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Jan 15. 2016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15.금. 숲속의 요정)

숲속의 요정, 버섯 이야기 / 2015년 내가 만난 버섯들..

                                                                              

숲속의 요정(Forest fairy)...                                     

 

중부 지방산림청(공주)...

야생화단지내... 

소나무와 참나무 아래... 

피어나는 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버섯은 땅속으로 균사끼리 보이지않게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답니다...


나란히... 

나란히... 

윗집... 

아랫집... 
버섯을 "숲속의 요정"이라고 하지요... 

신기합니다...


"버섯"...
숲속의 요정(forest fairy)이라고 하지요...
버섯이 하는 역할은 사람이 상상하는 이상의 위대한 일을 한답니다...
그래서 신비한 요정인가요?...


땅속에서 곰팡이 균사체의 물과 영양분 흡수효율은 뿌리의 100배...
공생의 대가로 식물은 광합성 산물을 곰팡이 균사체와 분배...
식물의 90% 이상은 뿌리와 곰팡이 사이에 끈끈한 유대를 이룬답니다...

 

식물의 뿌리와 균류의 땅속 유대가 가끔은 땅위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치 요정이 내려와 춤을 추려는 모습으로...


이제...
우리는 숲을 개개의 나무와 풀들이 그저 함께 모여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숲이란 우리 눈에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땅 속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긴밀히 조절되는 거대한 생명체의 모습인 것입니다...

 

간혹...
굶주린 민달팽이의 맛스런 먹이가 되기도 하지요...

독우산광대버섯...

                                                                                                                                                                                                                      2012. 7. 16...

                                              

아랫마당...
사과나무 주변 두엄에...
하얀 버섯이 피어났네요...
우산모양으로...
크기는 어른손바닥 반크기...


아래서 위를 보니...
늘씬한 아가씨 다리와 치마속같기도...
'마르린 몬로'가 연상됩니다...

                                                                                                                                                                                                                   2014. 7. 30...       


버섯의 생활사...

일찍이 분해자로서 숲에 자리 잡은 균류이기는 하지만 숲이 형성되는 오랜 기간 동안 

이들은 다양한 형태로 실력을 행사해왔다.

흙속이나 생물체에서 번식하는 균사는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물질들을 내보낸다. 
숲이 무지막지한 곰팡이들에 의해 무너지지 않고 건재한 것은 또한 곰팡이 스스로에 의한 기작이다. 
균사들이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독특한 물질들을 방출하는 것은 숲을 건재하도록 해주는 주요한 기작인지도 모른다. 
푸른곰팡이에서 추출된 페니실린과 같은 강력한 항생제는 얼마나 많은 목숨을 세균으로부터 지켜주었던가.

일부 균류가 엽록소를 가진 조류와 공생하여 지의류가 되었듯이 일부는 엽록소를 가진 식물과 공생한다. 
이를 ‘균근’이라 한다. 균류는 식물에게서 양분을 얻고 식물은 균사를 통해 더 많은 양분을 흡수한다. 
지구상의 90퍼센트 이상의 식물들이 뿌리에 버섯 균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관계는 상당히 고무적인 공생 관계인 모양이다.

숲에서 자라는 나무들에게 균류와의 결합은 중요한 사안일 수 있다. 
숲의 유기물은 분해되어 양분이 되지만 숲의 작용이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생물 잔해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유기산이나 부식산과 같은 각종 산성 물질이 방출된다. 
이 물질들은 숲의 토양을 산성으로 만든다. 

그런데 산성토양에서 균류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세균이나 박테리아는 활동이 어렵다. 
문제는 유기물 중의 단백질이 최종적으로 분해되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가 되는 데는 

세균의 활동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숲은 유기물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세균의 활동이 미약해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질소 자원이 부족한 곳이 된다.

다행히 균류의 균사는 덜 분해된 질소를 흡수할 수 있다. 
식물의 뿌리에 공생하는 균류들은 이런 미분해 상태의 질소를 흡수해서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준다. 

참으로 기막힌 관계이다.

때로 균사는 뿌리의 단단한 외투가 되어 가뭄이나 병원균으로부터 뿌리를 보호하기도 하고 

물질을 분비해 다른 유해한 균의 침입을 막아준다. 
무엇보다 방대한 표면적을 가지는 균사는 숲의 토양 구석구석을 누비며 

인산과 같은 절대적인 양분들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숲의 환경이 혹독하고 나무가 어릴수록 버섯과의 공생은 더욱 효과적이다. 

