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균 1 - 광범위 천연 방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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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11. 13:06

이웃추가

2년 전 제 블로그 이웃 분 중의 한 분이 친환경 방제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시면서 BT균과 같이 곤충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방제법을 찾으셨던 적이 있습니다. BT균제는 나방류에게 효과가 적은 것은 아니나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곤충들 전반에 그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곤충들이 섭취를 해야만 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알이나 성충에게는 효과가 거의 없어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거든요.

최근에 백강균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이것이 BT균에 비해 좀 더 광범위하게 곤충들의 방제에 도움이 될 듯 하여 오랫만에 글을 정리해 봅니다.

백강균 뿐만이 아니라 녹강균 역시 곤충에 기생하여 백강균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여러자료에서 볼 수 있었으나, 저는 오늘 백강균에 촛점을 맞추어 글을 써내려가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 정리해보려는 백강균의 배양은 우리가 쉽게 백강균이 포함된 원종을 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백강균은 농축하여 시판된 농자재가 나와 있는 반면, 녹강균은 아직 따로 원종으로 삼을만한 제품이 나와있지 않아서입니다.

백강균은 생물학적 분류로 동충하초 강 동충하초 목에 속합니다. 동충하초균들 중에서 가루형태의 분생포자를 만들어내는 불완전 세대를 지닌 진균, 즉 버섯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동충하초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冬), 겨울에는 충(蟲), 곤충으로 지내다가 하(夏),여름에는 초(草), 풀이 되는 곤충에 기생하는 식물이예요.

백강균의 이름에 있는 백(白)은 흰색을 의미하고, 강은 굳어질 강(殭)으로 강시에 사용하는 강(殭)자와 같은 한자라고 해요. 백강균에 감염된 곤충들의 병이름이 백색굳음병이나 노란 굳음병인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어요.

이 병에 곤충이 감염되면 치사율이 높아서 곤충 재배농가에서는 곤충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느끼는 공포가 어쩌면 곤충들이 동충하초류의 버섯들에게 느끼는 공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백강균의 학명은 Beauveria Bassiana (보오베리아 바시아나, 보베리아 바씨아나, 뷰베리아 바씌아나, 뷔베리아 배씨아너) 입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나 학술 자료에서 간혹 다른 이름으로 찾아볼 수 있어서 먼저 이명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백강균에 관한 자료는 크게 세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었어요.

하나는 무시무시한 곤충들의 전염병으로 백강균 자체에 대한 방역을 목적으로 하는 곤충 사육 농가의 자료와, 다른 하나는 바로 그 성질을 이용해 곤충들을 방제하려는 식물 재배 농가들의 자료입니다.

목적은 서로 반대되는 양극에 서 있으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매개로 양측 모두 백강균에 대한 연구가 있으므로 양쪽의 자료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항암, 항염 등의 동충하초가 지니고 있는 약성을 이용하려는 산야초, 건강 관련의 자료들입니다. 이는 백강균을 농사에 이용하려는 제 글의 의도와는 달라 누락시켰어요.

위의 농진청 링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백강균을 포함한 곤충병원성균들이 곤충에 기생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식물의 떡잎에 해당하는 발아관이 곤충의 외피 밑에 있는 내피의 얇은 막을 뚫을 수 있어서라고 해요. 거기에 효소를 분비하여 곤충의 얇은 막을 녹여내어 곤충 내부 진입에 성공하면 그 안에서 균사가 자리를 잡는다고 합니다. 곤충 내부의 균사는 곤충의 면역체계를 방해하기 위해 독소까지 배출한다고 하니 천연방제제로는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듯 합니다.

