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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버섯 식중독균 검출…"끓여 먹어야 안전" 주의 표기

이명철 기자I 2020.03.18 18:58:14

美 4명 사망 사고…국내 수출업체 리스테리아 발견
위생관리 강화…'가열조리용' 표시 버섯 외 확대 검토

팽이버섯. 이미지투데이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가 팽이버섯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업체 팽이버섯이 식중독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팽이버섯 포장에 ‘가열조리용’인 점을 표시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리스테리아균은 70도 이상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사멸하기 때문에 통상 팽이버섯을 가열·조리해 먹는 국내에서 식중독 사고 발생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표시조치는 대규모 생산업체 8곳에 대해 오는 23일 출하 물량부터 순차 적용한다. 이는 전체 연간 생산량의 95%다.

아울러 팽이버섯을 포함한 버섯 생산업체에 대해 정기 위생점검과 매뉴얼 배포 및 위생관리 교육·홍보도 강화한다. 또 다른 버섯이나 농산물 등으로도 표시 조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미국내에서 4명이 사망하는 등 총 17개주에서 36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감염자 중 6명은 임산부였으며 이 중 2명은 유산을 했다. 식중독 감염 증상은 지난 2016년 11월23일부터 지난해 12월13일 사이에 보고됐다. CDC 측은 “임산부나 65세 이상 노인, 면역력 약한 어린이는 한국산 팽이버섯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으로 팽이버섯을 수출하는 4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2개 업체가 생산한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해당 제품의 유통을 중단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검출된 리스테리아균은 토양이나 물 등 자연환경에서 광범위하게 분포해 버섯 같은 농산물에서 언제든 검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동식 농식품부 농축산물위생품질관리팀장은 “가열하지 않고 섭취해 살균 과정을 거치는 신선편의식품에 비해 일반 농산물은 위생 관리를 통해 최대한 균을 저감할 뿐 완전한 제거는 사실상 힘들다”며 “해외에서도 일반 농산물은 살균·멸균이 아닌 저감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에 조사한 업체가 수출한 팽이버섯이 미국에서 사고를 일으킨 제품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CDC가 식중독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수거·폐기한 제품은 A사 팽이버섯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미국에서 팽이버섯에 대한 수출 제한 같은 조치는 없는 상황으로 조사 협조 요청이 오면 응할 계획”이라며 “그대로 섭취하는 신선편의식품도 리스테리아균을 검사하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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