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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Nov 25. 2022

11월 25일 탄생화 개옻나무 / 옻나무 전설과 꽃말

오늘의 탄생화 

11월 25일 탄생화 개옻나무


옻나무에 대한 추억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옻과 옴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의 일이었다. 방학을 맞아 산골에 사는 큰언니네 집에 놀려갔다가 옻나무 옆을 스치기만 했는데 옻이 오른 것이다. 오른쪽 팔목이 벌겋게 부어오르게 간지러웠다.


산골이라 변변한 약이 없었던 때라 큰언니가 생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다 연기를 피워 옻이 오른 곳을 쐬라고 했다. 어둑 컴컴한 부엌 가득 매캐한 버드나무 연기 때문에 연신 재채기와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고통스러운 기억은 공포 그 자체였었다.


그때 옻이 어떻게 치유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후 나는 옻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할 만큼 꺼려했다.


선천적으로 허약했던 나는 잔병치레를 많이 했다. 특히 봄과 가을이면 비염으로 휴지를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런 내게 누군가가 옻닭을 한번 먹어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중학교 때 옻 때문에 고생하던 생각이 나 펄쩍 뛰었다. 옻닭을 몇 번 먹으면 내 체질이 변해 건강해질 것 같다는 권유를 계속 받다 보니 옻에 대한 경계심은 조금 누그러졌다. 그가 들기름을 한 스푼 먹거나 옻 타지 약을 미리 먹으면 옻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어느 날 큰맘 먹고 옻닭을 먹게 되었다. 옻닭을 먹자 신기하게도 온몸이 따뜻해졌다. 온천에 갔을 때처럼 손바닥과 발바닥이 따뜻해졌다. 물론 옻도 타지 않았다. 그렇게 옻과 친숙해졌고 지금은 꺼려하지 않는다.


옻이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지금도 가끔 몸이 허한 것 같으면 옻닭을 먹는다. 


그런데 옻나무가 아니고 개옻나무도 있다. 옻나무와 개옻나무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옻나무와 개옻나무 비교

옻나무는 작은 잎은 크고, 열매 표면에 털이 없고 매끈하며 윤기가 난다.

사진 : 약초도감


개옻나무는 깃꼴 겹잎의 작은 잎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2~3개의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붉고 열매 표면에 털이 많다.

사진 : 약초도감

개옻나무[ East Asian sumac , 毛漆樹 ]


개옻나무는 옻나무과의 낙엽성 소교목으로 학명은 Rhus trichocarpa Miq., Toxicodendron trichocarpum (Miq.) Kuntze이다. 옻나무는 세계적으로 약 150여 종이 있는데, 이중 우리나라에는 5종이 서식하는데 참옻과 개옻이 대표적이다.


개옻나무는 옻나무처럼 상처를 내면 유액이 흘러 금방 산화하여 검게 변한다. 겉껍질은 적갈색이며, 피목(皮目)이 두드러진다. 윗부분에서 가지를 뻗으며, 우거지지 않는다.

사진 : 약초도감

개옻나무 잎은 서로 어긋나며(互生), 홀수 깃모양 겹잎(奇數羽狀複葉)으로 작은 잎(小葉)이 11-17개로 가운데 잎이 가장 크다. 약간 적색을 띠는 엽축(葉軸)에 털이 밀생 하고, 양면에 털이 있으며, 특히 뒷면 맥 위에 백색 털이 많다.

사진 : 한국식물생태보감 1

꽃은 5~6월에 줄기 끝의 잎겨드랑이(葉腋)에서 황록색으로 피며, 고깔 꽃차례(圓錐花序)다. 꽃차례에 갈색 털이 빽빽이 나 있고 암수딴그루(雌雄異株)다.


열매는 8~9월에 황색으로 익으며, 약간 편평한 구형(求型)으로 껍질에 갈색 억센 털(剛毛)이 있고, 익으면 쉽게 파열되고 백색 씨가 드러난다.

