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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golden age Sep 08. 2023

즐거운 분재생활

<석화회> 철사걸이

09082023


분재원에 도착해서 나의 포도나무부터 만나본다.

포도가 예쁘게 잘 달려있다.

가지 하나가 좀 쳐져서 다음번에 철사걸이를 해서

모양을 잡아 줄 생각이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포도…



7월 7일의 포도나무 모습

연두연두했다

샤인머스켓도 분재로 키워볼까 ㅋ


오늘은 지난주 나의 나무가 된 <석화회>에

철사걸이를 한다.

Before & After 모습이다.

아직 모양 잡는 건 완성하지 못하였으나

철사걸이까지만 해도 제법 나무 모양이 나온 듯하다.



보통 분재’에 대한 반응은 너무 불쌍하다..

철사를 왜 걸어서 강제로 모양을 만드나,

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야지, 인간이 잔인하다.. 등등


나도 처음에 분재를 소개받았을 때에

그런 점 때문에 멈칫했다.

그러나 분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생각은 거의 없어졌다.

철사걸이는 나무의 인생 중 일부 기간에만 하는 거고

나무의 한평생 내내 철사를 감아두지는 않는다.


나무를 산속에 심으면 아주아주 큰 나무가 되는 거고

작은 화분에 심으면 화분 사이즈에 맞게,

고만큼만 자라는 거. 너무 신기하다…

가지와 잎정리 뿌리크기를 조절하여

나무의 사이즈를 줄이고 키우고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


철사를 사용해서 예쁘게 모양을 잡아주는 과정으로

나무가 고통을 느낀다면… 미안하긴 하다.

굳이 합리화를 하자면

인간도 고통을 감내하며 미모를 가꾸지 않나,

비슷한 거 같다.

식욕을 억제하며 체중관리하고

고통을 참아내며 운동을 하고

각종 성형수술과 피부미용에 공을 들이고

힘들지만 미용실에 가서 몇 시간씩 앉아있듯이

분재도 예뻐지기 위해서 조금 불편한 과정을

거치는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이 나무를 사랑하며 가꿔준다.

잎정리 가지정리를 해주고,

꽃과 열매를 풍성히 맺을 수 있도록

비료와 영양제도 주고 소독도 해주며

외부로부터 해를 입는 거를 예방해 준다.


내품으로 온 나무들.  지금부터 기껏해야

내 품 안에서 30년 정도 보낼 거 같다.

일본은 분재를 대를 이어서 물려준다고 한다.

밑동이 굵고 모양이 멋진 100년 넘은 분재들의 경우, 대를 이어서 내려온 것 들이다.

대대로 사랑을 쏟아주니,

그 나무는 또 다른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지난주 들인 <석화회>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보통 원산지라고 하면 한국, 중국, 일본까지

넓게 퍼져있어서 딱 한 지역을 명시하기가 애매한데

이 석화회의 원산지는 “일본”이다.

원시시대에 살아남은 나무라고 한다. 뭔가 신비롭다…


석화회의 특징은 산속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물을 좋아해서 뿌리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도 습기도 있어야 한다.

건조하면 잎이 견디지를 못한다.

그래서 관리할 때에 오가며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줘야 하고, 뿌리에도 물을 듬뿍 줘야 한다.

간혹 호스를 이용해서 물을 주다 보면

앞쪽으로만 물이 들어가서 나무 뒷면이

노랗게 말라죽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


송백류, 특히 편백도 건조에 취약하다.

동백꽃도 공중의 습도가 중요하다.


철사걸이를 하기 위하여 도구가 필요한데

철사 자르는 것과 철사를 구부리는 데 사용하는 거다.

분재는 일본에서 탄생하였기에,

그들이 정해둔 룰이 있고

도구의 이름도 일본명이 있다.

나의 분재쌤은 일본의 분재원에서 사수받으셔서

일본의 정통분재 방식대로 가르쳐주신다

도구도 일본의 분재원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구매해서 사용한다.

심지어 철사도, 다양한 흙도, 비료도 다 수입을 한다.

우리나라 제품으로 다 갖출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철사걸이에도 공식이 몇 가지 있다.

꼭 지켜가며 철사 작업을 한다.


1. 가지의 아래에서 위로 감아 올라가고

2. 한 가지에 철사가 나란히 3번 지나가는 거 까진 OK

3. 철사가 X자로 교차하는 건 금지



초집중해서 하다 보니 너무 더워서

앞치마도 벗고 머리도 묶었다.

매번 실장님께서 사진을 찍어주신다.

사진으로 남는 것도 소소한 재미이다.




석화회는 잎을 잘라서 심어두면

그대로 나무로 자란다고 하셨다.

쌤의 블로그를 보니

아가들을 합식한 것도 맘에 든다

내 나무에서 새끼 쳐서

합식화분 하나 만들어 보아야겠다.

쌤 블로그에서 가져온 사진이다.

심은지 4년 되었다고.


이렇게 작은 화분들도 귀엽다.

잘라서 꼽아두면

또 나무 한그루로 자라게 된다.




나오면서 보니 나의 <노아시>도 잘 자라고 있다.

풍성하게 달린 감, 조금 있으면 감색깔이 되겠지.

기대된다.

열매가 달리도록 수정시키는 작업을 열심히 한 게

얼마 전인 거 같은데 분재를 하면

계절을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




나는 남편이 배를 좋아해서

배나무를 한그루 키우고 있다.

다들 사과나무 한 그루씩 가지고 있던데

주렁주렁 달린 사과나무를 보니

사과나무도 갖고 싶네…



-즐거운 분재생활-


2023년 9월 15일


지난주에 철사걸이 완성이

끝이 아니었다.

가지 끝을 자르며

모양을 잡아주었다.

비료도 주고 마무리




가장 위를 중심으로

삼각형으로 다듬으며

모양을 잡았더니

훨씬 예쁘다


브로콜리처럼 몽글몽글하게

새로 나오는 잎들은 그냥 두고 키워서

가지마다 속이 꽉 차도록

풍성하게 만드는 게 목표


속이 꽉 차게 잘 자란 편백들의 좋은 예





6월에 가지 자르기를 하고

잘린 가지들을 바로 심으면

예쁘게 숲 모양으로 키울 수 있다.


심은지 3달


(왼쪽) 2-3년    (오른쪽) 5-6년


다음번에는

이렇게 합식을 해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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