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는 인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의 응축된 영양이 가을에 정점을 찍기 때문인데요. 무는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하지만, 특히 김장철 가을무는 단맛이 높고 아삭한 식감이 으뜸입니다. 오늘은 이맘때 꼭 먹어야 하는 가을무의 다양한 효능과 좋은 무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비타민 C 가득한 채소
무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요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는 조연이 되어 맛의 밸런스를 맞추곤 합니다. 전천후로 사랑받는 무는 100g당 13kcal의 적은 열량과 풍부한 섬유소로 영양 과잉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가을에 수확한 무를 땅속에 묻어두고 겨우내 먹었는데요. 가을무는 비타민 C가 사과보다 10배가량 많이 들어 있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먹을 게 없던 시절에도 무 하나로 비타민 부족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소화에 좋은 무
흔히 고구마와 동치미를 곁들여 먹는데, 이는 무가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는 소화는 물론 해독 효과도 탁월한데 여기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병자호란이 끝나고 청나라로 끌려간 조선인 포로에게 식량으로 메밀을 잔뜩 공급했다고 하는데요. 메밀에 독성이 있으니 그것만 먹다가 죽으라는 흉계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조선 사람들은 죽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메밀국수에 무를 잔뜩 갈아 넣어 먹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예로부터 무는 밀독(밀가루 독)을 푸는 데도 좋다고 여겨 국수와 함께 먹곤 했습니다.
자장면에 단무지를 먹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무는 녹말을 분해하는 효과가 탁월해 밥을 주식으로 하는 밥상에 무가 들어 있는 반찬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입니다.
햇볕에 말리면 칼슘 함량 증가
가을볕에 말린 무말랭이도 인기입니다. 무를 말리면 칼슘 함량이 말리기 전의 10배로 증가하면서 철분이 풍부해 골다 공증과 빈혈 예방에 좋습니다. 활동량과 일조량이 적어 햇볕을 쬐지 못하는 겨울에는 뼈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말랭이를 섭취하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겨우내 무를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다”는 속담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닌데요. 잘 키운 무 하나면 열 인삼 부럽지 않습니다.
껍질부터 줄기까지 버릴 게 하나 없는 무
무 껍질에 비타민이 많으므로 무즙을 낼 때 껍질은 벗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무의 줄기인 무청을 말린 시래기에는 풍부한 식이섬유와 칼슘, 철분 등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기침이나 인후통에 무를 삶은 물을 마시면 증세 호전에 도움이 됩니다. 무에는 독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식중독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좋은 무 고르는 방법!
무의 뿌리 부분은 하얗게 윤기가 있고 단단한 것이 좋고, 무청이 달려 있는 것이 싱싱하고 맛이 좋습니다. 잎은 초록색이면서 뿌리가 묵직하게 중량감이 있는 것을 고르고, 무 잎이 잘려져 있을 경우는 잘린 쪽에 구멍이 있거나 변색이 되었으면 피해야 합니다. 바람이 든 무는 맛이 없고 비타민 함량도 떨어지는데, 대부분 줄기를 보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잔뿌리가 많지 않고 묵직한 것이 바람이 들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매끈하고 상처가 없는 무를 골라야 합니다.
출처 : 건강보험 VOL.253 2019.11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