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그래픽 | 리뷰

Play의 개념으로 진화하는 '캘린더 그래픽'

2003-11-12




어느덧 캘린더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캘린더는 하루를 기억하고, 일주일을 계획하게 한다. 한 달을 설계하고, 일년을 꿈꿀 수 있게 만든다. 일년 내내 늘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는 것이 캘린더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캘린더를 고른다면, 마치 일년이 행복할 듯한 기분이 들것이다. 경기침체로 기업 캘린더가 감소하면서 년 말이면 괜찮은 캘린더를 마련하느라 여기 저기 전화하는 광경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매년 새롭게 만나는 캘린더의 수 만큼이나 캘린더 디자인도 점점 다양해지고 차별화되어 간다. 단순히 형태나 재질의 차이를 넘어, 1년 동안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기 위한 여러가지 재미있는 장치들이 발견된다. 그러다 보니 '캘린더그래픽' 자체가 다양한 디자인 실험 및 크리에이티브의 장으로 발전되어 가는 추세다.
1년 치의 일상과 행복을 디자인하는 것- 분명 기분 좋은 작업인 것이다.








매 년 증가하는 판매용 캘린더에서 보듯이, 사람들은 돈을 주고 구입해서라도 마음에 드는 캘린더를 갖고 싶어한다.

최근 몇 년간 캘린더 디자인을 보면, 숫자와 요일은 맞추어 보는 캘린더의 일차적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캘린더가 갖는 이미지나 스토리를 '즐기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날짜를 보거나, 감상이나 장식의 가치를 넘어 캘린더가 제공해주는 1년 치의 '즐거움'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에서 '즐겁게 살기 위해서'로 사람들의 생활태도가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회나 경제가 '재미'를 파는 시대로 전환되면서 모든 산업, 모든 제품에는 'Play'의 개념이 경쟁적으로 첨가되기 시작한다. 캘린더도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보는 사람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한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매 월마다 한 장 한 장이 개별적이고 독립된 지면이나 공간이 아니라 1년이 하나의 '시퀀스'를 갖는 캘린더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으례 캘린더 하면 떠올리는 직사각형 형태도 이제는 무의미하다. 다양한 형태나 특수한 소재로 디자인된 캘린더는 벽이나 책상 위의 표정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대다수의 경우, 캘린더는 벽에 걸릴 용도로 제작되어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형식을 탈피하려는 노력들은 지속적으로 시도되어져 왔다.

무수한 캘린더의 홍수 속에서 나름대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른 캘린더와 차별되는 독특한 크리에이티브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벽에 거는 '공간 속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의 경쟁'으로 경쟁의 '장'이 이동함에 따라, 기업마다 독특한 '문화상품'으로서의 캘린더를 기획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캘린더 디자인이 벽에서 내려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평면적 기능에서 사람들이 입체적으로 직접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여러가지로 조립해볼 수 있는 조각퍼즐 형태나, 그 해의 동물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지기구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표현방법의 확장은 캘린더에서도 '놀이'의 개념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캘린더의 판매와 구입이 일반화된 외국의 경우 이러한 독특한 아이디어 캘린더가 더 많이 제작되고 있다.







마셜 맥루한이 얘기한 "미디어는 메시지다"란 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캘린더가 기업의 이미지메이커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세계의 각 기업마다 경쟁적으로 캘린더를 이용한 광고(Calendar Advertising)에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한다. 이것은 캘린더가 개별적 마케팅 수단이라는 장점과 다른 매체보다 비교적 긴 수명(1년)을 갖는 다는 경제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도 캘린더를 받은 사람들의 약90%가 '받은 캘린더의 광고메세지를 기억한다'는 어느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캘린더를 이용한 광고는 기업에 대한 인지도 제고나 제품 구매결정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장기적인 불황 속에서 기업 캘린더의 제작 건수나, 발행부수가 감소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캘린더는 매력적인 기업의 이미지 마케팅 수단인 것이다.






기업의 문화 예술 관련 분야의 참여는 기업의 이미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업의 홍보라는 마케팅적인 측면과 기업의 사회 문화적 책임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캘린더 문화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와 기업의 메세나적 활동이 절충적으로 결합되는 셈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최소한 두개 이상의 캘린더를 가정에서 혹은 사회에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잘 만들어진 캘린더는 그 자체가 문화유통의 현장이며, 또한 동시대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몇년 전 만들어진 캘린더를 한꺼번에 놓고 비교해 본다면 쉽게 캘린더가 그 시대의 문화를 보여준다는 말에 긍정할 것이다. 문화란 넓은 의미에서 '오늘까지 흘러온 것'의 합집합인 셈이다. 또한 '앞으로 흘러갈 것'을 예측하게 해준다. 앞으로의 캘린더의 진화를 예측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단순히 평면적인 캘린더의 경우도 많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쇄방법 자체를 바꾸는 경우는 물론, 겹쳐보이는 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 트레싱지 등 특수한 지질에 인쇄를 한다거나, 독특한 모양의 구멍을 내서(톰슨) 앞장과 뒷장이 자연스런 스토리를 갖는 디자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액자 형태를 갖춘 캘린더나, 도면 펼침면이 인쇄돼있어 가위로 오려낸 다음 주어진 형태를 완성해가는 종이공작 캘린더, 심지어 천에 실크 인쇄된 캘린더도 찾아볼 수 있다. 다이어리의 기능이 통합된 다이어리형식의 캘린더도 눈에 띄며, 계산기의 기능이 부가된 초보적인 디지털 캘린더에서부터 알람, 온도계, 시계기능까지 갖춘 첨단 컨버젼스 캘린더도 속속 등장한다.
이러한 소재와 표현방법의 차이는 독특한 캘린더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개성과 맞물려 점점 다양하게 발전되고 있다.





일부 이미지 출처 : 캘린더 컬렉션, P.I.E Books 보기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