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아웃백 주행능력 탁월…높은가격·편의사양은 미흡

2010.06.30 14:34 입력 2010.06.30 16:24 수정

차를 미끄러뜨려 보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타이어에서 약간의 소리만 낼 뿐 코너를 가뿐하게 돌아나갔다. 국산 세단으로 시속 60㎞로 간신히 돌아나가던 굽은 도로를 시속 90㎞ 이상의 속도에서도 문제없이 빠져나갔다.

일본 스바루의 야심작 아웃백을 시승했다. 스바루 아웃백은 주행성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레거시의 파생모델로 웨건과 SUV의 중간형태, 이른바 크로스오버(CUV) 자동차다.

[시승기] 스바루 아웃백 주행능력 탁월…높은가격·편의사양은 미흡

일본과 북미에서 세단형 승용차보다 웨건형, 크로스오버형 차량이 인기를 끌면서 아웃백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크로스오버 차량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걸림돌이다.

경쟁모델은 혼다 CR-V 등 중저가 브랜드부터 BMW X1이나 메르세데스-벤츠 MyB 등까지 다양하다. 최근 등장한 이 같은 차들은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주행성능도 극대화해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

아웃백은 스바루의 본격적인 SUV인 포레스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험로 주행능력도 우수하게 갖췄다. 최저 지상고는 200㎜, 전고는 1605㎜에 달한다. SUV에 비해 낮고 세단에 비해 약간 높은 시트포지션 덕분에 타고 내리기 편하다.

외관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지만 당당하고 개성이 넘친다. 뒷모양은 해치의 가운데 부분을 튀어나오게 디자인해 세단의 트렁크처럼 보이도록 했다.

[시승기] 스바루 아웃백 주행능력 탁월…높은가격·편의사양은 미흡

깔끔한 주행 매력…“모두를 위한 차는 아니다”

수평대향엔진을 사용하는 것은 세계에서 스바루와 포르쉐 뿐이다. 이 엔진은 피스톤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진동이 적고 부드러운 밸런스를 갖췄다. 무게 중심을 낮출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엔진 블럭이 넓어 배치가 쉽지 않아 일반 승용차에는 장착되지 않는다. 포르쉐도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이 나오는 뒤쪽에 엔진을 두는 모델(RR)의 경우만 수평대향엔진을 사용하고, 앞 엔진(FR)은 V형 엔진을 사용할 정도다.

시승차는 2.5리터 4기통 수평대향엔진에 무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172마력, 최대토크 23.5㎏·m로 힘이 약간 부족하지만 시속 100㎞까지는 꽤 여유가 있다. 다만 그 이상에서는 약간 더디다. 무단변속기가 지나치게 정숙하다고 느껴지면 패들시프트 변속기를 이용해 가속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산길을 마구 가속하며 달려도 크게 기울어지거나 자세를 잃는 경우는 없다. 미끄러짐의 한계가 상당히 높다. 후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과 AWD 시스템이 미끄러짐을 미연에 방지하기 때문이다. 이 차 후륜에 장착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은 경주용 차량들이 채택할 정도로 이상적인 서스펜션으로 알려졌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일반승용차에 적용된 경우는 드물다.

AWD 시스템도 남다르다. 국산차를 비롯한 대다수 브랜드의 AWD는 미끄러짐이 발생하면 그제야 토크가 분배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우디와 스바루 등의 AWD는 상시 네 바퀴에 토크를 적절히 분배한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감을 준다. 스바루의 전자자세제어 시스템도 탁월하다. 핸들의 민감도도 스포츠세단 이상이어서 인상적이다.

[시승기] 스바루 아웃백 주행능력 탁월…높은가격·편의사양은 미흡

다만 차체의 단단한 느낌은 보통 수준에 머문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차량에서 겪었던 단단한 차체와는 상당한 차이가 느껴진다.

공인연비는 10.9㎞/ℓ에 달하지만, 실제 주행연비는 험하게 주행하면 7.5㎞/ℓ 정도이다. 정속 주행을 해도 9㎞/ℓ를 넘기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공인연비를 나타내는 계기가 그다지 민감하지 않아 신뢰가 가지 않았다.

기본사양으로 DVD플레이어, MP3 및 동영상 플레이어,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 엔터테인먼트 장치를 제공한다. TPEG을 지원하는 내비게이션과 DMB시스템도 갖췄다. 모두 터치식 헤드유닛 안에 통합돼 있지만 터치식 유닛은 주행 중에 사용하기 불편하고, 오디오 성능도 기대이하다. 스피커도 국산 준중형차 수준이어서 애프터마켓에서 새로 장착하는 것이 좋겠다.

스바루 아웃백은 전반적으로 경쟁 일본차에 비해 주행성능이 탁월하고, 가볍고 연비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격은 2.5리터 모델이 4290만원, 3.6리터급이 4790만원으로 국산 최고급 SUV인 기아 모하비 등은 물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가격까지 뛰어 넘는다. 특히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수 접어주고 경쟁하는 느낌이다.

▶ [화보] 스바루 아웃백 시승해보니

<경향닷컴 김한용기자 whynot@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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