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촌 ‘권상우 협박’ 사실로 드러나

2007.02.06 18:24

한류스타인 영화배우 권상우씨(29)를 협박해 연예사업의 이권을 따내려 한 폭력조직 출신 매니저가 6일 구속기소됐다. 또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58)도 권씨를 위협, 일본에서의 행사개최를 강요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김태촌 ‘권상우 협박’ 사실로 드러나

◇“나 김태촌인데”=지난해 4월 권씨는 김씨로부터 소름끼치는 협박을 받았다. 김씨는 “당신이 내가 알고 있는 일본 친구에게 시계를 받고 팬미팅을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아 따지려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한 항의 수준이 아니었다. 김씨는 “집이 ○빌라 ○○○호가 맞지. 안 만나주면 집으로 간다. 내일부터 집이 피바다가 돼도 상관없느냐”고 위협했다. 권씨는 “전화로 얘기하시지 왜 집으로 오시는 거냐”고 제의를 거절했다. 그러자 김씨는 “내가 이름을 밝혔는데도 전화로 해야겠느냐. 이렇게 말하는데도 나를 안만난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나도 괜찮다는 거지”라고 또 다시 위협했다. 그러면서 “일본인 친구가 권씨에게 사기를 당해 고소를 하겠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로부터 여러차례 협박성 전화를 받아 공포감을 느낀 권씨는 작심하고 통화내용을 녹음한 뒤 검찰에 넘겼고 김씨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권씨는 또 거물급 조폭이 배후에 있다고 과시한 매니저의 협박에도 시달려야 했다. 권씨의 전 매니저인 백모씨(28)는 ‘양은이파’ 부두목의 아들이자 ‘신학동파’의 조직원으로, 권씨가 소속된 기획사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백씨는 권씨와의 매니저 계약이 끝나자 2005년 11월 “사생활과 관련된 약점을 언론에 폭로하겠다. 나는 감방가도 되지만 연예인은 스캔들이 나면 얼마나 파장이 큰지 아느냐”고 협박, 전속계약 연장을 요구했다. 권씨는 결국 “매니저먼트 일은 백씨에게 위임한다. 이를 어길 경우 10억원 백씨에게 지급한다”는 자필각서를 써야했다.

◇조폭에 떠는 스타들=서울중앙지검 박충근 형사3부장은 “협박에 시달리는 연예인을 추가로 확인했지만 한결같이 조사를 회피했다”면서 “협박문제를 노출시키면 일이 더 커지므로 조용히 지내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권씨 뿐 아니라 조폭에게 피해를 입는 연예인은 더 있다. 지난해 2월 톱가수 ㅈ씨의 부산 공연 뒤풀이 장소에서 공연 기획사 사장이 폭력조직 ‘20세기파’를 동원, ㅈ씨를 위협했다. 공연 도중 자신이 알고 있는 정치인을 청중에게 소개시켜 달라는 부탁을 거절한 데 대한 분풀이였다. ㅈ씨는 위협에 놀래 반대파인 ‘칠성파’에게 연락했고 칠성파가 공연기획사 관계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렸다.

조폭은 또 고리대금업에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기도 한다. 무허가 사채업을 하는 ‘신촌이대식구파’는 유흥업소 등에서 뜯어낸 돈으로 급전이 필요한 연예인에게 연 100%가 넘는 고리대금업을 하다 지난해 5월 적발됐다. 개그맨과 탤런트, 가수 등 연예인이 ‘얼굴마담’을 나서 동료 연예인을 끌어들여 사채를 쓰도록 했고 제때 돈을 갚지 못한 연예인들은 밤무대에 출연을 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이 압수한 장부에 따르면 이들은 190억원의 돈을 굴려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5월 대전에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거물급 조직폭력배는 지방 시의회 선거에 출마한 지인을 당선시키기 위해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 14명을 동원했다. 이들은 시의원 출마 후보의 선거포스터에 사인을 해주거나 거리유세 지원에 가담했다.

〈조현철·장은교기자cho197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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