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장님이나 다름없는 버섯맹(!) 셋이서 올라간 웃동네 뒷산.
가지버섯, 솔버섯, 참버섯…그리고 ‘잡버섯’이라 불리는 이름 모를 온갖 버섯들..
독버섯인지 식용인지 구분도 못하니 눈 뜬 장님이 따로 없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보이지 않던 송이버섯과 하산길에 우연히 마주친다. 세 송이가 나란히 고개를 올리고 있던 작은 송이밭에 환호성이 절로.
자세히 살펴보니 또 다른 ‘눈 뜬 장님’의 발에 밟힌 ‘눈 먼 송이’ 들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돈(1kg에 20만원씩이나!)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송이버섯만을 찾지만,
물과 공기처럼 흔한 것이야말로 생명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것처럼
흔하디 흔하다는 이유로 ‘잡버섯’으로 불리는 많은 버섯들이야말로 누구에게나 버섯의 진미를 전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 아닐까 싶다.
지구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울 수 있으나 단 한사람의 욕심을 채우기에도 부족하다.-간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