참나무의 뿌리가 균사에 하얗게 포위되어 두툼해진 모습은 식물세계에서 보편적인 것이다. 
여름 숲에 우후죽순으로 피어나는 온갖 버섯들은 대부분 수목들과 공생하는 균들의 번식체이다. 

소나무 숲에서만 볼 수 있는 송이버섯 역시 소나무와 송이버섯균의 멋진 합작품이다. 
이 둘간의 협약내용은 워낙 극비여서 아직 영악한 사람이라도 송이버섯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세송이버섯은 인간의 미완성 작품일 뿐이다.

                                                                             차윤정님의 「숲의 생활사」중에서...  

3. 31...

콩버섯...

고사한 소나무에 자생...

 

7. 25...

말징버섯...

 

8. 6...

한여름...

갸녀린 하얀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둥그런 갓의...

촘촘한 결은 어떤 느낌일까요...


8월 더운 여름에 피어나는...

여우꽃각시버섯...

 

8. 6...

매년 같은 자리에서...

황갈색머리말뚝버섯이 피어납니다...

 

끝에는 초코렛을 묻힌 듯...

꽃향기가 난다고 합니다...

먹으면 안되지요...

 

7. 14...

나무 그루터기 주변...

세곳...

작은 영지버섯이 자실체를 들어냅니다...

자실체는 버섯의 꽃...

 

8. 17...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산책로...

묶은 가랑잎을 뚫고...

영지버섯이 올라옵니다...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빛을 향해 천천히 천천히...

쉬지않고 일어서 세상구경을 하고 있군요...

'진정한 숲속의 요정'...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미래는 위대하리...


8. 17...

또 다른 영지버섯류...


8. 26...

버섯은...

썩어가는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과...

낙엽, 퇴비, 땅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구분...

이녀석들은 썩은 낙엽에서 자라고 있군요...

'쪼로록~ 나란히~'

 

애기버섯류인...

굽은애기무리버섯...

무리지은 모습이...

정겹습니다...

 

8. 26...

독우산광대버섯...

갓이 피어나고 있군요...

맹독성...

저 갸냘픈 모습에...

독을 함유하고 있다니...

그래서 더욱 매력이 돋보이는 듯...


그래도...

저 위 갓속에...

귀 기울이면...

숲속 요정이야기를 들려줄 듯합니다...


8. 27...

하루사이에 갓이 펴진...

독우산광대버섯...


갓아래 턱받이가 떨어져...

주위 잎사귀에 묻어 있습니다...


8. 28...

또 다른 독우산광대버섯...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지력이 대단합니다...


8. 27...

제주쓴맛그물버섯...

튼실해 보입니다...


8. 28...

제주쓴맛그물버섯...

하루사이에...

갓과 대의 크기가...

많이 컸습니다...

대 아래도...

포자가 많이 묻어있고...


제주쓴맛그물버섯...

대를 칼로 쪼개어 보니...

속이 차있어...

새송이버섯 육질같기도...

식용이 아니라고 합니다...


9. 1...

매일 아침...

산책겸...

환경미화 시간...

1시간여...

무념무상으로...

평소와 같이 한바퀴 돌아내려오는데...

계곡 철다리 아래...

하얗게 무엇이 보이더군요...

'흰우단버섯'...

식용으로 대가 닭다리처럼 생겼다고...

'닥다리버섯'이라고도 한답니다...


순백의 버섯군락...

커다란 것은 어른 손바닥 2배크기...

탄성이 절로 나오고...

직감으로 식용버섯임을 알겠더군요...


계곡물이 내려오는...

좁은 골짜기...

북서향으로 층층이...


9. 2...

큰비단그물버섯...

버섯은 생산자가 아니고...

분해자...

초록별 지구에서 생산자는 식물밖에 없다지요...

식물에게 당연히 감사한 마음이지만...

분해자없는 지구를 생각하면 끔직합니다...

그 많은 사체(쓰레기)를 어찌할까요?...


9월 가을 초입에...

큰비단그물버섯...

밑에서 올려보는 모습은...

더 신비롭고 정겨워 보입니다...

오른쪽에 기대어 피어난 버섯...

귀엽군요...

왼쪽 먼저 피어난 버섯이...

늦게 피어난 버섯을 위해...

대를 굽어 배려한 듯하고...

어둠이 내려서 빛을 빛추니...

더욱 신비감이 연출되고...


9. 3...

버섯은 균사나 포자로 번식하기 때문에...

버섯이 난 자리에 또 버섯이 나올 확률이 많다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균사가...

