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으로 빚은 인간 ‘로댕 조각’

2010.05.05 17:39 입력 2010.05.06 10:18 수정

서울시립미술관서 8월22일까지

전생애 걸친 작품 152점 한눈에

‘입맞춤’. 프랑스 유명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이 ‘지옥문’을 위해 만든 이 석고 작품은 단테의 <신곡>에서 금지된 사랑을 나누다 형벌을 받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가 입맞춤을 하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단테의 <신곡>에서 금지된 사랑을 나누다 형벌을 받은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를 표현한 로댕의 ‘입맞춤’(석고, 188.8×112.9×113.2㎝) (연대미상)

단테의 <신곡>에서 금지된 사랑을 나누다 형벌을 받은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를 표현한 로댕의 ‘입맞춤’(석고, 188.8×112.9×113.2㎝) (연대미상)

고대 그리스 전통의 이상적 인간 형상에서 벗어나 약간은 거친 질감으로 파격적이고 에로틱하게 포개진 남녀의 몸체를 표현했다. 있는 그대로의 인간 격정이 드러나는 듯하다. 곳곳에 작은 십자 모양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 석고가 대리석과 청동 작품의 원형임을 알려주는 지표다.

로댕의 작품들이 서울에 왔다. 오는 8월22일까지 열리는 ‘신의 손, 로댕’은 미켈란젤로 이후 조각의 역사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는 예술가 로댕의 회고전이다. 전 생애에 걸친 152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회 제목이기도 한 ‘신의 손’(1898~1902)은 한번도 프랑스 밖으로 나가지 않고 파리 로댕미술관에 상설 전시되었던 작품이다. 대지 위로 솟아오른 오른손 안에 막 태어나는 아담과 이브 형상이 들어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는 순간, 얼굴과 몸통을 없애 손에 집중케 하면서 로댕이 스스로 창조자의 지위를 나타내게 한 상징적인 핵심 작품이다. 이번에 온 ‘생각하는 사람’도 청동 작품이 아니라 로댕이 직접 손으로 빚은 석고 작품으로 최초의 해외 반출이다.

1877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한 ‘청동시대’는 인체 표현이 너무나 생생해 살아있는 모델에 석고를 씌워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다. ‘깔레의 시민’ ‘발자크’ ‘빅토르 위고’ ‘지옥문’ 등 청동·대리석·석고 등 다양한 조각작품과 드로잉이 전시 중이다.

로댕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1864~1943) 작품 3점도 함께 볼 수 있다. 시대를 앞선 여성 조각가로 평가받는 클로델의 섹션이 별도로 마련됐다. 로댕에 대한 절박한 사랑의 염을 담은 ‘애원하는 여인 혹은 간청하는 여인’ 등이 전시된다. 서울시립미술관.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1577-8968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