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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Nov 18. 2021

쌍둥이

생(生) 그리고 사(死)

죽기 위해 세상 나들이에 나선 삶은 단연코 없다. 그렇다고 죽음을 지니지 않고 태어나는 생(生) 또한 없고 말고다. 때문에 삶과 죽음은 한 날 한 시 세상에 나온 일란성쌍둥이에 다름 아니다. 애지중지 행여 삶에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냐며 호들갑이면서도 죽음은 애써 못 본 채 하는 차별은 속히 없애어야 할 당위를 지닌다. 아스라이 저만큼에 떨어져 있는 줄 알지만 아니란다. 눈에 뜨일세라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 다만 숨어 지냈을 뿐. 위력을 발휘하는 날, 하늘이 내린 조화를 기막히게 딱 맞출 때까지는 더불어 보듬고 말고다. 100세 장수(長壽)를 구가하는 시대, 다만 삶처럼 '나 여기 있소' 드러나지 않았을 뿐 곁을 떠나 본 적 없는 단짝이잖은가. 불쑥불쑥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어깨 걸고 동행할 도리 밖엔 없다, 인간들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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