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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아직 젊은 배우, 하고 싶은 역할 많다"(인터뷰)

김영환 기자I 2011.05.06 17:29:03
▲ 장혁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추노` 대길이와 `마이더스` 김도현. 배우 장혁의 최근작이다. 추노꾼과 애널리스트의 간극은 크지만 두 인물 모두 거친 남성미가 느껴지는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대길이와 김도현에게 숨결을 불어넣은 장혁은 어딘지 과묵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SBS 월화드라마 `마이더스`가 종영을 앞둔 즈음, 서울 압구정동 망고식스에서 만난 장혁은 말이 많았다.

"저 인터뷰가 즐거워요."

의외였다. 21부작 드라마의 말미, 밤샘 촬영으로 체력이 떨어졌을 터다. 여기에 덧붙여 7~8시간씩 진행되는 인터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배우에게 고역일 수 있다.

장혁의 이야기는 달랐다. 인터뷰 역시 배우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연기 이후 자신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인터뷰를 통해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문 하나에 10분동안 열변을 토하는 모습에서 `열정`이 떠올랐다. 데뷔 초 촬영장 의자에 본인이 써놓았던 `열정`이라는 단어는 15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유효했다.

 


장혁은 `마이더스`에서 자신이 연기한 김도현을 적확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배우 장혁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마이더스`는 신뢰 없는 세상에서 사는 김도현의 이야기예요. 이해관계에 따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하죠. 김도현에게 행복의 가치는 돈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보인 돈에 대한 애증이 김도현을 만든 거죠. 다만 정연(이민정 분)이라는 브레이크가 변수가 됐고요."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경제 전문 드라마 속 애널리스트를 연기했지만 극 초반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떨어진 것이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   "처음 해보는 역할이다보니 연기를 해가면서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극이 진행되면서 경제 지식의 이해도가 커진 거죠. 아마 초반부와 중반 이후 김도현 사이에 편차가 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도현을 구성하는 데 장혁의 입김은 얼마나 작용했을까. `추노` 곽정환 PD가 장혁의 캐릭터 분석에 혀를 내둘렀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배우의 미덕은 포지션을 지키는 담백함이라고 생각해요. 제 역할은 정확하게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려면 배우와 감독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거든요. 제가 분석한 것과 감독님이 그리려는 캐릭터 차이를 파악하며 캐릭터를 만드는 거죠. PD님은 피곤해하셨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장혁은 `마이더스`에서 김도현과 대립하는 유인혜 역에 김희애를 강력하게 요청한 비화도 들려줬다. 장혁은 `마이더스`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김희애를 꼽기도 했었다.   "유인혜라는 인물은 단순한 악녀가 아니에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죠. 김희애 선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강신효) PD님께 요청했죠. 김희애 선배와 하고 싶다고, 그게 안 되면 김도현 역할을 거절하겠다고요. 마침 PD님도 저와 같은 생각이시더라고요."   장혁은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뿌리깊은 나무` 출연을 앞두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집현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룬 사극으로 장혁은 강채윤이라는 `반항아` 역을 맡았다. 언뜻 `추노`에서 맡았던 대길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 대길은 장혁에게 연기대상을 안겨줬던, 장혁의 정점이자 숙제다.   "대길이와 강채윤을 장혁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면 `장혁`으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요. 저도 알파치노라는 배우를 보면 어떤 역할을 하든 알파치노가 보이거든요. 배우 고유의 성격이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겠죠. `추노` 이대길`과 `뿌리깊은 나무` 강채윤은 목적성이 다소 다릅니다. 초반에는 장혁으로 보이더라도 극이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이 몰입하고 공감을 할 때 그 인물이 또다른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추노` 이대길과 `마이더스` 김도현, `뿌리깊은 나무` 강채윤까지. 장혁이 최근작들에서 맡은 역할들은 거친 남자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장혁은 영화 `영어완전정복`이나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등에서 유쾌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캐릭터를 따로 정하진 않아요. 시기적으로 지금 제가 하고 싶어하는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편이죠.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궁무진합니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순수한 남자, `하얀 전쟁`, `게임의 법칙`의 얼치기 건달 등 모두 해보고 싶은 역할들이에요. 저는 아직 35~36살밖에 안된 젊은 배우예요. 해야될 여지가 많죠."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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