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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DVD] 우주소년 아톰 시즌 1 박스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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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05-09-02 11:52:16

아톰을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일본의 꿈

글: 박창선 (lachess@nownuri.net)


우주소년 아톰, 다시 눈을 뜨다

2003년 4월 7일, 아톰의 실제 생일을 맞이하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테즈카 프로덕션이 손을 잡고 만든 이 우리들 곁으로 돌아왔다. 1963년에 원작자 테즈카 오사무의 손에 의해 직접 제작된 흑백판 이 일본에 방송된 후,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에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1980년의 리메이크 컬러판 아톰을 포함해 총 세 번째 애니메이션화가 된 것이다.

총 50화로 제작된 2003년판 아톰의 가장 큰 특징은 시원한 16:9의 화면과 박진감 넘치는 돌비 디지털 5.1 채널의 음향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아톰의 모습을 와이드 화면을 통해 폭넓게 보여주며, 다양한 전투에서 빚어지는 폭발음을 비롯한 세세한 사운드를 5.1 채널의 음향을 이용해 사실적으로 전달해준다. 그 밖에 스토리 구성에 있어서도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서서히 아톰의 비밀과 텐마(고명한) 박사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티징(teasing) 방식을 채용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은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작품을 통해 과거 테즈카 오사무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즉, 미래 사회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로봇과 인간의 갈등 및 문제점들을 충실히  표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과거 TV에서 봤던 아톰에 대단한 미련이 없다면 이번 신작을 감상하는데 있어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만 아톰 최고의 라이벌인 아틀라스가 신작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디자인이 되어 아쉽긴 하지만, 아톰의 재미는 여전하기 때문에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집에서 자녀들과 함께 보게 된다면 부모는 어린 시절 아톰을 보며 재미있어 했던 향수를, 어린 자녀들은 새로운 아톰을 보면서 재미와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일본 열도를 달군 열기

전 세계의 아톰 팬들이 가장 기다린 날은 바로 2003년 4월 7일. 아톰의 신작 애니메이션이 방송되는 첫 날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가장 기다린 것은 화려한 이벤트였다.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에 따르면 아톰은 도쿄 다카노바바에 위치한 과학성에서 눈을 뜬다. 당시 과학성의 책임자였던 텐마(고명한) 박사는 자신이 생일 선물로 사준 차를 타고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죽은 아들 토비오(철이)를 꼭 닮은 로봇을 만들게 되는데 그가 바로 아톰이었다. 10만 마력이라는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있으며 팔, 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로켓 추진을 이용해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아톰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아톰이 탄생한 과학성이 위치한 곳으로 묘사되었던 다카노바바는 모든 전철의 신호음을 아톰의 주제가로 교체하고 기념주화, 신용카드, 과자 등 수많은 아이템을 만들어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이러한 사실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같은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이러한 이벤트를 보기 위해 일본에 찾아오는 등 관광 산업에도 큰 일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블 경제의 붕괴 이후 오랜 기간 경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일본 경제에 큰 힘이 되었음은 당연한 사실. 아톰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일본 경제는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올해 3월에 방문한 일본 다카노바바에서는 아직도 아톰의 주제가가 전철 신호음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수많은 아톰관련 상품들이 상점에 진열되어 있었다. 실로 아톰 탄생일은 일본 열도 전체를 달구고도 남았을 역사적인 이벤트였다.

아톰은 일본 과학기술 발전의 견인차

원작 만화인 의 배경이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현실은 만화 속에서의 상상만큼 놀랍게 변하지는 못했지만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은 머지않아 아톰에 근접한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히 어린 시절 아톰을 보며 과학기술 강국을 꿈꿨던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로봇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혼다를 비롯해 소니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이는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갈 선진국은 바로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일찍 깨닫고 노력하고 있는 증거인 것이다.

현재 로봇 개발의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을 지금 이 자리에 서있게 만든 가장 큰 동기가 아톰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린 시절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해준 아톰이 없었더라면 기술 선진국 일본의 모습을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과학기술 인력을 수입해 써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실의에 빠져있던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테즈카 오사무가 탄생시킨 아톰은 단순한 만화의 차원을 떠나 일본을 지탱하고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진짜 아톰이 탄생하는 그 날까지 일본의 과학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이공계가 살아야 나라가 살지 않겠는가?

