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늘인줄 알았는데 구강암이라고?

권선미 기자 2017.08.30 08:56

입 안에 하얗거나 붉은 반점 2주 이상 오래가면 치과 진료받아야

구강암은 혀·잇몸·입술·입천장 등 입안에 발병하는 암을 말한다. 국내 구강암 환자는 전체 암 환자의 2%수준이다. 하지만 후유증이 무섭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음식물을 씹어 먹는 저작기능이 떨어지고 얼굴이 변형될 수 있다. 실제 구강암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발병 5년 이내 사망률이 44%로 치명적이다. 구강암에 대해 선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오민석 부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구강암 환자의 75%는 흡연자
구강암은 흡연·음주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사람의 구강암 발병 위험도를 1로 볼 때 담배만 피우는 사람의 위험도는 2.1배, 술만 마시는 사람의 위험도는 1.2~2.8배다. 하지만 술과 담배를 둘 다 하는 사람의 발병 위험도는 최대 15배에 이른다. 구강암 환자의 75%는 흡연자라는 보고도 있다. 
 


다행히 구강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쉬운 암이다. 증상을 눈으로 발견할 수 있어서다. ▶입 안에 혓바늘이 2주 이상 돋았을 때 ▶혀바닥이나 잇몸에 백태가 낄 때 ▶목에 멍울이 잡히는 느낌이 들 때 ▶이유 없이 목구멍이 아플 때면 치과를 찾아 진단을 받는다. 

특히 입 안이 하얗게 백태가 끼거나 붉으스름한 혓바늘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더 주의한다. 몸이 피곤해서 생기는 혓바늘은 대개 2주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낫는다. 이 기간이 넘어서도 하얗거나 붉은 혓바늘이 계속 있다면 구강암을 의심해야 한다.

먼저 혀에 생기는 설암은 혀바닥이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을 동반한다. 일반적인 백태는 칫솔 등으로 문지르면 없어지지만, 백반증은 그렇지 않다. 암으로 진행하는 전 단계 일 수 있어 육안·조직검사 등을 통해 정확하게 감별해야 한다. 실제 백반증의 5~10%는 구강암으로 진행한다. 피부 점막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홍반증은 백반증보다 암으로 진행된 비율이 3~4배 높다. 

틀니 착용하고 있다면 더 조심해야
구강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얼굴 변형이나 저작기능 장애도 덜 겪는다. 그만큼 회복도 빠르다. 문제는 뒤늦게 발견했을 때다. 암이 목의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 됐다면 치료가 힘들다. 이 경우 5년 생존률이 50%이하에 불과하다. 평소 구강검진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금주는 필수다. 틀니나 치아교정기 같은 구강 보철물을 착용하고 있을 때도 주의한다. 낡고 날카로워진 구강 보철물은 입 안쪽 점막에 상처를 입혀 구강암 발생위험을 높인다. 오민석 부장은 “입 안에 착용하는 보철물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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