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충하초 책/한국동충하초(총론)

동충하초의 발생시기

성재모동충하초 2010. 1. 25. 16:03

  동충하초의 발생시기

곤충의 몸 안으로 침입한 동충하초균은 그 곳에서 양분을 섭취하며 생장하여, 곤충의 몸 안에서 내생균핵을 형성한 후 적당한 환경이 주어지면 곤충 몸 밖으로 자실체를 형성한다. 한국과 같이 4계절이 뚜렷한 온대 지방에서 자실체가 발견되는 시기는 주로 6월부터 9월까지의 여름철로, 특히 장마철을 전후해서이다. 이 때는 습도가 높아지고 온도가 상승하는 시기여서 자실체의 생장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동충하초균이 곤충의 몸 안에서 균핵으로의 생존 기간은 1년에서 수년간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이러한 균핵이 일단 곤충의 몸 밖으로 자좌가 형성하면서 자실체가 성숙하여 자낭포자를 방출하기까지의 기간은 각 동충하초의 균에 따라 다르지만, 2주에서부터 길게는 2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실체는 안에 있는 자낭포자가 다 날아가면 기주와 함께 썩어 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번데기동충하초(Cordyceps militaris)를 액체배지를 이용하여 대량배양한 균사 조직을 현미 90%와 분쇄한 번데기 조각을 10% 넣어 배지를 만든 다음 접종하여 완전한 형태의 자실체를 형성하기까지는 보통 50일 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자연 상태에서 형성되는 자실체 역시 이와 비슷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더 시일이 단축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매미긴자루동충하초(Ophiocordyceps longissima)는 기주인 감염된 매미가 땅속에서 깊이에 따라서 자실체가 형성되기도 한다. 채집하다 보면 매년 10㎝씩 생장하여 7-8년 후에 땅위로 자실체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노린재동충하초(Ophiocordyceps nutans)와 같이 자루가 질긴 동충하초의 자실체의 형성은 이보다 오랜 기간이 소요되리라 본다. 그래서 자루가 질긴 많은 동충하초는 대개의 경우 겨울부터 생장을 시작하여 땅 속에서 자루를 뻗어 자라다가 이듬해 한여름에 자실체를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공 배양에 의한 벌동충하초(Ophiocordyceps sphecocephala)의 경우 4 ℃의 저온 상태에서도 활력을 가지고 생장하는 것으로 보아, 겨울에도 땅 속에서 생장을 계속하리라 본다.

 

 

이처럼 동충하초의 생장 기간은 생각보다 장기간을 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번데기에 생기는 번데기동충하초, 거미에 생기는 거미동충하초, 균에 형성되는 균생동충하초 등은 1년생이고, 조직이 연하므로 내생균핵의 형태로 월동하고 여름철에 발생시 1-3개월 안에 성숙한 자실체를 내어 포자를 날려 보낸 후 기주도 자실체와 함께 썩어 버린다.

동충하초 중에는 잘 채집되지 않던 진기한 종이 어떤 해에는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원인은, 강우나 기온 등 그 해의 기상 요인들과 기주 곤충 간의 상호관계가 종합적으로 서로 잘 맞아 특정 종류의 동충하초의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발생의 주기는 동충하초의 발생에 필요한 몸 안에 형성된 내생균핵의 생존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전염원이 되는 포자가 확산하기 쉬운 기상과 계절, 곤충 상호간의 조화에 의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상의 이유로, 그 해에 어떤 종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매년 그 지역에 같은 종이 많이 발생하리라고 예측할 수는 없으며, 동충하초의 종류에 따라서는 발생주기가 10년-30년이 걸리는 것도 흔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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