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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Sep 20. 2022

버섯 시즌

마트에 있다는 거 아님


버섯을 좋아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좋아하는 것 같다. 있을 땐 몰랐는데 못 먹으니까 엄청 먹고 싶다. 칼로리 걱정 없고 쫄깃쫄깃한 식감에 향긋한 버섯들. 종류별로 다 때려 넣고 끓은 버섯전골이나 버섯 탕수, 버섯전, 버섯볶음… 아 배고파.


프랑스에 봄에 와서 한동안 과일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미처 몰랐는데 프랑스 마트에는 버섯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보통 양송이버섯 한 종류가 끝. 좀 큰 까르푸에 가니 하얀 양송이와 갈색 양송이버섯 이렇게 두 가지가 있길래 한 팩 집어 들고 왔는데 혹시 내가 사는 동네가 후져서 그런 건가 싶어 동료들한테 물어보니 프랑스에서 버섯은 숲에 가서 따먹는다는 게 아닌가!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이렇게 한 달간 버섯 채집 기간이라 동료들은 주말에 보통 가족끼리 근처 숲에 버섯을 따러 간다고 하는데 우리는 뭐가 먹을 수 있는 버섯인지 모르니 위험을 무릅쓰고 버섯 채집하러 갈 생각은 전혀 없고.. 이번 주말에는 좀 큰 파머스 마켓에 가보기로 했다.



그러던 차에 남편이 마당에 버섯이 자랐다는 게 아닌가. 여름에는 엄청 건조했는데 우리가 사는 론 알프스 지역은 겨울에 습하다고 하더니 역시나 9월이 되자마자 비가 엄청 왔고 마당이 촉촉하게 살아났고, 그 덕분인지 버섯이 자랐다.



이거 먹을 수 있는 건가
하얀 돌 같지만 버섯


멀리서 보면 돌 같은데 가까이 가서 보니 버섯!!! 손으로 톡 따니까 바로 똑 따졌다. 양송이버섯같이 생겼는데 이거 볶아 먹어도 되는 걸까..? 버섯 사진을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보여줬더니 독버섯이면 어쩌냐고 다들 걱정하길래 따오지는 않고 다시 마당에 놔둠. 내일 회사 가서 동료들에게 물어봐야겠다. 먹는 버섯이랑 아닌 버섯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아니 이렇게 마당에 버섯이 그냥 자란다니.. 뭔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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