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식감 우수, 수확량 많아 소득도 높아요
‘여름느타리’라고 불리는 산느타리버섯은 아열대 지역 등 고온에서 자라는 버섯이다. 갓이 크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기 맛이 나는 특징 때문에 ‘고기느타리’로 불리며 소비가 느는 추세다.최근 기존 느타리버섯보다 수확량이 월등히 많고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산느타리버섯 신품종 <산타리>가 새 소득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2년 전부터 맛과 기능성? 우수한 산타리 재배에 나선 경기 용인의 한갑규 씨(53·한스농원 농장주)는 “산타리 품종으로 바꾸고 나서 수량성도 좋아지고 매출도 20％ 정도 늘어났다. 산타리는 출하가격도 일반 느타리버섯보다 1.5~2배 높아 효자 소득원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에 느타리버섯 균상재배를 시작한 한씨는 점차 버섯 가격이 하락하자 대량 생산을 위해 2002년부터 <춘추>와 <수한> 느타리버섯 품종을 병재배했다.
“당시 하루에 4000병(배지 입병량) 정도 느타리버섯을 병재배했는데 과잉 생산으로 느타리버섯 가격이 형편없? 하락했어요. 고민 끝에 다른 농가처럼 재배 규모를 늘리기보다 다품목 소량 생산으로 고품질 버섯을 생산해 제값을 받는 전략을 선택했지요.” 한씨는 5년 전 일반 느타리버섯보다 맛과 향이 우수한 산느타리버섯 <호산>을 도입했다. 한씨에 따르면 호산은 식감과 수확량은 좋지만 여름철에 버섯에 하얀 분사체가 생기고, 가격도 일반 느타리 버섯보다 2배 이상 비싸 소비를 늘리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후 기존 품종보다 수확량이 많고 저장성까지 우수한 산타리가 개발되자 발 빠르게 품종을 전환했다. 현재 한씨는 일반 느타리버섯과 산살타리 버섯 외에 새송이·녹각영지·노루궁뎅이버섯 등도 재배한다.
산타리 품종을 개발한 경기도농업기술원 버섯연구소 최종인 박사는 “산타리는 식감이 졸깃졸깃해 불에 구우면 쇠고기 맛과 굴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단백질·칼슘 함량이 많고 일반 느타리버섯에 비해 아르기닌·글루탐산 등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기능성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산타리 수확량 150~170g, 배지는 106℃로 상압살균] 다발 형태로 발생하는 산타리는 병재배 기술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품종이다. 수확량이 기존 호산(병배지 1개당 100~120g) 품종 대비 1.3배 이상 높아 평균 150~170g이다.
산타리 재배법은 일반 느타리버섯 병재배법에 준한다. 한씨는 산타리 배지는 기존 느타리버섯 배지에 비해 면실박(목화씨 기름 찌꺼기)의 배합 비율을 약 10％ 낮춰 제조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톱밥·비트펄프·면실박 등 기본 배지 재료를 배합비(50:30:20)에 맞게 혼합하고 배지 수분 함량은 67~68%로 맞춰준다. 배지 주원료는 포플러 톱밥을 쓰고 부재료로 밀기울·쌀겨·콩깻묵 등을 영양원으로 미량 첨가한다. 버섯 특성에 따라 배지 입병량이 다른데 새송이버섯은 780~800g까지 넣?, 생육 기간이 짧은 산타리는 720~740g(1100㏄, 75파이)을 넣고 있다.
보통 느타리버섯 배지 제조 후 무균 상태를 만들기 위해 고압살균을 하지만 한씨는 직접 만든 살균기를 이용해 상압살균을 한다.
“그동안 산타리 종균을 접종하기 전에 배지를 무균 상태로 만들기 위해 고온 살균기에서 121℃로 90분간 살균했어요. 버섯 배지의 오염률을 낮추기 위해 오랜 시험 끝에 상압살균 방식으로 바꿨어요. 지금은 106℃로 250분간 배지를 상압살균해요.” [배양 기간 30~35일, 온도 20℃·습도 55~60％ 적당] 산타리 배지를 살균 후 냉?실에서 12시간 정도 13℃까지 냉각한 다음 종균을 접종한다. 산타리는 종균 배양 시간이 짧고 균사 활력이 우수하다. 보통 산타리 종균을 접종할 때 배지 한 병당 고체 종균을 10~11g 접종하고 있다.
