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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공식 발표`..크라이슬러 인수전 스타트

박옥희 기자I 2007.04.05 12:25:08

주주들, 부실 주범 크라이슬러 매각 촉구..CEO 매각 공식화
대형 사모펀드 눈독..마그나, 인수 가능성 주목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대형 사모펀드 등이 물밑에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미국 사업부인 크라이슬러 매각을 주주총회에서 공식화, 자동차 업계의 `빅 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베를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디터 제체 다임러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는 처음으로 미국 사업 부문인 크라이슬러 매각 방안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체 CEO는 "명백한 관심을 보인 일부 잠재적인 인수 대상자들과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상 대상자와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현재까지 과정에 만족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합병후 골칫덩이 전락..주주들, 크라이슬러 매각 촉구

지난 2월14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크라이슬러 부문에 대해 모든 전략적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매각 방침을 시사한뒤 다임러크라이슬러 주가는 20% 이상 올랐다. 이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지난 1998년의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을 무효로 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 1998년 합병이래 다임러크아이슬러는 계속 비용절감과 공장폐쇄를 단행했지만 크라이슬러는 작년 15억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주총에는 8000여명의 다임러크라이슬러 주주들이 참석했다. 주주인 한스 리차드 슈미츠는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이 완전한 실패였음이 결정났다"며 "제체 CEO가 왜 이렇게 주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들은 크라이슬러를 매각하기를 바라면서도 너무 싼 가격에 매각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크라이슬러의 가치를 약 50억~70억달러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998년 합병 당시 크라이슬러의 가치(370억달러)에 비해 몸값이 현저히 떨어졌다. 

제체 CEO는 "(주주들의) 비판을 이해하지만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에게 최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매자들 `탐색전`..마그나 인수 가능성 주목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블랙스톤 그룹-센터브리지 파트너스, 캐나다 자동차 부품공급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노동조합 관료들은 마그나가 이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사업하는데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마그나는 크라이슬러를 공동으로 인수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것과 GM과 포드 등 다른 고객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장애물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크라이슬러를 인수하게 되면 마그나는 부품 공급업체 겸 자동차 생산업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크라이슬러 그룹의 사업 부문을 분할 매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북미와 유럽 다임러크라이슬러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을 것으로 CNN머니는 보도했다. 예를 들어 지프 브랜드를 다른 자동차업체에 매각하고, 추가로 설비를 줄이고, 노조에 임금 등을 양보하는 방안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매각 주간사를 맡은 JP모간체이스는 지난 3월30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었다. 미국 디트로이트 뉴스는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이달 말 까지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각 가격은 80억달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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