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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축소되는 '독도수호훈련'‥일본 눈치보기?

해마다 축소되는 '독도수호훈련'‥일본 눈치보기?
입력 2023-10-26 11:46 | 수정 2023-10-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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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축소되는 '독도수호훈련'‥일본 눈치보기?
    ■ "독도는 확실한 우리 영토"‥ '독도수호훈련' 의미는?


    10월 25일, 어제는 '독도의 날'이었습니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 칙령으로 독도를 울릉도 부속 섬으로 명시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제정된 날입니다. 실질적으로도, 또 역사적으로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말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군에서도 이런 독도 수호 의식의 연장선에서 진행해 온 훈련이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동해영토 수호훈련'인데, 통상 '독도수호훈련'·'독도방어훈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도 인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해경 전력, 항공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하고 있는데, 해경 특공대나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등의 전력이 독도에 직접 상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986년 처음 시행된 이 훈련은 2003년 이후부터 해마다 두 차례씩 꾸준히 실시돼 왔습니다. 전 정부 말부터는 훈련 진행 사실을 비공개로 하기도 했지만, 훈련 자체의 중요성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강조해 왔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그랬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3년 10월 25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당시 국방부 공보담당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은 오늘 오전 독도 인근해상에서 해군·육군·공군·해경 합동으로 독도 방어훈련을 실시 중에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광개토대왕함을 비롯해서 다양한 함정과 항공기, 그리고 해군·해경 특전요원, 그리고 울릉도와 독도 경비대원 등이 참가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독도는 역사적으로 또 실질적으로 우리의 영토임이 확실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를 확고히 수호해 내겠다는 우리 군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번에 공개하게 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였던 2017년 6월 15일 국방부 브리핑에 참석한 해군 관계자도 훈련 내용과 참가 전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정례적인 훈련이기 때문에 이는 당연히 훈련을 실시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번 훈련에는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 그리고 초계함, 유도탄 고속함 등 함정 7척과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 공군, 해경 등의 전력이 참가합니다."


    이렇게 우리 군 당국이 '독도방어훈련'에 나설 때마다 일본은 "수용할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라는 반응을 일관되게 보여왔습니다. 일각에서는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이 너무나도 분명한 만큼, 구태여 공개적으로 훈련 사실을 알려서 '독도 문제를 국제 분쟁으로 끌고 오려는' 의도에 말릴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오긴 합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군의 의지를 보여주는 훈련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해마다 축소되는 '독도수호훈련'‥일본 눈치보기?
    ■ 코로나19 등으로 훈련 축소‥ 규모 회복은 언제?


    그런데 '독도방어훈련'에 참가하는 전력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상륙 훈련도 실시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정성호 의원실이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상반기 훈련에선 수상함 5척과 항공기 3대, 하반기 훈련에는 수상함 6척, 항공기 4대, 해경 특공대 등이 참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첫해였던 2017년 상반기 훈련에는 수상함 8척, 항공기 4대, 상륙 전력에 해당하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도 참가했습니다. 1년 뒤인 2018년 상반기 훈련에도 해병대 신속기동부대가 포함된 전대급 전력이 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인해 훈련 여건이 보장되기 어려워지면서부터 시작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합니다. 지난 2020년 상반기 훈련에는 직전 연도 상반기 훈련보다 해상·공중 참가 전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이어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하반기 훈련에는 최근 10년간 훈련 참가 전력 가운데 가장 적은 수상함 4척 규모로 축소됐습니다. 해병대 등 상륙 전력은 포함되지도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독도방어훈련' 참가 전력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정성호 의원실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시기 이뤄진 '동해영토 수호훈련'은 지난해 상·하반기 모두 수상함 4척과 독도경비대 등이 참가했고, 지난 6월 22일 상반기 훈련에선 이보다 수상함이 1척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큰 틀에서 참가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인데, 정부는 지난 5월 이른바 '코로나 종식'에 준하는 '일상 회복'을 공식 선언한 바 있습니다. 최근 훈련 규모가 축소된 것이 코로나19 등의 영향이었던 만큼, 다시 과거 수준으로 훈련 규모를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옵니다. 이 대목에선 정부가 '셔틀외교 복원' 등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나선 만큼, 일본의 반응을 의식해 훈련 참가 전력을 늘리지 않거나, 상륙 훈련에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동해영토 수호훈련' 시행 여부를 일본 측에 사전·사후에 통지했는지를 묻는 정성호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군사외교 분야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가 제한된다"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달아 답변해 왔습니다.

    앞서 신원식 장관은 지난달 장관 후보 시절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 "어떠한 일본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독도에 군 병력을 배치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일본의 분쟁 지역화 시도에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고, '독도방어훈련'에 대해선 "우리 영해‧영토주권 문제와 직결된 정례 훈련으로 훈련 목적에 부합한 규모로 지속 시행할 것"이라고도 답변한 바 있습니다.

    * 자료 제공: 국회 국방위원회 정성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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