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한국 압도

2011.07.01 21:40

성악 남녀 1위 등 다섯명 입상… 공정심사 한몫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입상했다. 남녀 성악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거머쥐고 피아노 부문에서 2위와 3위, 바이올린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다섯 명이 한꺼번에 입상한 것이다.

지난 6월15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제14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베이스 박종민씨(24·이탈리아 라 스칼라 아카데미 극장)가 남자 성악 부문 1위, 소프라노 서선영씨(27·독일 뒤셀도르프 슈만 국립음대)가 여자 성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콩쿠르의 핵심인 피아노 부문에서는 손열음씨(25·독일 하노버 국립음대)가 2위, 조성진군(17·서울예고)이 3위에 올랐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이지혜씨(25·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가 3위에 입상했다. 손열음씨는 실내악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도 받았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열린 제14회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연주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열린 제14회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연주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58년 창설된 이래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 국가가 다섯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역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 출신이 1위를 차지한 것은 90년 제9회 대회 성악 부문의 최현수씨가 유일하다. 다음으로 우수한 성적은 피아노 부문의 정명훈씨(74년 공동 2위)와 백혜선씨(94년 공동 3위), 바이올린 부문의 제니퍼 고(94년 2위) 등이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성악 부문의 김동섭씨(2002년 3위)와 피아노 부문 임동민씨(2002년 5위) 등이다.

(왼쪽부터) 박종민·서선영·조성진·이지혜

(왼쪽부터) 박종민·서선영·조성진·이지혜

남자 성악 부문의 박종민씨는 결선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이올란타’ 중에서 레네왕의 아리오소 ‘하느님, 만일 내게 죄가 있다면’과 폰키엘리의 오페라 ‘라 지오콘다’ 중 알비세 공작의 아리아를 불러 우승을 확정지었다. 서선영씨는 카탈라니의 오페라 ‘라 왈리’ 중 아리아와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타티야나의 편지 장면’ 등으로 1위에 올랐다.

이번 수상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인 피아노 부문 2위 손열음씨는 결선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이례적으로 한국 연주자들이 대거 입상한 것에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공정 심사를 내걸고 재정비한 것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연세대 음대 학장을 지낸 피아니스트 이경숙씨는 “세계적인 지휘자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으로 영입되면서 심사위원들의 면모가 확연히 달라졌다. 서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활약하는 주요 연주자들이 대거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면서 “그것이 우리나라 출전자들에게 득이 됐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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