 따른 자살로 결론지었다. 그의 나이 36살이었다.

‘은막의 여신’ 먼로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그의 추억을 살리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고 dpa통신이 2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달 29일 먼로의 스타일을 따라 손톱을 물들이고 화장하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스파 체인과, 먼로가 즐기던 아이스라테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앤디 워홀의 먼로 실크스크린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팬들은 5일 페이스북과 기념사이트에 추모 글도 남길 예정이다.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1955년 영화 <7년 만의 외출>의 한 장면. 미국 뉴욕 렉싱턴 애비뉴 지하철역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날리는 치마를 붙잡으며 짓는 천진한 미소와 표정은 먼로를 세기의 ‘섹스 심벌’로 만들었다.  뉴욕 | AP연합뉴스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1955년 영화 <7년 만의 외출>의 한 장면. 미국 뉴욕 렉싱턴 애비뉴 지하철역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날리는 치마를 붙잡으며 짓는 천진한 미소와 표정은 먼로를 세기의 ‘섹스 심벌’로 만들었다. 뉴욕 | AP연합뉴스

1926년 6월1일 로스앤젤레스 빈민가에서 노마 진 베이커로 태어난 먼로의 삶은 시작부터 불우했다. 홀어머니는 신경불안을 겪었고, 먼로는 양부모 집과 고아원을 전전했다. 어린 나이에 몇 차례 성추행을 당한 그는 보육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16살에 결혼한다. 결혼 4년 만에 이혼한 그는 마릴린 먼로로 개명한 뒤 영화계에 발을 내디뎠다.

한동안 단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는 1953년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로 스타덤에 오른다. 1955년 영화 <7년 만의 외출>의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날리는 치마를 다듬으며 짓던 천진한 미소와 표정은 그를 세기의 ‘섹스 심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은막에서의 성공과 달리 그의 사생활은 비극적이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영웅 조 디마지오,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당대의 지성 아서 밀러와 결혼했으나 두 번이나 아이를 유산하는 등 행복하지 못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그의 불안한 삶을 지탱한 것은 신경안정제와 술뿐이었다.

영화감독 빌리 와이더는 먼로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역사학자 루이스 배너는 “먼로는 순수하면서 성적이고, 육감적이면서 활동적이며, 유쾌하면서 슬펐다”며 “아마도 사람들은 그의 이러한 매력에 빠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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