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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내 멘토는 남편 지성, 가장 의지해" [HI★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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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내 멘토는 남편 지성, 가장 의지해" [HI★인터뷰]

입력
2023.03.1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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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JTBC '대행사' 관련 인터뷰
스스로 꼽은 멘토는 남편 지성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보영은 본지와 만나 JTBC '대행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보영은 본지와 만나 JTBC '대행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배우 이보영이 주어진 역할 그 이상을 해내면서 또 하나의 흥행작을 선보였다. 그가 고르는 작품들은 유독 특별하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주연의 몫을 해내는 이보영의 흥행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보영은 본지와 만나 JTBC '대행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행사'는 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인들의 전투극을 그렸다.

이날 이보영은 '마더' 이후 오랜만에 작품으로 인터뷰를 하게 된 이보영은 "말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을 때가 있다. '마더' 때가 그랬다"면서 감회에 젖었다. '대행사'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6%로 종영, 쾌조의 성적을 거뒀던 만큼 이보영의 소감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좋은 수치에 대해 그는 "요즘 시청률이 잘 나오기 힘들다. 10%대로 잘 나오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잘 나와서 당황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능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여성 임원 고아인 역은 이보영이 '본 적도 없는 캐릭터'라고 설명할 만큼 그가 맡은 고아인은 독하고 강한 임팩트를 남긴 인물이다. 이보영은 고아인이 주변 인물들 덕분에 조금씩 변화하고 또 성장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응원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보영 특유의 정확한 발음과 발성이 많은 이들의 몰입감을 이끌었다. 이를 두고 이보영은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사실 딕션이 콤플렉스에요. 자연스럽지 않거든요. 연기를 못해보이는 요소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발음을 뭉갤까 생각했던 때도 있었어요."

극중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광고인의 디테일한 모습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은 이보영은 "제가 재밌게 찍으면 잘 나오더라"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조직 생활을 해보지 않았지만 마구 질러대는 캐릭터가 재밌었다. 보는 분들이 대리 만족을 하신 것 같다. 지르는 연기를 처음 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렇게 똑똑하게 못된 말을 할까. 그 말을 하는 게 너무 재밌었고 시원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보영은 "저는 고아인 같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대는 없었다"면서도 "공감이 가진 않지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있다. '대행사'는 아인이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엔딩이 너무 맘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행사'는 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인들의 전투극을 그렸다.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대행사'는 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인들의 전투극을 그렸다.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이번 작품은 이보영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한계를 넘어 끝내 대표 자리에 앉는 고아인은 전작들과 전혀 다른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영에게 우려나 부담감은 없었다. 주연의 무게감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이 일을 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부담감이 이해되는 나이가 아니다. '이정도 했으면 잘했어' 하는 시기는 지났다. '대행사' 포스터에 왜 나 혼자 있지 싶긴 했다. 긴장도 되지만 설레기도 했다"고 답했다.

특히 오피스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 이보영은 '팀 플레이'의 묘미를 알게 됐다. 한 세트장 안에서 많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하면서 '같이 찍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낀 것이다. 그런 장면들을 찍은 후 집으로 홀로 돌아가는 장면을 찍을 땐 극한의 외로움을 느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극중 고아인의 '유리 천장'은 작품의 주요 장벽이자 위기다. 이보영은 "처음부터 저는 젠더이슈로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리천장에 대한 대사가 있진 않지만 어렸을 땐 그런 것에 대한 불만들이 있었다. 왜 내 말을 존중해주지 않지 했던 때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보영은 본지와 만나 JTBC '대행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보영은 본지와 만나 JTBC '대행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인터뷰 도중 이보영은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에게 연기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작품은 지난 2012년 방송된 '적도의 남자'다. 현장이 무서웠던 신인 배우 이보영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적도의 남자' 전엔 현장에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때 감독님이 소통하면서 되게 행복했죠. 처음으로 존중받는 느낌이었어요.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일을 좋아하게 됐어요. 마치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았죠. 저희 결과물, 캐릭터가 많이 사랑을 받으면 기쁨이 크고요. 감사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보영은 현장에서 어떤 선배일까. 그는 "저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거나 응원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도 있다. 어렸을 때 선배가 했던 말 때문에 끙끙 앓았던 적이 있다. 현장이 어려우면 내 기량을 못 펼친다. 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별 말을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고아인처럼 이보영에게도 멘토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제 멘토는 저희 오빠(지성)다. 제일 많이 물어보고 제일 많이 의지한다. 또 제일 친한 친구다. 같은 동종업계니까 '척하면 척' 알아듣는다. 길게 둘러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감사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보영은 '대행사'를 비롯해 '마더' '마인' 등 여성들의 연대를 다룬 작품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순수한 재미다. "제가 재밌는 작품을 해요. 공백이 길어지면 재밌는 대본이 없기 때문일 거에요. 제가 재밌어야 보는 분들이 재밌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면서 제 마음을 울리거나 재밌어야 하는 작품이 우선이에요. 캐릭터들이 주체적인 것을 좋아해요. 또 여자끼리 싸우는 작품, 적대적인 것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요."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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