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 영지

입력 2011-04-07 11:24:30

"원기 보충·소화기능 개선·불면증·신경쇠약에 좋아"

예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십장생(十長生)을 불로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이는 중국 고대의 신선사상에서 유래된 것으로 병풍이나 베개 등에 십장생을 그리거나 수를 놓아 무병장수를 기원하기도 했다.

또한 십장생 중 하나인 불로초를 구해서 먹으면 말 그대로 늙지 않고 오래 산다고 믿어왔다. 특히 진시황은 사람을 시켜 불로장생 약초인 불로초를 찾았다고 전해진다. 영지버섯은 십장생도(十長生圖)에서 보는 불로초의 모양과 닮았다 하여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여겨왔으며 신초(神草)'선초(仙草) 등으로 불렀다. 또 진한(秦漢)시대의 '신농본초경'에 "귀가 어두운 증세를 치료하고 관절의 기능을 좋게 하며 정신을 보양하고 정기를 돋우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한다"고 되어 있다.

근래에는 영지버섯의 여러 가지 효능이 밝혀지고 많이 재배되면서 어느 가정에서든 만병통치약처럼 달여서 먹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버섯은 먹을 수 없는 독버섯과 먹을 수 있는 식용버섯으로 구분한다. 식용버섯 중 버섯의 몸체를 먹는 것은 식재료로 이용되고, 영지나 상황버섯처럼 몸체를 먹는 것이 아니고 물에 끓여서 먹는 것은 약용버섯으로 구분된다.

영지버섯은 활엽수인 참나무'밤나무'매화나무나 살구나무'복숭아나무와 같은 유실수 등의 그루터기에 자생하는 1년생 버섯이며 색상이 매우 아름답다. 그러나 영지버섯은 30℃ 정도의 온도에 80% 이상의 습도라야 야생에서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산보다는 대부분 재배되고 있다.

영지버섯은 갓과 자루 표면에 옻칠을 한 것과 같은 광택이 있다. 갓은 반원형 또는 부채 모양이며 표면이 편평하고 둥근 환구(環溝)가 있다. 처음에는 황백색이나 황갈색 또는 적갈색으로 변하고 점점 밤색을 띤다. 육질은 코르크질이며, 상하 2층으로 상층은 거의 백색이고 관공(管孔)부분의 하층은 연주황색이다. 갓의 밑면은 황백색이며, 자루는 성인 손가락 크기로 단단한 각피로 싸여 있다.

영지버섯은 구멍쟁이버섯과에 속한 붉은 빛이 나는 적지(赤芝) 또는 보랏빛이 나는 자지(紫芝)의 자실체를 건조한 것이다. 버섯 갓 두께가 충실하게 자란 가을에 주로 채취한다.영지버섯 중 적지는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며 재배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허베이, 산둥, 쓰촨, 윈난성 등지에서 분포한다.

한의학적으로 영지(靈芝)의 성질은 평하며 맛은 달고 약간 쓰다. 강장보기(强壯補氣)하는 효능이 있어 기혈이 부족하거나 소화기가 허약할 때, 질병을 앓은 후 체력저하 등의 증상에 유효하다. 정신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양심안신(養心安神)의 효능이 있어서 불면, 가슴 두근거림, 건망, 신경쇠약, 꿈을 많이 꾸는 증상 등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기침을 멎게 하고 천식을 치료하는 지해평천(止咳平喘)의 효능이 있어 만성기관지염, 천식, 소아 기관지천식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그 외에도 최근 중국에서 임상적으로 영지는 동맥경화, 협심증,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간염, 고혈압 등의 질환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지는 성질이 약간 서늘하여 체질적으로 소양인에게 좋은 약재이다. 약리학적으로 영지의 주성분인 트리테르페노이드류에 속하는 신물질은 다당류의 쓴맛을 내는 성분으로 영지 갓의 표면에 집중돼 있다.

영지에만 고유로 존재하는 것만도 무려 50종이나 돼 영지의 학명을 따서 가노데릭산(Ganoderic acid), 리시데릭산(Licideric acid) 등으로 명명됐다. 이들 쓴맛 성분인 트리테르페노이드류는 알레르기 및 기관지 천식의 증세를 감소시키고 혈압 및 혈당의 강하 작용, 간 보호작용, 콜레스테롤수치를 내리는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가노데릭산은 간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영지다당체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실험에서 영지추출액은 중추 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근육을 이완시키며 수면 시간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소변량을 현저하게 증가시키며 혈압을 강하하고, 관상 동맥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효능이 있어 급성 심근허혈증에 대한 보호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지를 우려낸 추출액은 쓴맛이 강하고 약간 찬 성질을 지니고 있어 속이 냉한 사람이 오랫동안 복용하면 소화기능이 저하되고 대변이 묽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클릭

평소 신경이 예민하고 수면장애가 있거나 만성 기관지염으로 기침과 가래가 있는 경우, 약간의 콜레스테롤이나 혈압이 높은 경우에 일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지차

물 2ℓ에 영지버섯 10g 정도 넣고 약한 불로 은근히 달인 후 조금씩 마신다.

◆영지주

영지를 깨끗이 세척한 후 물기를 제거한다. 소주를 넣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연한 갈색이 우러나면 적당량을 음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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