DVD 소개

메뉴 : 정지 화면 메뉴를 채용한 일반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톰의 메인 테마곡이 흘러나오는 메인 메뉴화면은 아톰이 날아가는 그림과 어우러져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화질 : 아톰의 화질은 평가하기 상당히 까다로운 면이 많다. 우선 오프닝, 엔딩에서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소위 말하는 ‘쨍한’ 화질의 영상을 보여주지만 본편 영상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영상이 펼쳐진다. 작업 자체는 디지털 처리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D to D 처리가 아니라 일단 필름으로 한번 트랜스퍼 과정을 거친 후 다시 DVD용 텔레시네 작업을 거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이유로 일단 필름소스의 프로그레시브 영상인 동시에 상당히 부드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그 결과 일반적인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차갑고 경직된 영상은 사라지고 따뜻하고 안정된 화질이다. 한두 번 정도 포커싱이 흔들리는 부분이 보였는데 대화면이 아니라면 알아채기 힘든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안정된 화질을 보여주기 때문에 PC 환경에서도 꽤 좋은 화면이 나온다. 다만 평균 8.88Mb/sec 에 달하는 영상 비트레이트는 순간적으로 12Mb/sec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저가형 플레이어에서 다소 문제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일단 필자가 소유한 라이트온 DVD-ROM과 데논, 파이오니어 DVDP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인간과 로봇의 갈등을 풀고 서로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아톰의 모습처럼 화질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이룩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음향 :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치고는 드물게 돌비 디지털 5.1(448kbps)를 지원하는 아톰은 화질 뿐 아니라 음질에서도 꽤 수준급이다. 아톰이 하늘을 날 때 느껴지는 방향감은 꽤 정확한 편이며 작품 중간중간 등장하는 전투신에서 들려주는 사운드는 서브우퍼의 활용을 비롯해 5.1 채널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로봇 전투에서 흔히 등장하는 전기 스파크 음향을 비롯해 폭발시의 저음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아톰이 하늘을 날 때 들리는 특유의 음향과 걷는 소리 등이 세세하게 잘 들리며 배경음과 대사의 밸런스가 우수하기 때문에 편안한 감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돌비 디지털 2.0으로 녹음된 한국어 음성의 경우는 소리가 고르지 못하고 대사가 강조되어 녹음된 관계로 밸런스가 많이 무너진 음질이다. 자녀들과의 감상에는 한국어 음성을, 혼자 볼 때는 박력 있는 일본어 오리지널 음성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총평 : 아톰의 생일을 맞이하여 새롭게 제작된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화질, 음질적인 측면에서 흠잡을 곳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코드 2번에서는 수록되어 있었던 논 크레딧 오프닝, 엔딩 같은 최소한의 스페셜 피처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 자막이 한국어 더빙과 완전 일치하게 만들어진 관계로 캐릭터의 이름이 모두 우리나라 식으로 개명되어있어 오리지널을 중시하는 팬들에게는 불만스러운 부분이 될 것 같다. 그런 관계로 일본어와 전혀 맞지 않게 의역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박스로 구입하면 피규어를 비롯한 많은 특전이 있어 구입에 대한 메리트는 많지만 사소한 부분일 수 있는 자막 같은 곳에 신경을 좀 더 써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톰의 탄생

1951년 당시 등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던 만화가 테즈카 오사무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만화를 원했던 코분샤(光文社)의 월간지 ‘쇼넨(少年)’의 편집부가 테즈카 오사무에게 주목하고 연재를 의뢰한 것이었다. 패전 이후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상을 제시하고 싶었던 테즈카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이상적인 나라의 이야기 ‘아톰 대륙‘을 만화로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편집부와의 의견차이로 인해 애초의 계획은 라는 만화로 실현된다. 지구인과 우주인의 대립을 중재하는 로봇 소년 아톰은 사실 만화 속에서 조역에 지나지 않았다.

의 연재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쇼넨‘의 편집부가 내놓은 새로운 제안은 테즈카 오사무를 놀라게 했다. 테즈카 본인조차 단순히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로 생각하고 있던 아톰의 존재가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했으며 아톰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만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만화 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이후 16년간 장기 연재된다. 아톰의 공식적인 생일은 2003년 4월 7일.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텐마 박사에 의해 탄생된다. 아톰이 가진 주요 능력은 7가지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서 다소 변화가 생겼지만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트 분사로 하늘을 난다(우주공간에서는 로켓으로 변환). 60여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이야기한다. 인간의 선악을 구별한다. 인간의 1,000배에 해당하는 청력을 지녔다. 눈에서 서치라이트가 나온다. 엉덩이에서 머신건(80년판 애니메이션에서는 레이저 광선)이 나온다. 10만 마력(원작에서는 나중에 100만 마력으로 강화됨)의 힘을 가졌다.