왼쪽은 백강균에 감염된 매미의 사진이고, 오른쪽은 영화 에어리언에 나오는 인간을 숙주로 삼는 외계인입니다. 생물을 숙주로 삼아 자란다는 점이 비슷하여 비교해보았어요. "You make my chest burst! (당신은 내 가슴을 터지게 해)" 말 그대로 진짜 가슴을 터지게 하는 ^^; 기생생물들이죠. (왼쪽 이미지 출처 : https://images.app.goo.gl/ZTcBFaU42CFuWxch6

, 오른쪽 이미지 출처 : https://images.app.goo.gl/iHAF4NosQbQxTndc7)

이렇게 자라나기 시작한 백강균들이 곤충의 몸에 가득 차 곤충을 죽이고, 마디마디 사이로 빠져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흰가루에 덮힌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빈대나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모기 방제에도 백강균을 사용 할 수 있다고 하니 백강균의 사용 범위는 BT균에 비해 훨씬 폭이 넓은듯합니다. 아래 사진은 백강균에게 피해를 입은 메뚜기들입니다. (이미지출처 : 보 베리아 바시 아나-Wikipedia - https://en.m.wikipedia.org/wiki/Beauveria_bassiana)

농진청 자료에서 백강균이 숙주로 삼을 수 있는 곤충의 종류가 500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매미, 사마귀, 누에, 노린재, 잠자리, 개미 등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콩과 작물 재배에 흔하게 볼 수 있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와 과수 재배에 피해를 자주 입히는 복숭아순나방 방제에도 이 백강균을 이용해 만든 미생물제재의 특허를 찾아볼 수 있었어요.

그밖에도 위키디피아에서는 불개미, 총채벌레류, 가루이, 진딧물과 풍뎅이 종류들의 방제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나무위키에서는 배추좀나방, 콜로라도 감자잎 벌레, 왜콩풍뎅이, 옥수수 들명나방들의 방제에도 쓰인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해충들의 이름이고, 배추, 감자, 옥수수 등과 같이 많이 재배하는 작물들이여서 농사 전반에 걸쳐 백강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아보입니다.

일반 작물들 뿐만이 아니라 목재에 서식하는 감나무좀을 백강균과 녹강균을 이용해 방제를하고 그 효과에 대해 기술한 연구도 찾아볼 수 있었어요.

곤충들을 방제할 뿐만이 아니라 백강균에는 식물 병원성 세균의 억제 효과가 있어 생물학적 방제제로 사용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논문의 초록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백강균은 광범위 종합 구충제(^^), 아니 광범위 천연 방제제(!)로 다양하게 연구되어지고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한국의 동충하초'의 저자 성재모님은 이 백강균을 농사에 이용할 때 장점을 다음과 같이 밝히셨다고 합니다.

화학농약과 비교하여 안전하다.

생태계에 균형을 깨트리지 않는다.

동충하초의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그 효과가 당해에 끝나는 화학농약에 비해 상당히 길다.

기타 다른 방제 수단과 병용이 가능하다.

화학농약에 비해 대상 해충의 저항 가능성이 적다.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다.

(유전자 조작에 대해서는 아직 찬반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렇게 균을 이용한 방제에는 병을 유발하는 감염원의 양, 병에 걸리는 기주 개체균의 밀도와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과 온도, 습도, 빛의 양, 바람 등과 같은 비생물학적인 환경 요인이 잘 맞아야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달리 말해보자면 백강균을 얼마나 투입하느냐, 밭에 곤충들이 얼마나 있느냐, 기후가 어떠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특히 습도가 낮을 때에는 백강균이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건조한 환경에서도 백강균의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최근 소식도 접할 수 있었어요.

캐나다에서 Botaniguard ES 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백강균제제를 사용하신 분께서는 이 백강균이 유익한 곤충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가급적 급한 상황에서만 사용을 하셨다는 글을 주셨어요. 캐나다의 경우 익충을 사용한 생물학적인 방제를 우선으로 놓고 있어서 백강균제제는 온실 내부에서만 사용이 허락되어있고, 캘리포니아와 같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백강균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고하니 참고하세요.

백강균 제제 살포 후 효과를 나타나는데에는 다른 미생물 제제와 비슷하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한번에 방제되는 효과좋은 광범위 천연 방제제가 있다면 유기농이 조금 쉬워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유기농자재가 비싸다보니 시판 자재를 구입해 사용하면 손이 조금 덜 갈 뿐, 비용면에서 큰 이익은 없는 것이 현실인듯 합니다.

