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숲길에서 만난 다양한 버섯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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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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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최소 한두 번은 꼭 산책하게 되는 동네 숲길은 나의 아지트가 된 지 오래다.

어쩌다 한 번을 가든, 하루에 몇 번을 가든 숲길을 갈 때마다 난 항상 새롭다 느꼈고,

또 만나는 사람마다 그 느낌을 살려 누누이 자랑하며 살고 있다.

일상의 자연으로부터 오감 만족을 숲길에서 얻기 때문이다.

며칠 전 잦은 비 내림으로 눅눅해진 숲길에는 각양각색의 버섯이 저마다의 모습을 드러냈다.

여느 때와는 색다른 환경을 볼 수 있었는데, 보면서도 못 본 척, 알면서도 모른 척,

운동하느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해서 오늘은 작정하고 카메라를 들고 숲길에 들어섰다.

갈색쥐눈물버섯(갈색먹물버섯)

비온 후, 맑은 날로 이어져서인지 엊그제 보았던 버섯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부분 버섯은 그늘지고 습한 환경을 좋아한 때문인지, 비가 온 뒤 특히 아침 시간에 잘 보인다.

그러다가도 햇볕이 들기 시작하면 사그라져버리거나 금방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깔쥐눈물버섯 or 갈색먹물버섯

숲길 입구에서 맨 처음 본 버섯이다.

땅 가까이에 밀착되어 있는 버섯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름처럼

갓이 고깔 같기도 하고, 갈색먹물을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같은 생육 조건에서 떼를 지어 자라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둥근 종 모양에서 차차 편평하게 되고 가운데가 볼록한 게 특징이다.

많은 개체 수임에도 키가 작아서

몸을 최대한 낮춰야만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버섯이다.

갓 표면은 연한 황갈색으로

가장자리에 방사상의 홈으로 된 줄무늬가 있다.

주름살은 처음에 흰색이다가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서서히 액화되는 경향이 있다.

어린 갈색먹물버섯은 식용 가능하다니

맛이 어떨지!

야생버섯은 일단 독버섯으로 간주하는 걸로~

암갈색살팽이버섯, 구름버섯

이 버섯은 특히 죽은 나무의 그루터기에 기생하는

가장 흔한 버섯으로 1년 내내 볼 수 있다.

나무 말뚝이나 흙길 섶에서 자주 보일 만큼

마른 환경에서도 잘 자라 이따금 발부리에다 채이기도 한다.

가죽처럼 질긴 표면은

회백색 혹은 회황색 띠를 두른 모습이 예쁘게 생겼다.

꽃처럼 구름처럼 눈길이 종종 머물러 가는 버섯이다.

말징버섯

어쩌다 한두 개 툭 튀어나와 있는 이 버섯은

동그란 모양의 다갈색과 적갈색을 띠고 있어

이름이 특이하고 생김새도 생소하다.

숲속의 썩은 낙엽이 많은 곳에

무리를 지어 있거나 한 개씩 자란 것을 볼 수 있다.

크림끈적버섯

애기밀버섯

가랑잎밀버섯

갈색쥐눈물버섯(갈색먹물버섯)

갈색쥐눈물버섯류는 갓난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는 모습처럼 예쁘고 앙증스럽다.

봄부터 가을까지 나무의 썩은 줄기, 밑동, 뿌리목,

그루터기 또는 그 주위에 뭉쳐서 자란다.

버섯갓은 달걀 모양이다가 종 모양, 원뿔 모양으로 변하며

더 펴지면 주변부는 위로 말린다.

암회색광대버섯

여름과 가을사이 숲속에서 홀로 있거나

무리지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대부분 버섯류가 그렇듯,

둥근 산모양이나 가운데가 오목하다.

표면은 하얀색으로 가운데만 암회색이다.

축축하여 끈적기가 있고 냄새가 고약하다.

개나리광대버섯

개나리색을 띠고 있어 개나리광대버섯이란 이름을 가졌을까?

노란 색상의 이미지는 희고 어두운 톤을 가진

여타의 버섯들과 차이가 보여져 이쁘고 상큼하다.

썩은 나무의 이끼 사이에서 땅 위로 쑥 올라와 있다.

