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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석 "인기는 모래성 같은 것..이제부터 시작이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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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석 "인기는 모래성 같은 것..이제부터 시작이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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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한재석은 장동건과 닮았다. 외모를 뜻하는 건 아니다. 낯을 가리는 듯하면서도 친근하게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조심스러움,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선한 웃음이 닮았다. 차가운 인상과는 달리 그는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서글서글한 미소로 대답했다.

한재석을 만난 것은 다음달 16일 개봉하는 장진 감독의 영화 '퀴즈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3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16년차 배우라는 것을 잊게 만들 만큼 신인배우 같은 겸손함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설레면서도 겁이 납니다. 관객 여러분들이 저를 어떻게 보실까 궁금해요. 영화배우로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욕심에 그르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죠. 열심히 해서 영화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이 영화를 찍으며 배우로서 욕심이 많이 생겼고 앞으로 많은 것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한재석이 인터뷰 도중 가장 자주 꺼낸 단어는 '도전'과 '욕심'이었다. 영화 '퀴즈왕'은 배우로서 그의 욕심과 도전이 절제와 결합된 결과물이다. 133억원이 걸린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만 알게 된 15인의 사람들이 벌이는 해프닝, 그 속에서 그는 김수로와 함께 해결사 콤비로 등장한다.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제가 맡은 특정 캐릭터가 좋다기보다는 그간 제가 안 해 본 분야라서 좋았습니다. 제가 폼 잡는 캐릭터도 아니고 폼을 잡을 때마다 눌러주는 캐릭터가 있어서 좋았어요. 무엇보다 장진 감독과 한번쯤 같이 해보고 싶었어요. 감독님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믿음이 많이 갔고 든든했죠."


16년차 배우 한재석이 영화로 복귀한 건 14년 만이다.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올랐던 그는 여세를 몰아 곧바로 두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연이은 실패로 한동안 드라마에 전념했다.


한재석 "인기는 모래성 같은 것..이제부터 시작이다"(인터뷰)



"14년 전 영화를 찍었을 때 스크린으로 본 제 자신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웠어요. 저것밖에 안 되나 싶었죠. 데뷔작인 드라마 '재즈' 같은 경우는 방송을 볼 시간이 없어서 못 봤는데 영화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영화는 좀 더 성숙한 후에
해야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미루게 됐죠."


1995년 드라마 '재즈'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데뷔한 뒤 그는 이듬해 두 편의 영화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가지 이유'와 '언픽스'를 연달아 찍으며 화려한 스크린 신고식을 마쳤다. 특히 '언픽스'는 한국과 홍콩이 공동 제작한 영화로 홍콩 스타 오천련과 유청운 등이 함께 주연을 맡아 큰 화제를 모았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에 올라가니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신인 때는 시키니까 멋모르고 그 자리에 가서 연기했죠. 그러다 보니 진정성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외형적으로만 커졌던 것 같아요. 차근차근 내적으로 뭔가를 쌓아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냥 모래성 같은 기분이 들었죠."


드라마 '모델' '내 마음을 뺏어봐' 등이 연달아 크게 성공하면서 그는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불만은 점점 커져갔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연기자로서 사춘기를 겪었던 그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잠시 연예계를 떠나면서 긴 공백을 갖기도 했다. 이후 그는 '태양의 여자' '거상 김만덕'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30대 이후 영화로 돌아가겠다'는 당초의 목표를 이뤄냈다.


한재석은 올해로 서른여덟이다. 아직 미혼인 그는 자연스레 결혼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지만 별로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또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서"라는 것이 이유다. 한재석은 "영화를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것에 도전하고 이뤄내고 싶은데 지금은 그 전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이 투명해 보였다.


한재석 "인기는 모래성 같은 것..이제부터 시작이다"(인터뷰)


고경석 기자 kav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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