유기농 재배는 식물의 영양 관리보다는 방제에 더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제충국이나 기타 독성이 있는 천연물의 독성물질을 알코올이나 가열을 통해 우려내어 방제제로 사용하는 것,

나방류 애벌레 방제를 위한 BT균제의 사용,

페로몬 트랩이나 끈끈이, 방충망의 설치,

땅심을 길러 토양 내 유용 미생물, 방선균과 포식성 선충의 밀도를 높여 토양내 곤충들의 개체를 줄이는 것 정도가 제가 알고 있는 유기농 방제법입니다.

이 각각의 방제법을 직접 내 땅에 적용해보기위해서 해내어야하는 일들의 노동과 가짓수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방제제 하나만해도 계량하고, 조건을 갖추어 만들고, 기다리고, 소분하고, 마지막으로 다시 계량하여 희석 비율 맞추어 작물에 뿌리기까지...매 단계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노동과 노력 때문에 유기농을 지켜나가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듯 합니다.

친환경 방제제를 만들어내는 이런 저런 고단함을 극복하고 백강균을 내 땅에 사용을 하고 안하고는 개개 농가의 형편에 맞추어 결정하는 것이지만... 다만, 선택의 폭은 좁은 것보다는 넓은 것이 나을 듯하여 하나의 옵션을 더해보고자 백강균에 관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백강균의 배양에 관한 자료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로 인사드릴 때까지 이웃님들 모두 백강균만큼 무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잘 이겨내시길 기원드립니다.

이 글을 작성하며 도움을 얻은 여러분들의 글입니다. 감사의 마음 함께 전해드립니다.

○ 농진청 백강균 정의 : 농업용어사전 | 농사로 - http://www.nongsaro.go.kr/portal/ps/psq/psqb/farmTermDicLst.ps?menuId=PS00064&searchWord=%EB%88%84%EC%97%90%EC%9D%98%EB%B3%B4%EC%98%A4%EB%B2%A0%EB%A6%AC%EC%95%84%EB%B3%91%EA%B7%A0&totalSearchYn=Y

○ 백강균을 이용한 생물학적인 방제로 진딧물과 나방류의 방제효과기대 : [경상매일신문] 포항, 생물적 방제술 활용…농약허용관리제 대응

http://me2.do/FgzP5K4y

○ 백강균의 기생 방법 : 몰살의 공포! 곤충병원성 곰팡이 [백강균]

http://naver.me/5L0OW6Ul

○ 백강균의 곤충내 작용 : 백강균대량생산 : 네이버 카페

http://naver.me/xs4ILSqW

○ 녹강균과 지중해이리응애를 살포하여 가지에 발생하는 오이총재벌레를 방제한 일본의 경우 : 적색방충망·천적 활용해 잡는다

http://me2.do/FOi1Ypws

○ 목재에 서식하는 해충인 감나무좀을 백강균과 녹강균을 이용해 방제한 연구논문 : 기술정보 > 논문 | 기업공감원스톱서비스 - https://www.sos1379.go.kr/techint/paper/view;jsessionid=cPWwZ4MSpqpth1NWI1GJQ216.smehp02?id=21289

○ 백강균을 이용해 방제하는 곤충들의 종류 : 백강균 - 나무위키

http://me2.do/xmkDrKOc

○ 식물 병원성 세균의 억제 효과 : 백강균(Beauveria bassiana)을 이용한 식물병원성세균 생장억제효능 검증 - http://www.ndsl.kr/ndsl/search/detail/article/articleSearchResultDetail.do?cn=JAKO201114364645161

○ 동충하초를 이용한 천연농약의 장단점 : 자닮 모바일 사이트, 기생균 버섯을 이용한 천연농약의 가능성 - http://m.jadam.kr/news/articleView.html?idxno=5434

○ 백강균이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와 복숭아순나방 방제에도 효과가 있다. : 신규미생물 보베리아 바시아나 ARP 14 균주 및 이를 이용한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와 복숭아순나방 방제용 미생물 제제 (Beauveria bassiana ARP 14 and microbial agent for controlling Riptortus pedestris and Graphorita molesta using it) KIPRIS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http://me2.do/xhOgAjek

빈하늘
빈하늘 원예·재배

생산자이기보다는 소비자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아직은 소비자에 가깝지만, 매일 마주 대하는 작은 텃밭을 통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것들을 새로 배우고, 또 새롭게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