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동안' 임수정이 성숙해졌다. 평생 나이먹지 않을 것 같아 보였는데 어느새 서른. 20대 때는 오히려 달갑지 않게 받아들였던 '동안'이란 수식어도 이젠 '기분좋은 단어'라며 웃는다. 이 나이에 느끼는 첫사랑에 대한 감정은 어떨까. 임수정이 공유와 동반출연한 영화 '김종욱 찾기'(장유정 감독, 9일 개봉)에서 첫사랑의 흔적을 찾아나섰다. 인기 뮤지컬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그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우를 연기한다. 일에 관한 한 프로의식으로 똘똘 뭉쳤지만 내면에 여성스러움을 지닌 인물이다.-전작인 '행복'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에서 어두운 연기를 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는."이번에 맡은 배역의 나이 설정이 실제 내 나이대와 비슷하다. 캐릭터의 직업에 대한 묘사도 잘 돼 있어 입체적으로 보였다. 내 나이대 직업 여성들의 실제 모습을 현실감있게 표현한 것 같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원작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부담이 많았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부터 안심이 됐다. 일단 뮤지컬을 연출하신 장유정 감독님이 직접 영화 연출까지 맡으니 믿음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 나이로 서른 하나인데 여전히 '동안'이다. "요즘엔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실제 내 나이의 외모를 가졌으면서도 한편으로 어려보이기도 하니 배우로서는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의 영역대가 넓어진 셈이다. 이번에도 극중 회상장면에서 20대 초반의 연기를 했다. 운이 좋은 것 같다."
-20대와 달리 변한 게 있다면."인간 임수정으로서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열정만 강했다. 이젠 취미활동이나 운동도 열심히 한다. 영화보고 독서하고, 필라테스도 한다. 작년말부터는 통기타도 배우고 있다."
-고교생 역할이 들어온다면 자신있나."성장 드라마라서 고교생부터 30대까지 표현해야 한다면 해볼만 할 거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10대나 20대 초반을 연기해야 한다면 좀 무리일 것 같다."
-'장화홍련'에 함께 출연했던 문근영에게 언니로서 조언한다면."서로 바빠 연락이 뜸했다. 근영이는 워낙 똑똑하고 배우로서도 훌륭한 감성을 지녔다. 조언이라기보다는 충분히 잘 해낼 거라고 믿고 있다."
-공유와의 열애설이 부담되지는 않았나."어색한 반면에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이 컸다. 2007년에 열애설이 나서 아니라고 해명했고 지난달에 '연예가중계'에 출연해 우리 둘의 관계에 대해 묻길래 '시간에 맡기겠다'고 답했던 게 또 논란이 됐다. 그냥 재미있는 방송을 하고 싶어 그렇게 말했던 것 뿐이다. 실제로 우리는 너무 오래된 친구사이라 더 발전된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런 문제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다른 곤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피하는 것보다는 정면승부를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오히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내 생각을 얘기하면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이번 열애설에 대해서도 누구나 물어보기 때문에 피하긴 어렵다. 내 쪽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그러다보니 영화에 대한 관심도까지 높아지는 것 같다.(웃음)"
-'김종욱 찾기'에 대해 꼭 전할 말이 있다면. "분명히 대중의 감성을 공략할만한 재미있는 작품이 될 거다. 내 바람은 '김종욱 찾기'가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말할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대표주자'가 됐으면 하는 거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정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