균모는 어릴 때는 원추형이나 갓은 둥근 산 모양을 하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편평해진다.

위장관, 신경계에 아마톡신 중독을 일으키는 독버섯이다.

처음 봤을 때 2시간 후

버섯들에 있어 2시간 차이는 어마어마한 것 같다.

아예 없어져 버렸거나,

새로 발생한 버섯이 있는 걸 보면~

담황색광대버섯

흰무당버섯

숲길에서 많이 봐 왔던 무당버섯은

가장 익숙한 버섯 중의 하나이다.

갓 표면은 백색인데 안쪽으로 황갈색을 띠고 있다.

갓의 중앙이 오목반구형에서 깔때기꼴로 변한다.

주름살이 빽빽하고 속이 빈 원통형이다.

역시 독버섯이다.

먹물버섯

먹물버섯은 작년에도 숲길을 오가다 담은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본 버섯인데

풀밭에 온통 흰색 기둥이 솟아올라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엄청 신기하게 바라보고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있다.

백색 원기둥처럼 생긴 꼭대기가

나중에 종모양 또는 편평형으로 되다가 파열되어

가장자리가 먹물모양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색다르다.

버섯은 대체로 추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 같다.

젖버섯

이 버섯은 무당버섯처럼 흔한 버섯인데

젖버섯이란 이름이 생소하다.

원통형으로 중앙오목반구형에서 깔때기 모양을 하고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가 있다.

상처를 내면 젖과 같은 액체가 흐른다.

큰우산광대버섯

촘촘한 주름 갓이 우산처럼 생긴 데다

암회색의 가루 조각으로 덮여 있어서 얼룩무늬를 나타낸다.

풀밭 등지에서 흔히 보게되는 버섯이다.

구형 주름살 가장자리가

기계로 찍어낸 것처럼 촘촘하고 실한 것이

식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한다.

아차! 독버섯이다.

접시껄껄이그물버섯

왜 '접시껄껄이그물'이란 이름이 붙여졌을까?

광대버섯류

마귀광대버섯

암적색분말광대버섯

황갈색분광대버섯이라고도 한다.

여름철 수풀 속 흙에 무리로 자라거나 한 개씩 자란다.

버섯갓은 처음에 볼록하다가 나중에는 편평하면서 둥글게 변한다.

갓 표면은 붉은 갈색 또는 엷은 붉은 갈색으로 밝은 갈색빛

오렌지색 또는 살구색의 작은 알갱이가 가장자리에 있다.

예쁜 버섯은 왜 다 독버섯일까?

고깔쥐눈물버섯

숲길 입구에서 맨처음 보았던 버섯이다.

입구로 되돌아가던 길 안부가 궁금해서 다시 봤는데

2시간 차이를 두고 이미 녹아 없어져 버린 것들과

갓이 더 벌어져 형태가 달라진 모습의 버섯을 볼 수 있었다.

갓 표면은 연한 황갈색으로 어릴 때에는

작은 운모와 같은 가루로 뒤덮여 있지만

나중에는 떨어져 가장자리에 홈으로 된 줄무늬가 있다.

주름살이 처음에 흰색이다가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서서히 녹아내리게 되는데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는 버섯의 추한 모습이다.

산과 들에 널리 퍼져 있는 버섯들은 여러 가지 빛깔과 모양으로 변하기도 하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쉽게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숲길을 지나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버섯 군이 우후죽순 군집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비슷비슷하게 생긴 데다 동종의 버섯에 붙어진 이름도 수십 가지여서 이름을 외우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에도 버섯 군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

내게 오감각을 깨우는 숲길은 언제봐도 질리지 않아서 좋다.

※ 버섯 종류가 비슷비슷한 데다 같은 버섯일지라도 이름이 다양해서

위에 표기한 버섯 이름이 잘못 기재되었거나 틀릴 수 있음을 밝혀둔다.

마법의 숲
마법의 숲 일상·생각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생각나는 것... 지극히 주관적인 감성을 거름 삼아 소일하는 텃밭이 있어 즐거운, 숲속 언저리로 그 텃밭을 옮겨 놓으면 새소리 지저귀는 마법의 숲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