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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Oct 27. 2022

망태버섯의 신비로운 세상

-눈과 마음으로 먹는 신비로운 버섯 세상


버섯세계 어디까지 보셨나요..?!!



   서기 2022년 10월 27일 오후, 도서관에서 열어본 사진첩 속에 아껴둔(?) 귀한 장면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장의자 하나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이곳은 서울 강남의 구룡산 정상 가까운 장소이다. 구룡산 높이가 해발 306m이므로 대략 300m 지점에 장의자 하나가 놓여있다. 이곳으로 오려면 대모산(293m) 기슭에서부터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게 되고 다시 능선을 따라 걷게 된다. 그리고 구룡산 정상에서 우리가 사는 집을 내려다 보고 잠시 몸을 푼 다음 하산을 하게 된다.



자료사진은 구룡상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의 전경이다. 사진 속에 까만 점들은 잠자리들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이며 이날은 8월 3일이었으므로 곧 가을이 될 시기이다. 



구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사람들이 사는 세상.. 사람들은 이곳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고 시시덕 거리거나 행복해한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과 박테리아가 사는 세.. 두 종(種)은 물론 세상의 생명들은 공존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잘 띄지 않거나 확인이 안 되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날은 습관에 따라 오전 05시 30분경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대모산 기슭에서 기분 좋은 풍경들을 만나게 됐다. 파릇한 이끼들 틈에서 얼굴을 내민 녀석이 눈을 맞춘다.



사람들이 식용버섯을 좋아하지만 나는 뷰파인더에 비친 아름다운 세상을 더 좋아한다. 눈으로 먹거나 마음으로 먹으며 행복해하는 것이다.



이곳에 사는 버섯들은 사람들이 주로 기피하는 독버섯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운수대통(?)하면 느타리버섯이나 참나무 버섯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서울 근교의 산에서 나는 버섯들은 안 먹는 게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주로 발아래 숲 속에서 살고 있는 버섯에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는다. 



그게 먹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 아니 먹는 것이라면 씨를 말린다. 그래서 포스트에 곧 등장하는 귀한 볼거리의 위치는 생략한다. 그저 눈요기하시라고 귀한 시간 공들여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발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세상.. 눈과 마음으로 먹는 신비로운 버섯 세상..!



허니와 함께 늘 다니던 오솔길은 아침마다 운동 겸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이날 대모산 기슭에서 구룡산 방향으로 이동할 당시만 해도 눈에 띄지 않았던 풍경이 운 좋게도 카메라에 담겼다.



녀석의 이름은 망태버섯(학명: Dictyophora indusiata (Vent.))..!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버섯은 하산길에 만난 녀석이다.



대모산이나 한 몸(?)인 구룡산은 나지막 하지만 매우 아름다운 곳이며, 둘레 길 거지 생겼다. 본래의 길에서 가짓길이 생겨 좋은 것 같지만 둘레길은 이곳에 살고 있는 다람쥐나 청설모 등이 별로 반기지 않는다. 참나무들도 많아서 동네 할머니들이 도토리 줍기에 바쁘다. 뭐가 그렇게 먹고 싶은지 작은 생명들의 먹러리까지 챙겨가는 것. 암튼 이날 운수 대통한 날이자 행운의 날이었다.



망태버섯의 신비로운 세상

-눈과 마음으로 먹는 신비로운 버섯 세상



그저 말로만 듣고 그림으로만 봤던 망태버섯이 나의 뷰파인더를 깜짝 놀라게 했다.



허산길이었으며 오전 7시 47분경이었다.



녀석들은 겁도 없이 사람 사는 세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최초로 만난 망태버섯 주변을 살펴보니 오솔길과 야트막한 숲 속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당시 나의 기분은 말 그대로 심쿵..!!



사람들이 로또에 당첨되면 이런 기분이 들까..



세상에 얼굴을 처음 내민 아름다운 녀석들..



신께서는 미물이든 대물(?)이든 사랑하셔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부여한다.



한 녀석이 인사를 하듯 납작 엎드린 주변에는 망태버섯이 벗어놓은 망태가 말라가고 있었다.



