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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인 서울' 임수정의 꿈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11.25.08:00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에 첫눈이 내린 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싱글 인 서울'의 주역 임수정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과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감 로맨스다.

    '싱글 인 서울'에 대해 "사랑스럽고 따뜻한 영화가 나왔다"고 말한 임수정은 작품에 끌린 지점을 언급했다. 그는 "캐릭터들이 좀 빈틈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게다가 사랑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두 사람이 만나 어느순간 조금씩 스며들고, 서로의 마음에 싹트고 있다는 걸 알아가는 과정이 공감이 됐다"고 설명했다.
  • 최근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애 세포 진단을 받았던 임수정과 이동욱. 당시 임수정은 '연애 세포가 아직은 살아있음', 이동욱은 '연애 세포 사망 직전'이라는 결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임수정은 "결과를 보고 '우리가 로맨스 영화 주인공이 맞나' 싶었다"라며 "'이건 큰일이다'라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사라진 연애 세포가 새록새록 올라오는 느낌,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에서 솔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진정한 '싱글 인 서울' 임수정. "비혼주의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그는 "제 싱글 라이프에 만족하고 있다. 저는 함께도 좋지만 혼자도 즐겁다는 생각이다"라며 "자유로운 게 이 생활의 장점 같다. 제 또래 친구들은 가정이나, 아이들, 부모님 등 책임져야할 가족들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나. 저는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고 오롯이 제 삶만 생각하면 되니까 자유롭게 느껴진다. 가끔 친구들 만나면 (싱글의) 그런 점을 부러워 하더라"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 '싱글 인 서울'은 임수정과 이동욱, 두 로맨스 장인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임수정은 "'로맨스 장인'이라는 타이틀은 정말 감사한데, 제 덕분에 붙은 건 아닌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제가 로맨스에 특화된 배우들을 유독 상대역으로 많이 만났다. 소지섭 오빠도 그렇고, 결은 다르지만 황정민 오빠, 류승룡 오빠도 로맨틱했다. 거기다 공유, 현빈, 강동원, 더 어릴 때는 '새드무비'라는 옴니버스 영화에서 정우성 오빠와도 파트너를 했다. 이번에 이동욱 배우까지, 이렇게 나열하면 저는 그냥 얹혀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화려한 상대역 라인업 중 최고를 꼽자면 누구인 것 같은지 묻자, 임수정은 한치의 고민도 없이 "저는 단연코 이동욱 씨"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동욱 씨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잠깐 만났는데 첫 호흡인데도 '베테랑 배우구나'라는 걸 느꼈다. 또 인간계와 비인간계를 넘나들며 연기를 유연하게 하셨지 않나. 그런 부분이 진짜 최고라고 느껴졌다. 다른 분들은 다 지나간 사람들이고, 지금은 무조건 이동욱 밖에 없다."
  • 임수정은 올 한 해 영화 '거미집'과 '싱글 인 서울' 두 작품으로 관객을 만났다. 극과 극 장르 속 캐릭터성까지 다른 인물을 연기했던 임수정은 "'거미집' 보다 '싱글 인 서울'을 훨씬 먼저 촬영했다. 제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과장된 장르적 연기로 넘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촬영했는데, 관객분들은 (제 의도와 달리) 거꾸로 보게 되셨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고 있는 근황을 전한 임수정. 이날 인터뷰 현장에도 홀로 택시를 타고 왔다고 말한 임수정은 "사실은 불편한 것 투성이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꺼냈다. 그러면서 "큰 의도를 가지고 혼자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원래 올해는 일보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려고 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됐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칸도 다녀오고, 영화도 두 편이나 개봉하고, 안 하던 예능처럼 큰 이벤트들을 치르게 된 거다. 저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지' 생각한다. 다행히도 홍보할 때라 가능한 것 같다. 촬영 해야하는 일정이라면 정말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임수정은 2001년 '학교4'로 데뷔한 후 곧바로 흥행 아이콘으로 꼽히며 필모를 쌓아왔다. '장화, 홍련', '미안하다 사랑한다', '각설탕', '전우치', '김종욱 찾기',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매 작품 대표작을 갈아 치워온 임수정은 올해 데뷔 22주년을 맞았다. 톱스타의 숙명이라 할 수 있는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물었다.

    "그런 부담감은 한창 필모를 쌓아가는 2~30대에 많이 느꼈다. 스스로 '전작을 뛰어넘어야 해'라는 압박감이 있었다. 하나하나 잘 쌓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작품을 선택할 때 폭넓은 도전보다 안전한 길을 택하게 되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이 좀 안되기도 하고 흥패를 경험하니까 큰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 임수정은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인으로서의 삶을 꿈꾸고 있었다. 영화 제작 일을 하고 싶어서 기획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고 말한 임수정은 "저는 제가 직접 스크립트를 쓰는 건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내서 함께 기획하고 있는 작품은 몇 건 있다. 독립영화 쪽에서 여성 감독님들과 작업 중이다"라며 "유럽이나 할리우드에서는 여성 배우들이 제작도 하지 않나. 마고 로비가 만든 '바비'도 그렇게 탄생했다. 저도 제작 쪽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10년, 20년 후에는 제작과 연기를 병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제껏 보여준 22년의 시간만큼이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임수정의 새로운 작품 '싱글 인 서울'은 오는 29일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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