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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놀마드 노을 Oct 19. 2023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


-퇴사하고 뭐 할 건데? 하고 싶은 거 있어?



11년 된 직장에 사표를 낸다고 하면 햄버거에 콜라처럼 항상 세트로 나를 따라다니는 단골질문이었다.



-없는데요.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학창 시절에 장래희망을 적어내라고 하면 항상 선생님을 적었다. 

초등학교땐 선생님이 멋져 보였고, 고등학교땐 안정적이고 무난해 보였다. 

정작 나는 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쳐주면서 두 번 말해서 못 알아들으면 꿀밤을 먹일정도의 인내력을 가졌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은 채 말이다.



남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직장이 갖고 싶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게 내가 그린 미래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기란 꽤 쉽지 않았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퇴근을 했다. 

남은 시간도 일하기 위한 체력을 보충하는 데에 썼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내가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었나?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지?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계속 같은 생각이 반복되는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모른채 단지 살고만 있었다. 그래서 정말 힘들고 지칠 때 버틸 원동력과 동기부여요소가 없었다. 


나는 나에게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네가 진짜로 원 하는 게 뭐야?"




그렇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이제야 알게 됐다. 나는 나를 잘 몰랐다. 뭘 해야 할지도 몰랐고 뭘 하고 싶은지도 몰랐으며, 그걸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나에 대한 이해 없이 시작한 일이 오래 갈리 없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다른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무얼 해야 할까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경험해 볼 기회를 줘야 했다. 

잠깐 시도해 보다가 지쳐서 그만두고 다시 이것저것 찾아보고 그만두고를 반복했다. 

답답한 마음에 짧게나마 일기를 쓰고, 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려 노력했다. 

퇴사를 하고 나서는 명상을 시작했고 요가도 배웠다. 

조금씩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이 아닌 나의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깨달았다.


본질적인 것을 무시하고 껍데기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언젠가는 본질을 찾아서 더 기나긴 길을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말 행복한 인생, 성공한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서 열매를 맺고, 그 열매의 맛을 느끼는 삶이라 것을.



정말 행복한 인생,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끊임없이 나와 대화를 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나 스스로와 상의하며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 

후회를 하더라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며 진짜 나의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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