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교수·MC·배우` 신현준에 잦아든 변화들(인터뷰)

최은영 기자I 2011.04.01 09:33:47
▲ 신현준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배우 신현준(43). 그가 변했다. 교수, MC, 배우 등의 감투는 달라진 그를 설명하는 극히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34회차만에 가볍게 촬영을 마친 저예산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 이 영화의 주연배우가 바로 신현준이다.

주로 규모가 큰 상업영화에서 영웅 캐릭터를 도맡아왔던 그의 과거를 떠올리면 더욱 뜻밖이다. 작은 영화 대부분이 그러하듯 `우리 이웃의 범죄` 또한 여러 이유로 촬영을 마치고도 2년이나 창고에 방치돼 있었다.

신현준은 `처음`이라는 것이 의미를 뒀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했다.

◇ 배우 신현준···"요즘에는 사람에 끌려"

"이 영화로 처음 경험한 게 많아요. 이렇게 작은 영화도, 형사 역할도 데뷔 21년만에 처음이죠. 사람들은 규모가 작다고 얘기 하는데 전 이렇게 언론시사에 인터뷰까지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예상보다 큰 규모로 개봉을 하게 된 셈인데 감사해요."

그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민병진 감독 이야기도 언급했다. 민병진 감독은 1998년 `토요일 오후 2시`로 데뷔, 2001년 임원희 신은경 등이 출연했던 수사 액션극 `이것이 법이다`로 주목받았다. 세번째 장편영화 연출작 `우리 이웃의 범죄` 역시 범죄 영화. 10년만에 상업 영화 연출을 맡은 민병진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10년만에 감독으로 복귀한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라며 "설레면서도 떨린다"고 복귀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은행나무 침대`에 함께 출연했던 (한)석규 형이 한동안 공백기가 있었을 때예요. `형, 영화 찍고 싶지 않아요?` 물었더니 한마디로 `미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우리 감독님(민병진), 알프레드 히치콕처럼 수사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데 그런 점에서도 이번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신현준 하면 겉보기와 다르게 눈물 많고 스캔들 많은,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철들지 않는 배우로 대중에 각인돼 있다. 그런 그에게 이렇듯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희생하는 따뜻함이 있다는 건 의외였다.

그는 스스로도 "과거에는 영웅이 좋았는데 요즘에는 사람에 끌린다"고 달라진 자신을 인정했다.
▲ 신현준
  ◇ `맨발의 기봉이` `어머니` 그리고 `제자들`   계기를 물으니 `맨발의 기봉이` 얘기가 툭 하고 튀어나왔다. `맨발의 기봉이`는 2006년 개봉해 300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으로 영화에서 신현준은 나이는 마흔이지만 지능은 8살에 머문 노총각 기봉이로 파격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신현준은 "`맨발의 기봉이` 제작이 한차례 엎어진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처음 겪는 일이었어요. 제가 주인공 지체장애우 역할을 한다니까 투자자들이 `신현준이 할 수 있겠어?`라며 하나 둘 손을 떼기 시작하더군요. 그때는 물론 충격이었는데 내가 바라던 게 안되는 데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더라고요. 제가 장애우를 잘 몰랐던 거예요."

이후 그는 장애우 봉사에 나섰고 그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알 무렵 기적처럼 투자자가 나타났다. 상상 속의 기봉이가 그제서야 현실이 된 것이다.

`맨발의 기봉이`가 가져온 변화는 또 있다. 영화를 촬영하며 늘 몸을 뒤튼 자세로 연기를 했고, 액션신이 많았던 다음 작품 `마지막 선물`을 촬영하다가는 급기야 목을 다친 것. 이는 반신마비로 이어졌고 그는 수술을 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몸을 못쓰게 된다`고 하더군요.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죠. 어머니가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오셔서 대신 주사로 치료를 했는데 얼마나 아팠나 몰라요. 엎드려 치료를 받는데 피에 눈물이 앞으로 쏠려 피눈물이 뚝뚝 바닥으로 떨어지더군요. 그때 어머니가 제 손을 꼬옥 잡고 의사 선생님에게 한마디를 하더군요. `우리 아들 꼭 좀 다시 일어나게 해주세요. 20년 동안 중노동한 아이에요`"

그때 그는 자신이 마흔 평생을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았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신현준의 어머니는 아들이 교수가 되길 바랐다. 지난해 그가 인덕대학교 방송연예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 건 바로 그런 어머니의 오랜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서다.

신현준은 "나는 강의실이 아닌 무대에서, 주로 맨발로 강의를 하는데 그때만큼은 한마디로 미치는 것 같다"며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루 3시간씩 일주일에 이틀을 거의 쉬는 시간도 없이 강의에만 열정을 쏟는다.

그는 "내가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며 교수 생활이 자신에게 가져온 변화를 설명했다.

"학생들이 제 강의를 듣고 물어요. 저는 개그가 전공인데, 뮤지컬이 전공인데 교수님 강의를 듣다보니 영화가 좋아져요. 그럼 제가 늘상 강조해 하는 말이 있죠. `요즘 시대는 멀티야. 개그도, 노래도, 연기도 잘해야지 왜 하나만 고집해?`. 지난해 제가 MC에 도전하고 예능에 고정출연한 건 바로 이같은 걸 몸소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커요."

이렇듯 일련의 변화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잦아 들었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년에는 오랫동안 꿈꿔온 영화 제작에도 도전한다.

난생 처음 선보이는 저예산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 결과에 만족하느냐 물으니 "부족한 부분도 물론 있죠"라며 "하지만 늘 바라던 바를 가득 채우고 살면 발전이 있을까요?"라고 되묻고 봤다. 부족한 점이 있어야 더 채우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성장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인생 지론이자 철학이었다.

배우 신현준의 변신과 성장, 바로 지금의 모습이 담긴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는 오는 7일 개봉한다.   (사진=권욱 기자)
▲ 신현준
▶ 관련기사 ◀ ☞신현준 "정준호 결혼 앞당긴 이유, 혼전임신 아닌 사업때문" ☞신현준, 영화제작자 변신 선언···`흥신소 기봉씨` ☞신현준 `스캔들 피하려다`.."이진 아나, 미안하고 고마워" ☞신현준-MBC 이진 아나운서, 결혼식장서 `다정한 모습` ☞신현준 "정준호 결혼식? 화장품 론칭쇼!" ☞신현준, 금연·금주에도 간수치↑.."약은 약사에게" ☞신현준 "정준호 결혼, 꿀꿀해"..영화시사 시간 변경 `의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