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진모 ‘사랑’에 목숨 걸다

배우 주진모 ‘사랑’에 목숨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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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로 장동건을 최고의 배우로 거듭나게 한 곽경택 감독이 이번엔 주진모를 선택했다. 순수한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을 담은 영화 ‘사랑’에서다. ‘운명’ 같은 작품을 만났다는 주진모와 나눈 ‘사랑’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지난 9월 11일,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랑’ 시사회장에서 주진모(33)를 만났다. 그는 “(영화 속에서) 완전 주인공은 처음이에요. 긴장되고 떨려서 한숨도 못 잤어요”라고 털어놓았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흥행에 성공하긴 했으나 ‘주진모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기에 그의 긴장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 주진모 ‘사랑’에 목숨 걸다

배우 주진모 ‘사랑’에 목숨 걸다

장동건 도움으로 영화에 캐스팅돼
주진모가 영화 ‘사랑’을 만난 데는 배우 장동건의 몫이 컸다. 친하게 지내는 장동건의 집에서 ‘사랑’의 시나리오를 처음 본 주진모는 그날 시나리오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뒤 장동건의 도움으로 곽경택 감독을 만나게 됐다.

“장동건씨가 곽경택 감독님을 소개해줬어요. 곽경택 감독님과 저의 성격을 합치면 영화가 상승 곡선을 탈 것 같다면서 말이에요.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촬영하고 있을 때 장동건씨가 전화해서 ‘술 한잔 하자’고 하길래 영화 촬영이 끝난 뒤 멋지게 한잔 샀어요(웃음).”

장동건, 정우성, 이정재 등 곽경택 감독은 늘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했다. 그에 대한 부담이 적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하자 주진모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곽경택 감독님 전작에서 열연한 배우들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는 없지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시나리오를 읽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이 강했던 거지요. 전작 배우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연기 생활 10년 만에 처음으로 ‘운명’의 영화를 만났다는 주진모. 꼭 한 번 하고 싶었던 배역이기에 캐릭터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었다.

“사랑 이야기라는 게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진실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사랑에 대한 진실함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지요. 화면으로 어떻게 보여지느냐보다는 스스로 진실한 느낌이 들지 않을 때 다시 촬영하곤 했어요. 기존의 연기와 많이 바뀐 점이에요.”

주위에서 그를 지켜본 이들은 ‘이번 영화에 대한 주진모의 애정은 지난 10년간의 연기 생활을 모두 합친 것보다 강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배역이 결정되자마자 사투리 연습에 나섰다. 곽경택 감독이 직접 녹음해준 테이프를 반복해 들었고, 촬영장에서 일부러 감독, 스태프들과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었다. 고등학생 인호를 연기하기 위해 보름 만에 10kg을 감량한 사실도 놀랍다. 당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뛰고 또 뛰어 탈진한 적도 있다고. 또 위험한 액션신도 대역 없이 모두 소화했다.


사랑에 대한 진실함 담으려 애써
“이 영화를 두고 또 하나의 ‘건달 영화’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그렇게 주먹질하는 영화 아닙니다. 사랑의 진실성을 담은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 ‘사랑’은 첫사랑을 향한 한 남자의 순수한 마음을 담고 있다. 주진모가 바로 그 남자, 채인호다. 열일곱 첫사랑과 나눈 ‘지켜주겠다’는 맹세를 지키려다 인생이 꼬여 험한 삶을 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사랑을 향한 열정만은 잃지 않는 ‘진짜’ 남자 말이다.

문득, 이 남자의 ‘첫사랑’이 궁금해졌다. 첫사랑에 대한 추억은 누구나 품고 있지 않던가. 주진모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았다.

배우 주진모 ‘사랑’에 목숨 걸다

배우 주진모 ‘사랑’에 목숨 걸다

“수돗가에서 세수를 한 뒤 교실에 갔는데 전학 온 새침한 친구가 제 눈 앞에 딱 보이는 거예요. 그녀가 제 첫사랑이었지요. 영화에서도 그와 비슷한 장면이 나와요. 인호와 미주(박시연)가 수돗가에서 만나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제 첫사랑의 경험이 투영된 것 같아요. 또 저 같은 경우는 어릴 적 첫사랑에 대한 이미지가 성인이 된 뒤 이상형에까지 연결이 되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인지 물었더니 주진모는 “영화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기억에 남지 않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그의 열정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첫 신부터 마지막 신까지 기억에 남지 않는 게 없어요. 굳이 꼽으라면 미주가 치권(김민준)에게 성폭행을 당한 채 누워 있고 인호가 오열할 때까지의 장면을 들 수 있어요. 촬영 당시 카메라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촬영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였지요. 영화를 보면서도 그 부분에서 특히 마음의 동요가 일더라고요.”

이번 영화 속에서 주진모는 전에 없이 뛰어난 연기를 펼쳐 보인다. 감정신은 기본이고 액션신마저 감동적으로 다가올 정도. 이 영화에 모든 걸 걸었다는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사랑만큼 흔한 것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할까. 영화 ‘사랑’을 보면서 그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그건 아마도 사랑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직 한 여자만 사랑한 남자. 죽음으로 그 사랑을 완성한 남자. 이 가을, 주진모가 선보이는 지독한 사랑에 가슴이 아려온다. 영화 개봉은 9월 20일이다.

한편, 주진모는 영화 개봉 일주일 전인 9월 12일 한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출연료 반환 소송을 당했다. 주진모가 출연하기로 한 드라마의 편성이 취소됐는데도 미리 지급된 출연료를 반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작사가 1억2천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것. 이에 대해 주진모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주진모의 소속사 관계자는 “2005년 10월 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뒤로 제작사가 계약 내용을 성실히 이행한 것이 없다. 우리 측은 8개월 동안이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이었는데 2년 전의 일에 대해 갑자기 소송을 내니 황당하다. 왜 하필 이 시점인지 답답하지만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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