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의 사약’ 각시투구꽃 먹지 마세요

2011.05.24 22:10

독성 지닌 산나물로 섭취하면 자칫 위험

지리산 등반객 2명 긴급 병원이송 소동

조선 후기 숙종의 빈(嬪), 장희빈이 마셨던 사약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본격적인 산행철을 맞아 지리산에 사약 원료로 알려진 각시투구꽃 섭취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리산국립공원은 24일 “산나물이나 약초에 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 섭취가 자칫 탈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최근 벽소령대피소에서 탐방객 4명이 각시투구꽃을 먹고 이상 증세를 일으켜 구조된 사고가 발생했다. 각시투구꽃은 독소를 가진 산나물이다. 지난 17일 박모씨(61·서울 금천구) 등 일행 6명은 노고단(전남 구례군)에서 벽소령대피소(경남 하동군)로 가던 중이었다. 박씨 일행은 ‘이런 야생초는 먹어도 된다’는 다른 탐방객들의 말을 듣고 주변 야생초를 뜯어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후 8시 대피소에서 자신들이 가져온 돼지고기와 나물을 먹고 어지러움과 실신, 구토, 시력장애 증상을 호소했다.

산나물을 닮은 각시투구꽃. | 지리산국립공원 제공

산나물을 닮은 각시투구꽃. | 지리산국립공원 제공

대피소 직원들은 사고자를 토하게 한 후 상태가 심각한 2명을 벽소령대피소 밑 300m 지점까지 옮긴 뒤, 구조차량으로 경상대병원에 이송했다. 증상이 심한 환자 4명 중 2명은 지난 20일 퇴원했지만 나머지 2명은 아직 입원치료 중이다.

지리산국립공원이 사고자들이 먹은 산나물을 조사한 결과, 각시투구꽃으로 밝혀졌다. 각시투구꽃은 한방에서는 ‘부자·초오’라고도 부른다. 이 산나물은 한의학에서 원기를 회복하게 하며 관절염이나 중풍, 당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뿌리에는 독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 독성은 식물의 독 중 가장 독한 것으로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화살촉에 바르던 독으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특히 장희빈이 먹은 사약도 이 뿌리를 달인 물이라는 설이 있다. 최근 조선시대 의문의 독살사건을 다룬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도 바로 이 각시투구꽃의 독을 소재로 할 정도다. 자연공원법(제23조 1항 7호)에는 국립공원 내 도토리·버섯·산나물 등을 채취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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