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입력
2024.01.30 04:30
27면

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2022년 1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1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6월 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평화안보, 이주위기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 간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최초의 한-아프리카 정상급 회의일 뿐 아니라 2010년 개최된 'G20 서울 정상회의'보다 더 많은 수의 각국 정상들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역사적인 행사가 될 것이다. 또한, 정상회의는 아프리카 지역 외교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새로운 위상과 역할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아프리카를 둘러싼 강대국 및 중견국 외교 경쟁은 심화 단계를 넘어 '신아프리카 쟁탈전(New Scramble for Africa)'이라 불릴 만큼 치열하다. 미국은 2022년 두 번째 '미국-아프리카 리더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유럽연합은 2022년 여섯 번째 '유럽연합-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를 개최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모색해 왔다. 중국은 2021년 '중국-아프리카 개발협력 포럼(FOCAC)'을 통해 4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으며, 일본도 2022년 '도쿄-아프리카 개발 국제회의(TICAD)'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총 3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이밖에도 인도와 튀르키예,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도 소위 '아프리카+1' 정상급 회의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도자를 초청해 교류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강대국뿐 아니라 중견국도 아프리카 대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아프리카 교류협력 심화 및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도 다양한 포맷의 정상회의를 자국의 외교 저변 확대와 국익 증진의 기회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관계는 에티오피아의 6·25 전쟁 파병으로 시작되었으며, 냉전 기간에는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남북한 외교전을 펼치면서 유지되어 왔다. 한국의 대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가 지난 15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국내 체류 아프리카인들도 꾸준히 증가해 약 2만여 명에 이르는 등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협력관계는 확대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아프리카 직접투자는 전체 직접투자의 1%에 머물고 있으며, 무역규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한국과 아프리카 관계는 국제개발협력과 아프리카 시장 진출, 원자재 확보 등 일 방향적 관계가 지배적이어서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래의 평등하고 호혜적 파트너십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비전을 이행하기 위해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국제사회에 제시했다. 이 전략에는 인도양을 접하는 동부 및 남부 아프리카 10개국이 핵심 관심 지역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의 차별화된 역할을 가시화하고 위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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