한씨는 “고품질 산타리 생산을 위해 중요한 것은 배지 제조부터 배양까지 과정이다. 특히 종균 배양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산타리 배지는 배양실에서 온도 20℃, 습도 55~60％로 30~35일 배양해요. 이때 온습도 관리는 일반 느타리버섯과 똑같아요. 균사 활력이 좋은 산타리는 배지 배양할 때 호흡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별히 환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해요.” 한씨는 배지 배양 초기에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7000~8000ppm 유지하고, 후기에는 5000ppm으로 낮춰 관리한다. 이때 배양실의 오염을 막고 이물질 등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헤파필터를 이용해 깨끗한 공기를 배양실에 주입한다.
배양이 끝난 산타리 배지는 균 긁기(노화균 제거) 작업을 한 후 생육실로 옮겨 버섯 발이(발생)를 유도한다. 이때 버섯 발생이 쉽도록 배지를 거꾸로 입상한 후 습도는 97~98％, 온도는 20℃ 정도 유지하고 3일 후 배지를 뒤집는다.
균 긁기한 후 일반 살타리버섯은 8~10일(겨울철 기준) 뒤 출하하는데, 산타리는 6~7일 만에 출하해 회전율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이에 한씨는 산타리는 다른 품종에 비해 발이 개체 수가 많고 빨리 크기 때문에 생육할 때 집중해서 잘 봐야 품질이 우수한 버섯을 생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산타리는 발이와 생육 온도가 17~20℃로 중고 온성 품종이에요. 시장에서는 갓 색이 진한 산타리를 선호하지요. 생육 온도 20℃ 이상에서 재배하면 버섯갓 색이 연해지므로 유의해야 해요. 재배사의 자동화 시설이 잘돼 있지만 수시로 버섯의 생육 모습을 관찰하고 환경 관리에 신경 써서 고품질 버섯을 만들어요.” [환경 관리 중요, 생육 후기 17℃로 낮춰] 한씨는 생육 초기에는 20℃로 온도 관리를 하다가 생육 후기로 갈수록 점차 온도를 낮춰 17℃까지 떨어뜨린다고 귀띔했다. 산타리를 생육할 때 습도는 93~95％,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ppm±50으로 관리한다. 아울러 버섯갓 색이 진하고 균일하게 생육할 수 있도록 청백색 LED 광원을 활용한다.
이에 대해 버섯연구소 최 박사는 버섯 발이 시기와 생육 초기에는 청백색 LED를 40룩스 이하로 소등과 점등을 반복적으로 하고, 생육 중기부터 수확기까지는 LED 광을 높여서 80~100룩스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확량 많고 맛·식감 우수해 소득원으로 관심 높아] 한씨는 산타리의 갓이 약 4㎝ 크기로 자랐을 때 수확 후 출하한다. 산타리 출하량은 일주일 평균 1.2~1.5t이며, 산나물이 나오는 봄철과 무더위가 심한 여름철에 출하량이 다소 감소한다. 일반 느타리 버섯(2㎏, 출하가격 4500~6500원)에 비해 산타리 출하가격은 20~30％ 높고, 판매가격은 1.5배 높게 형성돼 있다.
“산타리는 다른 품종에 비해 수확량이 많고 저장성이 우수해 소득원으로 관심이 높아요. 일반 느타리버섯보다 식감이 우수하고 맛도 월등해서 고급식당이나 버섯 요리 전문점 등 특화된 시장에서 가능성이 충분해요. 하지만 새로운 버섯을 잘 소비하지 않는 것이 걸림돌이지요. 산타리의 소비를 늘리려면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우선돼야 해요.” 한씨는 “향후에는 산타리에 이어 노랑느타리 등 기능성 버섯을 재배할 계획으로 농가와 힘을 합쳐 가공과 버섯 요리 식당 운영 등을 통해 소비 확대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글 이진랑 사진 김남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