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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n스타②]송승헌-권상우, '친구'의 두 남자와 다르다

유숙 기자I 2008.03.18 17:20:00
▲ 영화 '숙명'의 권상우(왼쪽)와 송승헌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영화 ‘친구’와 ‘숙명’을 이끌어 가는 두 축은 남자주인공 준석(유오성 분)과 동수(장동건 분), 우민(송승헌 분)과 철중(권상우 분)이다.

두 영화의 캐릭터를 단적으로 비교한다면 ‘친구’의 준석과 동수는 전통적인 사나이 중에 사나이들이다. 이들이 의리와 체면을 목숨 같이 여기며 친구를 위해 대신 싸워주고 죄 없이도 옥살이를 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면 ‘숙명’의 우민과 철중은 주먹만 잘 쓸 뿐 진정한 사나이들이라고는 할 수 없다.

송승헌이 연기한 우민은 친구였던 철중이 자신을 배신하고 계속해서 자신과 주변을 괴롭히자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지만 결국 자신도 남자답게 복수하기 보다는 조직의 돈을 가로채 사랑하는 연인과 도망치려하는 캐릭터다.

한편 권상우의 철중은 다혈질의 독한, 대사의 절반은 욕설인 그야말로 ‘양아치’다. 아버지뻘 되는 공사현장 소장을 위협하며 “그깟 몸 좀 상하는 게 대수야? 난 쪽박차게 생겼는데”라고 하는 대사는 비열한 철중의 캐릭터를 잘 설명해준다.

이미지 변신을 간절히 원했던 두 스타는 ‘숙명’에서 일단 변신에 성공했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강인함을 입고 싶었던 송승헌은 화려한 액션 연기로 어느 정도 남성미를 보여줬다. 하지만 마치 CF 속 여배우들이 스크린에서 CF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듯 송승헌이 담긴 화면들은 순간순간 화보집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한 착각을 들게 했다.

그에 비해 ‘친구’의 장동건은 미남형 얼굴을 일부러 주름지게 하고 사투리까지 써가며 관객들로 하여금 장동건을 가리고 동수를 보게 하는 데 성공했고 천부적 외모에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로 거듭났다.

한편 권상우는 CF까지 포기하면서 욕설과 함께 툭툭 내뱉는 코믹한 대사로 야비하면서도 가벼운 양아치 철중의 캐릭터를 누구보다 훌륭히 소화해냈지만 (전보다는 나아졌으나) 간혹 튀어나오는 불분명한 대사가 극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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