아톰의 연재는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맞물리면서 어린 세대에게 과학문명의 밝은 미래상을 제시한 작품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은 60~70년대 과격한 학생운동이 벌어졌던 당시의 어두운 사회상을 반영한 작품이기도 했다. 원작 만화책의 결말은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다르다. 마침내 로봇은 인간을 지배하게 되고 박물관 전시품이 된 아톰은 인간 레지스탕스에 의해 깨어나 인간을 위해 싸우게 된다. 이 암울한 계급투쟁의 결말에서 아톰의 최후는 차마 그려지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

애니메이션 아톰이 방영되던 1960년대의 일본 TV에선 주로 미국산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었다. 테즈카 자신 또한 디즈니의 극장 애니메이션에 심취해있었지만 자국의 어린이를 위한 TV애니메이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매화 30분 분량으로 주 1편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가 설립한 무시 프로덕션의 스태프들조차 반발할 정도로 무모한일에 가까웠지만, 최소 프레임으로만 영상을 만들고 정지된 장면을 카메라 워크로 움직이게 하는 수법과 같은 그림을 여러 번 조합하여 사용하는 수법 등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으로 승부한다. 현재로선 이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으로서 지금의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를 일구어낸 시금석과도 같은 작품으로 평가받지만, 그 반면에 애니메이션은 저예산으로 제작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지금까지도 애니메이터들이 저임금에 살인적인 스케줄로 시달리는 악순환을 낳게 하였다. 허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었던 당시로선 ‘싸고 빨리’ 만드는 저예산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제작은 부득이한 일이었다.

1963년 1월 1일 드디어 첫 방송을 탄 은 1966년 12월 31일까지 방송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놀라운 능력을 가진 소년 로봇이 악당들을 물리치는 모습은 아이들을 열광시키면서 30%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획득했다. 하지만 자국내 시장만으로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안정적으로 할 수 없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테즈카 오사무는 아톰의 해외수출을 통한 활로를 모색한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문제점들은 산적해 있었지만 란 제목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수출된다. 이렇게 세계적인 캐릭터로 성장한 아톰은 월트 디즈니, 스탠리 큐브릭과 같은 거장들에게서도 호평을 받는다.

한편 우리 귀에도 익숙한 아톰의 주제가 ‘철완 아톰’은 동요 작곡가 타카이 타츠오가 마감에 쫓기던 중 집으로 가는 전차 안에서 15분 만에 작곡해낸 곡이다. 처음엔 무시 프로덕션의 스태프들이 반대했지만 테즈카 오사무의 맘에 쏙 들어서 채용되었다. 시인으로도 유명한 작사가 타니가와 슌타로의 가사가 붙여져서 일본인에게 가장 널리 불리는 만화영화 주제가가 되었다.

리메이크된 철완 아톰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아톰은 흑백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아톰이 아닌 1980년에 리메이크 된 아톰일 것이다. 마크로스 TV판으로 잘 알려진 이시구로 노보루가 연출을 맡아서 1980년 10월부터 방영된 컬러판 은 스토리와 캐릭터를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시킨 새로운 작품이었다. 특히 ‘아톰 대 아틀라스’라는 선과 악의 대립을 그린 9편의 에피소드가 삽입되면서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었던 등의 로봇물과 비교되며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해, 1년 남짓한 방송으로 끝을 맺게 된다. 의 연출자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과거 오리지널 의 제작에 참여했던 인물. 테즈카 오사무는 자신의 제자였던 토미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도구화, 병기화 된 로봇의 모습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로봇은 인간과 동격으로써, 특수한 능력으로 인간을 도와주는 피터팬 혹은 슈퍼맨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테즈카 오사무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아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게 말한 이유는 TV 애니메이션화 하면서 아톰을 미래지향의 슈퍼 히이로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톰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인간과 로봇의 알력을 테마로 한 비극적인 이야기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톰은 그가 평생 동안 그리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던 필생의 작업임에는 분명하다.

정리 : 한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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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04-05-06 15:17:00

DP평가는 정말 잘이루어지는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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