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를 장미의 도시로 만들어준 로즈가든, 국제 장미 시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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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16.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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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장미 시험 정원 (International Rose Test Garden)

하나씩 별명을 가진 도시들을 그 도시만의 낭만을 품고있는 듯이 빛이 난다.

시티 오브 로즈(City of Rose)라는 향기로운 별명을 갖고 있는 포틀랜드는 길 표시판에는 장미가 새겨져 있다.

봄에 포틀랜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은

바로 포틀랜드의 장미정원국제 장미 시험 정원(International Rose Test Garden)이다.

사실 이름도 거창해서 포틀랜드 장미정원 혹은 포틀랜드 로즈가든으로 더 많이 불린다.

포틀랜드 로즈가든은 재패니즈 가든, 오레곤 동물원, 포틀랜드 어린이 박물관이 모여있는 워싱턴 공원(Washington Park)에 있다.

위치 상으로는 재패니즈 가든의 주차장에서 가장 가깝게 붙어있기 때문에 주차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데

공원 내부에는 성수기(5~10월)에는 매일, 비성수기(11~4월)에는 주말에 15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을 운행한다.

5월부터 10월 중 어느 시기에 가도 610종에 달하는 10000그루의 다양한 장미들이 있기 때문에 장미들을 피어있지만

대부분의 장미들이 피는 6월에 가는 것이 국제 장미 시험 정원을 가장 아름답게 즐길 수 있다.

5월 말부터 9월 초에는 매일 오후 1시에 로즈가든 투어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는데,

로즈가든의 가장 왼편에 있는 로즈가든 스토어(Rose Garden Store) 앞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포틀랜드 재패니즈 가든(Japanese Garden)과 로즈가든은 중간에 테니스장이 있는데 사실 테니스장부터가 로즈가든의 시작이다.

운이 좋게 재패니즈 가든에 차를 대고 테니스장을 지나 계단을 내려오면 어렴풋이 보이는 한가득 핀 장미들이 보인다.

눈앞을 사로잡은 형형색색의 장미들만큼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이 코를 가득 찌르는 장미향이다.

포틀랜드가 장미의 도시가 될 수 있게 만들었던 인물 중 하나는 이전에 올렸던 피톡맨션(Pittock Mansion)에 잠시 등장했다.

포틀랜드의 역사와 함께한 피톡부부 중 아내인 조지아나 피톡은 1888년부터 장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었는데,

자신의 정원에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장미 전시를 함께 했다고 한다.

조지아나 피톡은 1889년 포틀랜드 로즈 소사이어티(Portland Rose Society)를 만든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포틀랜드 로즈 소사이어티는 장미 문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장미 재배를 장려하는 비영리단체이다.

포틀랜드가 장미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간단히 말해 포틀랜드에 장미가 많았기 때문인데,

1890년 대에 새로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장미 종류인 마담 캐롤라인 테스투(Madame Caroline Testout)를

당시 유럽에서 포틀랜드를 포함해 미국 전역으로 많이 수입해왔다고 한다.

1905년에 포틀랜드는 만국박람회인 루이스 앤 클라크 엑스포(Lewis and Clark Exposition)를 개최했는데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방문객을 위해 사람들이 걷는 인도에 50만 송이나 되는 마담 캐롤라인 테스투를 심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포틀랜드는 장미가 많은 장미의 도시로 눈도장을 찍게 되었다.

포틀랜드가 장미의 도시로 불리게 된 이유처럼 국제 시험 장미 정원도 포틀랜드의 대표 로즈가든이 된 이유도 분명하다.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유럽의 장미 애호가들은 많은 종류의 특별한 장미들이 폭탄으로 파괴될 것을 걱정했는데,

1915년 오레곤 저널(Oregon Journal)의 에디터였던 제시 A. 커리(Jesse A. Currey)가

포틀랜드 국제 시험 장미 정원을 전쟁을 피해 장미의 피난처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공원에서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1917년부터 영국에서 장미를 보내 심었다고 한다.

포틀랜드는 장미의 도시로서의 임무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봄에 펼쳐지는 장미축제를 보면 알 수 있다.

장미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퍼레이드부터 장미 전시, 불꽃놀이 등 다양한 행사들을 하는데,

매년 포틀랜드 베스트 로즈(Portland's Best Rose) 시상식도 진행한다.

6월 수천 가지의 장미들이 선보이고 그중 최고의 장미를 선정해 상을 수여하게 된다.

재밌는 점은 포틀랜드가 북미에서 유일하게 이런 상을 수여하는 도시라는 점!

2006년에는 국제 시험 장미 정원이 세계장미회(World Federation of Rose Societies)에서 수여하는 최고 정원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매년 600여 가지가 넘는 종류의 장미들 중 10~20개의 종류만 새로운 장미들로 바뀐다고 하는데

장미 만으로 거대한 정원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아름다운데 구역마다 처음 보는 장미들도 정말 많아서 사진 찍기 바빴다.

로즈가든 전 구역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 남기기 바빴던 장미 아치도 햇살이 흐드러지듯 예뻤다.

국제 장미 시험 정원 자체의 구조는 굉장히 단순하고 발길 닿는 곳곳마다 새로운 종류의 장미가 있어서

정원 자체의 얘기보다는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다.

해가 나는 낮에 가는 것이 장미의 아름다운 색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서 가장 좋지만

로즈가든 내부에는 전부 걸어 다녀야 하고 그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를 피할 모자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로즈가든의 양 끝에는 피크닉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원형 경기장이 있어 봄날의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

자연이 만들어내는 모든 아름다움을 색으로 표현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장미만 덩그러니 있는 사진이 핸드폰에 넘쳐날 정도인데도 뒤돌면 또 예쁜 장미가 있어 또 찍게 되고 그랬다.

셀카를 위한 팁이 있다면 다리를 쫙 벌려서서 키를 낮추고 상체를 기준으로 사진을 찍으면

뒷면이 온통 장미 세상인 공간에서 찍은 것처럼 나온다.



포틀랜드를 장미의 도시로 만든 조지아나 피톡의 생을 엿볼 수 있는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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