사진 : 약초도감

'개옻나무'는 옻나무 종류로 별로 쓸모가 없다는 뜻에서 '개'자가 더해진 것으로 옻나무란 명칭은 15세기부터 기록된 순우리말로 옻이 오르다라고 할 때 어간 오(옫, 옺, 옻)와 나무의 합성어이다.


개옻나무는 동북아는 물론 히말라야 지역에 서식하는데 우리나라가 중심지이다. 개옻나무는 햇빛이 비치는 곳이라면 습한 계곡은 물론 건조한 산등성이에서도 잘 사는데 간벌이나 벌채를 할수록 개옻나무는 더 잘 살기 때문에 농촌 근처 숲 속에 흔하게 볼 수 있다.


사진 : 한국식물생태보감 1

개옻나무 열매는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로 오랫동안 열매를 매달려 있어 겨울철 산새들의 유용한 식량이 된다.

사진 : 한국식물생태보감 1

그러나 개옻나무는 옻나무보다는 덜하지만, 우루시올(urushiol) 물질의 알레르기 현상으로 옻을 타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속명 루수(Rhus)는 그리스(Gresia)의 옛 이름(Rhous)에서 유래한다. 개옻나무의 속명 톡시코덴드론(Toxicodendron)은 독성이 있는 나무란 뜻이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개옻나무 [East Asian sumac, ヤマウルシ, 毛漆樹] (한국식물생태보감 1, 2013. 12. 30., 김종원)

사진 : 약초도감

개옻나무의 효능


옻나무와 같이 건칠(乾漆, 마른 옷)이라고 해서 한방 약재로도 사용한다. 약간의 독성이 있어 사람에 따라 스치기만 해도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습진을 악화시켜 옻 타는 사람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한방 약재로 사용할 때는 '개옻나무'의 줄기 껍질을 수시로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쓰는데 위장병, 신장 결석, 간질환, 골수염, 관절염, 생리가 불규칙한 데 닭과 함께 고아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 약초도감

옻나무 전설


충청북도 제천시 송학면 시곡리 옻마루는 마을이 생기기 전에는 옻나무가 많은 산골이었다.


어느 날 속병이 있던 선비가 전국의 강산을 유람하며 좋은 약재를 구해 다니다 시곡리에 이르렀을 때 그는 긴 여행으로 몸도 속도 매우 불편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졸졸졸 물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보았다. 옻나무로 빽빽한 숲 속 바위 밑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는 울창한 옻나무 사이를 헤치고 샘물 가까이 다가가 샘물을 실컷 마셨다. 샘물은 달고 시원하여 답답한 속을 말끔히 씻어 낸 것처럼 그는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렇게 물을 마신 선비는 그 자리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산신령처럼 머리와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사진 : 한국식물생태보감 1

“네가 내물을 마셨으니 병이 나을 것이다.”


그는 잠에서 깨어 신기한 꿈을 생각하고 잠에서 깨어 다시 한번 샘물을 맘껏 마신 다음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동안 그를 그렇게도 괴롭혔던 속병이 신기하게도 씻은 듯이 나았다.


그는 옻나무 숲에서 마신 샘물 이야기를 했고,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중 속이 안 좋은 사람 몇몇이 그가 말한 샘물을 찾아가 물을 마셨더니 그 사람들도 속병이 깨끗이 나았다.


이 소문이 퍼지고 퍼져 수많은 사람들이 그 샘물을 마시고 속병을 고치게 되었고, 그 샘물을 ‘약물내기’라고 불렀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샘물을 찾게 되자 근처에 집을 짓고 샘물을 마시러 온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이 생겨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생겨난 마을 이름을 약물내기 약수터 근처에 옻나무가 많다는 의미로 ‘옻마루’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진 : 한국식물생태보감 1

개옻나무 꽃의 꽃말은 '현명'이다.



사진 : 한국식물생태보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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