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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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3/03/18
Pages/Weight/Size 145*216*20mm
ISBN 9788967350437
Categories 인문 > 인문/교양
Description
20년째 숲에서 산 한 사람의 이야기……
앓음알이로 얻은 것들이 단아한 숲으로 태어나다


『숲의 인문학』은 2007년 가을부터 2012년 가을까지 강원도 고성 인근의 숲이 한 사람의 내면에 쌓인 기록이다. 집과 숲을 오가는 산책에서 만난 생명들에 대한 사색이다. 손톱 위의 반달보다도 작은 풀꽃들을 정월 보름달보다 더 크게 끌어당긴 미시적 관찰이다. 두세 뿌리와 대여섯 뿌리 사이를 방황하는 약초꾼의 욕심과 풀꽃엄마의 마음이 교차하는 연속이다.

산골짜기 배추농사에서 약을 두 번이나 치고 콩나물국에 미원을 풀어 넣는 시골 어른들의 변화된 삶에 대한 허탈감이다. 고욤나무를 기어 올라가고 성동격서 식으로 살모사를 따돌리는 타잔의 모험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무를 그린 풍경화이면서 느닷없는 낭떠러지에 간 떨어지고 늘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숲의 마술과 진화에 대한 놀라움이다.

『숲의 인문학』은 에세이면서 일기체다. 강원도 사투리겠지만, 보다 내밀하게는 인간이 숲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성어, 의태어들이 날것으로 살아 움직인다.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라도 눈을 감고 그려보면 모두 이해되는 게 이 책의 방언이다. 인간의 몸에 내재된 숲의 유전자가 이 책을 읽기 위한 사전인 셈이다. 그리고 저자의 산문이 보여주는 감칠맛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일종의 불규칙성의 규칙에서 오는 쾌감이다.
Contents
머리말

가을 꽃잎 말리는 시간
몹시 놀라 넋을 잃다

봄꽃들
노루귀 꽃밭에서 노루 울음소리를 듣다
뱀을 만나는 사이 나무는 베이고
봄빛에 물들다
감자난초
열쭝이는 어디로 갔을까
‘목우산방’ 나들이

여름 줄풀
중복물 지다
봉숭아물을 들이다

가을 싸리버섯
능이버섯 사이로 노인 모습이 어른거리고
머루는 어디에도 없고
초롱단은 용담
송이전골 냄비를 가운데 두고

겨울 항아리를 얻다
패름이 돌듯
설해목
생활 속 속도

직박구리 떼 날다
물장구치는 수달
멧돼지
산불
찔레꽃머리

여름 쌍무지개
벌과 곤충이 사라진다면
멧돼지 새끼를 사로잡다
복달임
꾀꼬리 한 쌍
아무렇지 않게 전해진 부음

가을 고기를 먹는다는 것
벌에 쏘이다
저녁산책
대포알이 날아가도
가을가뭄
만산홍엽
‘추곡수매’하던 날
어이딸

겨울 콩 두 말로 메주를 쑤다
프랑켄 푸드(유전자 조작 작물)
화진포호수 한 바퀴

건봉사 가는 길에
생강나무 꽃
진달래꽃
아무도 찾지 않는 나물들
솔 싹
간장을 달이고 된장을 담그다

여름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가을단호박 두 통에 얹힌 인정

겨울 겨울 입새
죽임을 당하는 짐승들
말똥가리 날다
어정섣달
가든한 삶
그때 그 동무들은 다 어디로 떠났는지

봄이다
어린 나무를 심다
산개구리들
공사 중
꽃샘잎샘
제비 돌아오다
꽃 무덤
귀룽나무는 구름나무
삼지구엽초
학생 하나에 유인 둘
비안개
조화 붙은 날씨
꽃배암들
참나물
천마

여름 장마 예보
구름타래
고양이는 나비를 쫓고 나비는 꽃을 탐하는 사이

가을 더넘바람
한가위 보름달
죽은 복작노루
오후 두 시
새품, 갈품
착살스럽다
신생이 탄생하는 순간
김장김치 260포기

겨울 선물 받은 도루묵

불알고비
노란 고양이, 검은 고양이
송홧가루 날리고

여름 산작약 흰 꽃을 그리워하다
뽕나무 심다
개똥장마
잘고 어린 꽃들에게도 눈길을
까막까치
언젠가는 그리워질 한여름

가을 구름버섯(운지버섯)
죽은 이들은 어디로 가는지
기이한 하수오
Author
김담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났다. 1994년 귀향 이후 줄곧 고성에서 살며 고향의 숲과 사람들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2017년 장편소설집 『기울어진 식탁』으로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하고, 2020년 아르코(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었다. 작품으로 장편소설집 『기울어진 식탁』(책과나무)과 산문집 『숲의 인문학』(글항아리)이 있다.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났다. 1994년 귀향 이후 줄곧 고성에서 살며 고향의 숲과 사람들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2017년 장편소설집 『기울어진 식탁』으로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하고, 2020년 아르코(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었다. 작품으로 장편소설집 『기울어진 식탁』(책과나무)과 산문집 『숲의 인문학』(글항아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