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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작전' 주지훈 "어디든 통하는 하정우 위트, 난 취권 개그"[인터뷰]②

김보영 기자I 2023.08.01 11:59:4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비공식작전’ 주지훈이 영화 속 버디를 넘어 삶의 소중한 멘토이자 버디로 자리매김한 선배 하정우을 향한 신뢰와 끈끈한 우정을 뽐냈다.

주지훈은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의 개봉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시즌1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내놓은 신작이다.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줬던 하정우, 주지훈이 약 5년 만에 재회해 새로운 버디 브로맨스 케미와 스케일 큰 액션으로 여름 극장가 관객들을 공략할 전망. 앞서 하정우와 주지훈은 각각 영화 ‘터널’, ‘킹덤’ 시즌1을 통해 김성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전작에 이어 한층 더 농익은 세 사람의 시너지에 기대가 높다.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에서 레바논에 남은 유일한 한인이자, 현지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판수’ 역을 맡았다. 주지훈이 연기한 ‘판수’는 사기꾼 기질이 다분하지만, 그 안에서 인간미를 잃지 않은 건실한 청년이다. ‘민준’ 역의 하정우와 애증의 티키타카를 형성하며 웃음과 감동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열연을 펼쳤다.

‘신과함께’에서 만나 삶의 고민을 나누며 사석에서도 진정한 절친이 된 하정우, 주지훈. ‘비공식작전’의 두 사람은 모로코란 낯선 타지에서 쌓아올린 끈끈함으로 그야말로 물이 오른 호흡을 보여준다. ‘비공식작전’ 촬영이 끝난 후에는 예능 ‘두발로 티켓팅’에 나란히 출연해 뉴질랜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주지훈은 모로코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갈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때 하정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출국 전 통조림과 라면 등을 어느 정도는 챙겨서 현지로 미리 보냈다. 그랬는데 모로코에 도착하니 한식 컨테이너 수준으로 준비한 짐들이 사라졌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은 것”이라며 “문제가 생겨 한식이 전혀 공수가 되지 않는 상황에 패닉에 빠져버렸다. 사실 난 해외에 굉장히 자주 나가고, 한 번도 해외를 나가 한식을 찾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 때 패닉을 겪고 나서 이젠 무서울 정도로 한식만 찾는다. 있는데 선택하지 않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은 다르더라”고 회상했다. 지금은 그 당시의 기억이 PTSD가 돼 김치와 김 없인 해외에 있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토로했다.

주지훈은 “다행히 정우 형이 저보다 1주일 먼저 와서 김치를 직접 담갔더라. 그걸 받아먹고 사골도 고아주셔서 받아먹고. 한마디로 정우 형에게 내리 사랑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예능 ‘두발로 티켓팅’에 출연하기 전부터 두 사람이 자주 여행을 다닌 덕에 서로의 여행 습관도 찰떡같이 알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사실 저는 누구랑 여행을 가든 잘 맞는다. 많이 걷는다면 걷고 숙소에 하루 종일 누워있으라면 누워있을 수도 있다. 정우 형은 몸을 계속 움직여 많이 걷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두발로 티켓팅’ 출연 덕에 몰랐던 하정우의 예능감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지훈은 “정우 형이 새삼 예능을 잘하는 구나 싶었다. 정우 형의 위트가 여기저기 쓰일 곳이 많은 것 같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정우 형은 지상파에서도 제작발표회에서도 그 위트를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성향이시라면, 저는 좀 유튜브 성향인 것 같다. 한마디로 비방용에 가깝다”는 비교로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저는 약간 취권 스타일이라 음주 개그에 강하다. 그래서 TV 방송에서는 능력 발휘를 못 한다. 대신 술이 들어가면 방송 그 이상”이라고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정우란 좋은 인간 관계가 자신의 삶의 태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고마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지훈은 문득 “저는 주변에 좋은 선배가 되게 많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많다. 연기자 선배도 계시고, 감독님, 좋은 제작자, PD들. 사석에서 운이 좋게 그런 분들을 잘 만났다. 그 분들이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겪은 경험들을 듣는 것만으로 좋은 영향을 받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정우와 하와이 여행을 떠난 일화를 꺼냈다. 주지훈은 “제 신작 개봉을 앞두고 하와이 여행을 같이 갔다. 비행기를 타고 놀러간 여행 첫날 강가에서 미끄러져 팔을 다쳤다. 팔이 찢어져서 꼬매야 했던 상황에 짜증이 났다”며 “정우 형은 담담한 태도로 ‘괜찮냐’며 제 상태를 체크한 뒤 곧바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액땜 다했다 지훈아’, ‘액땜 했으니 신작이 잘 될 거야’라고 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네가 하와이와 몸을 섞었다, 액땜을 다한 것’이라 말해주신 덕에 남은 여행을 상처에 연연하지 않고 잘 보낼 수 있었다”라며 “이렇게 사람은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좋은 인간관계가 사람에게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18년 연기 경력을 쌓은 지금도 하정우에게 연기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그는 “정우 형과 헤어, 메이크업샵이 같아서 자주 수다를 떤다. 그 때마다 현장에서 느낀 여러 고민들을 털어놓곤 한다. 형은 어떻게 그 일을 해결하셨는지 물어본다”라며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듣지 않고 당시 형을 비롯한 선배들의 경험을 듣는 것만으로 정말 큰 위로와 힘을 얻는다. 공진단보다도 큰 힘이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비공식작전’은 8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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