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맛집] 산마을 식당, 음식 맛이 一品 이예요 !
나리분지에서 신령수까지 한참을 걸어 올랐다.
아침을 먹고 시작된 산책길이었는데도 오래 걸으며 수다를 떤 탓인지 금새 허기가 졌다.
신령수에서 마을로 향해 걷는 발걸음은 허기짐에 빨라졌지만
나를 잡아 끄는 곳곳의 정겨운 풍경들로 인해 조금은 더뎌졌다.
울릉 나리동에서 만난 나즈막한 마을이 참 좋다.
무엇이 덮여져 있을까.
얄팍한 농사 지식으로 추정해보자면 날씨가 추워서 자라는 게 더딘 농작물을 위해
보온성 담요 (?)를 덮어 준 것으로 추정한다.
이 건물은 울릉 나리동 투막집
1910년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본래 고영환씨 소유였으나 문화재로 지정된 후 1987년에 울릉군에서
토지와 가옥을 매입하여 보수 관리하고 있단다.
출입구에는 억새를 발 같이 엮어서 매어 달고 말아 올렸다 내렸다 하여 개폐를 하게 한다.
몸체의 좌측에는 원래 1m 가량 떨어져서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우고 새로 이은 지붕만 있는
외양간이 첫 독립 건물로 배치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외양간을 철거하고 부엌의 좌측에 우데기만 두른 헛칸을 1칸
인접시켜 정면 칸수가 모두 4칸이 되었다.
울릉도 개척 당시 주거의 구조와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다.
뭘까요 ?
척 보고 콩이라는 걸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햇빛에 눈이 부셨는지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콩도 모르는 내가 웃겼던건지, 아주머니께서
" 그거 콩이여 콩 "
쿨하게 한 마디 던지고 집으로 들어가신다.
울릉도에도 옥수수가 이렇게 주렁 주렁 !
옛날에는 옥수수가 강원도에서만 난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농사 짓는거 보니 경주에서도 나고울릉도에서도 나겠더라.
낮은 건물들 몇 개를 지나친다.
드디어 도착한 오늘의 점심을 해결해 줄 '산마을 식당 '
이상하게도 나는 비빔밥이 싫다.
원래 비벼먹거나 국에 말아먹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다가
비빔밥에는 각종 야채가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소화가 안되는 느낌이라 좀 꺼려했다.
생각해보니 아직 전주를 못가봐서 '전주 비빔밥'의 참 맛을 경험해보지 못하긴 했지만
비빔밥은 나에게 그저 그런 음식이었다.
이런 인식을 바꿔준 식당이 바로 산마을 식당 !
비빔밥도 맛있지만 다른 반찬과 전까지 모두 솜씨가 일품이었다.
내부는 마치 산장에 온 것 처럼 나무들로 테이블과 의자가 꾸며져 있었다.
그 위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울릉도 대표 산나물들!
울릉도의 대표적인 산나물은 취나물, 명이, 고비, 섬더덕, 삼나물 등이 있는데
2박3일동안 명이한 번 신나게 먹었다.
음식에 겁이 많다기 보다는 나름의 선입견이 있어서 먹기 싫은건 절대 안먹는데 요즘엔 많이 도전해보려고 노력한다.
명이도 안먹다가 올해 들어서 집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향도 좋고 밥에 싸 먹어도 맛있었다.
울릉도 '명이'도 최고 !
아, 정말 한 상 가득이다.
반찬도 많고 전도 국도 다 맛있어서 숟가락과 젓가락이 동시에 분주하다.
왼쪽 사진 한 켠에 보이는 씨껍데기 동동주는 산채전과 굳 !
먹는다고 많이 바빴나 보다.
슥슥 맛나게 비벼서 명이 얹어 먹는 사진이 없다. 흑흑
나리분지 트레킹 코스를 힘차게 걸었다 와서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더욱 꿀 맛이었고
하나 하나 정성들여 내오는 모습이 좋았던 '산마을 식당'
"제 점수는요 ?!"
91 점 드려요 !!
산마을 식당 . 민박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187번지
TEL : 054 791 4643
WEB : www. narisanmaeul.com
전화주문판매도 한다.
(고로쇠 수액, 명이 짱아찌, 엉겅퀴 김치)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하늬바람 작성시간 10.12.03 나리분지에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 있네요.
저는 워낙 늦게 내려가서.. ㅠ
산마을 식당은 다음에 성인봉 올라갈 때
다시 가려고 마음 먹은 식당입니다.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는..
수고하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mus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12.03 앗 늦게 내려오셨군요 ㅠ_ㅠ
나리동에 정겨운 풍경들 담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
다음 울릉도 갈 때는 더 좋은 풍경들 많이 많이 담으실거라 믿습니다~~! -
작성자바람흔적 작성시간 10.12.03 산마을식당의 산채비빔밥 아주 좋았죠,
다음에 가면 한번 더 먹어 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