요리 보고 조리보고.. 요리조리 보고 또 보고.. 심쿵 심쿵(속으로 히힛)



정말 신비로운 세상이다. 색깔과 모양이 매우 특이한 녀석..



어느 날 대한민구 촌놈이..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송이버섯만 말던 내게 사건을 일으킨 건 따르뚜포(송로버섯, Tuber magnatum_tartufo)이었다. 두 종(tartufo bianco, Tartufo Nero)의 따르뚜포 가운데 따르뚜포 비앙꼬의 가격은 금값이 아니라 다이아몬드 가격에 비교된다.



따르뚜포가 자라는 곳은 땅 속이며 떡갈나무 숲 속 대략 30cm 깊이에서 살아가고 있다. 땅속에서 자라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후각이 발달한 개를 이용하여 찾아내는 것이다. 개가 위치를 알아차리면 주인이 챙기는 것. 재주는 개가 하고 먹잇감은 주인이 챙기는 격이랄까..



따르뚜포의 종균은 대략 5~30cm 깊이에서 자라며 어떤 것들은 1m 가까운 깊은 곳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이렇게 살아가던 녀석들이 어느 날 개로부터 사냥(?)을 당하면 주인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름없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생김새는 돌멩이처럼 생겼는데 녀석의 향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며 다이아몬드 가격이라 매우 가늘게 먼지처럼 갈아서 사용한다.



올해 우리나라 송이 가격(양양)이 1kg에 130만 원을 호가한다고 난리법석이었다.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눈요깃감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이탈리아산 따르뚜포 가격은 1kg당 1억 5천만 원을 호가한다는 것.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이탈리아산 따르뚜포(송로버섯)..



이탈리아산 따르투포가 비싼 이유는 향기 때문이다. 첩첩산중의 청정한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오염되지 않은 토양의 향기랄까.. 미식가들이 녀석을 찾는 이유 중에는 최음제 역할에 대한 소문도 한몫 거들었다. 암튼 사람들의 입맛은 천 차 별 만차 별.. 



사진이 취미인 이탈리아 요리사에게 입맛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머지않아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망태버섯은 요리 접시의 장식(decorazione)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입으로만 먹는 요리가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즐기는 요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만난 망태버섯들이 어느 날 홀연히 등장했다가 다시 사라졌다. 위 자료사진은 이른 아침 산에 오를 때 만나지 못한 풍경이 하산 중에 발견된 것이다. 내게는 이탈리아산 따르뚜포 보다 더 귀한 아름다운 녀석들..



사람 사는 세상과 버섯들이 사는 세상 그리고 서로 다른 모습들..



입으로 먹는 음식과 눈으로 마음으로 먹는 눈요기..



신께서 허락한 베일에 가린 신비로운 세상.. 



망태버섯은 노랗고 하얀 두 종류가 있으며 "책상다리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에서는 요리로 사용된다고도 한다. 포스트를 작성하는 동안 구글 이미지를 뒤져보니 대모산 자락에서 내가 만난 이미지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이런 자랑질.. 히히)



세상에는 수많은 버섯 종류가 사람들의 성격차 이상으로 존재한다. 버섯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유기물을 흡수 분해하며 살아간다. 참 착한 녀석들이다. 바섯종류는 세계적으로 대략 15,000 여종으로 알려졌다. 또 버섯의 생태학적 서식지에 따라 죽은 유기물에서 자라는 사물 기생 버섯과 살아있는 식물과 공생하는 활물 공생 버섯으로 나뉜다. 



지난주에는 춘천 애막골 새벽시장에서 활물 공생 버섯인 영지버섯을 만났다. 그리고 취재를 하는 동안 자연산 버섯채취인이 내게 영지버섯 한 개를 선물로 건넸다. 망태버섯을 통해 우리에게 유익한 버섯은 먹는 게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안 것만 해도 땡잡은 날이 아닐까.. 내겐 따르뚜포 보나 귀하고 값진 풍경이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졌다. 안녕히 잘 가시게나..!



Il mondo dei funghi mangia con gli occhi e con il cuore
il 27 Ottobre 2022, Biblioteca Municipale di Chuncheon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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