땅속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답니다...


밀애기버섯(밀버섯)...


9. 3...

또 다른 말징버섯...


9. 3...

청머루무당버섯...

다 자란 버섯은 미소생물들의 만잔장이랍니다...

달팽이, 나방 등...

특히 나방류는 버섯갓 아래 주름속에 알을 낳는다고...

 

9. 3...

목이버섯...

나무에 달린 귀같군요...

 

9. 10...

어린아이 손바닥크기...

갓구은 빵같기도...

 

볏짚버섯같지요...

 

무리지은 모습이...

저들만의 은밀한 이야기가 있을 듯하고...

 

이녀석은 갓을 뒤집어 커가고 있습니다...

저 아래 주름에서 포자가 만들어진다지요...

 

9. 10...

너털거북버섯(단풍꽃구름버섯)...

 

9. 11...

황토색어리알버섯...

새알같기도 하고...

식용은 불가...

 

9. 16...

먹물버섯...
완전 성숙되면 먹물처럼 흘러내리지요...


9. 14...

산행하며...
지나쳤다가...
아쉬움이 남아...

다음날...
그곳을 다시 올라...
사진을 촬영했었지요...


벌목해놓은...
소나무에서 자라서...
소나무잔나비버섯이랍니다...


두툼한 빵같기도 하고...
제법 단단하지요...
식용하지는 않고...

잘 말려...
얇게 썰어 차로 우려내어 마신답니다...
항암과 당뇨에 좋다는군요...


10. 15...

참나무에 두툼하게 올라온...
말굽버섯...
매우 단단하더군요...
가을은 버섯의 계절이라는데...
많이 가물어서 버섯 구경하기 힙듭니다...   


 

어느 고요한 겨울밤이 지났을 때, 나는 자면서 무엇을-어떻게-언제-어디서와 같은 질문을 받고 

무언가 대답하려고 애를 썼지만 허사였다는 인상을 품고 눈을 떴다...

그러나 모든 생물의 보금자리인 대자연이 동트고 있었으며, 

자연은 밝고 만족한 얼굴로 나의 널찍한 창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연의 입술은 아무런 질문을 담고 있지 않았다... 

나는 눈을 뜨고 이미 대답이 나온 질문과 자연과 햇빛을 바라보았다... 


젊은 소나무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땅 위에 깊이 쌓인 눈과, 

내 집이 자리한 언덕 비탈은 '앞으로 나가라!'하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연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으며 우리 인간들이 묻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는다...

자연은 그렇게 하기로 결심한 지 이미 오래다... 


그러고 나서 나는 아침 일에 착수한다...

먼저 도끼와 물통을 들고 물을 찾아 나선다...

이게 꿈이 아니면 그렇다는 말이다...

춥고 눈이 내린 밤 다음 날 물을 찾으려면 물을 찾는 탐지 막대가 필요하다...

미세한 공기의 움직임에도 그처럼 민감하고 모든 빛과 그림자를 되비치던 

호수의 투명하면서 바르르 떠는 수면은,  

겨울이 되면 1피트 내지 1피트 반의 두께로 얼어서 아무리 무거운 마차가 지나가도 끄떡하지 않는다...

게다가 눈이 얼음 두께로 쌓이면 호수와 평지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주변 언던에 사는 마멋들처럼 호수는 눈꺼풀을 내리고 3개월 또는 그 이상을 동면에 들어간다... 


나는 언덕들로 둘러싸인 목초지 안에 서 있는 기분으로 이 눈으로 덮인 평원에 서서 

우선 1피트 두께의 눈을 뚫은 다음 다시 1피트 두께의 얼음을 뚫어 내 발밑에 창문을 만든다...

그러고는 무릎 꿇은 자세로 물을 마시며 물고기들의 조용한 응접실을 들여다본다...

호수속은 마치 반투명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듯한 부드러운 광선이 널리 퍼져 있고,

바닥에는 여름처럼 밝은 모래가 깔려 있다...

파도라고는 영원히 없는 평온함이 지배하는 이곳은 마치 호박색 노을이 진 저녁 하늘 속 같다...

그 평온함은 물속 주민들의 냉정하고 한결같은 기질에 부합하는 것 같다...

천국은 우리의 머리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발밑에도 있는 것이다... 


'도시인들이 인공 지식에 밝다면 그들은 자연 지식에 밝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WALDEN'중 겨울의 호수중에서...  

'사려깊다'는 것은 무엇이며...

'세련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이전 07화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2.21.월. 개와 고양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